2018.01.21. 일 10:18~16:24(이동 시간 06:06, 이동 거리 14.5km, 휴식 32분, 평균 속도 2.5km/h) 맑으나 미세먼지 다소
이번 주는 날씨가 따듯한 가운데 주초에 비가 좀 내렸고 산간 지역엔 눈이 내린 곳도 있었다.
적설량도 많지 않은 데다 풀린 날씨에 대부분 녹았을 테니 눈꽃 산행을 가기가 마땅치 않다.
지난 주말엔 남덕유산의 멋진 상고대(☞ http://blog.daum.net/honbul-/1171)를 봤는데, 일주일 만에 딴 세상이 됐다.
이럴 때를 대비해 남겨뒀던 100명산을 꺼내 드니 마침 황악산 모객이 보여 산행을 신청한다.
옛날엔 학이 많이 살아 황학산(黃鶴山)이라고 했다는데, 언제부턴지 황악산으로 바뀌었다.
황악산(黃岳)의 岳은 보통 험준하고 높다는 뜻으로 암봉이 많은 산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곳 황악산은 돌산이 아닌 흙산이라 흙의 의미인 누렇다(黃)는 음이 들어갔다고 한다.
뜻을 아니 바위에 올라가서 보는 탁 트인 시야는 별로 없을 테고, 숲이 무성해 조망도 별로 없을듯 싶다.
그래도 황악산은 산림청과 블랙야크, 한국의산하가 지정한 100대 명산 반열에 올랐으니 제법 인기가 있는 셈이다.
요즘은 대부분 100명산 탐방 위주로 모객하다 보니 그 외 산은 산행 공지가 별로 없어 가기도 쉽지 않다.
원주 감악산은 치악산 명성에 가려 등산객이 뜸했는데, 작년에 블야 100명산에 편입된 후 등산객이 넘친다고 한다.
산은 100명산 지정 전후로 달라질 게 없는 데, 100명산 선정으로 하루아침에 달라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 건지.....
황악산은 해발 1,111m로 1이 네 개나 겹치는 특이한 산이다.
2016년 3월 국토정보지리원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7,414개 산 중에서 황악산처럼 겹치는 숫자로 된 산을 찾아봤다.
진등산 333m, 연화산 444m, 월이산 555m, 지룡산 666m, 삼불봉 777m, 술이봉 888m에 매봉산은 999m이다.
5백 단위로 끊어지는 산은 명마산 500m, 문필봉 1,000m이며, 북망산 123m, 유감스럽게도 1,234m 높이의 산은 없다.
흔히 1,950m로 알려진 한라산은 사실 1,947.27m이고, 지리산은 1,915.4m이다.
무게 단위인 국제 킬로그램 '원기'를 만든 130년 전보다 최대 100㎍(100만분의 1g)의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새롭게 재정의 된 ㎏ 등 국제단위계가 2019년 5월 20일 ‘세계 측정의 날’을 맞아 본격 발효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100만분의 1의 정확도가 유지되어야 하는 분야도 있겠지만, 산에서는 m 단위의 편차 정도는 별 의미가 없다.
황악산 등산코스
백두대간 접속 구간인 괘방령 표지석
언덕 위에 세워 비탈때문에 사진 찍기엔 너무 가까운 거리다.
처음 약 1km 정도를 올라오면 그때부터 바닥에 나무를 가로지른 계단이 끝없이 펼쳐진다.
계단은 가파른데다 한없이 이어지다 보니 초반부터 지치는 느낌이다.
이 사람들 사진 좀 찍겠다고 잠시 자리 좀 비켜달래니 비키는 척만 한다.
이런 악동, 아니 하이킥을 날리고 싶은 악당은 왜 꼭 그런데만 있는지 모르겠다.
여시굴
여우굴에 여우가 많이 출몰해 여시골산이란 이름까지 붙었다.
운수봉(雲水峰)
언제나 구름이 머물고 골짜기에 물이 흐르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란다.
고도가 높아지자 눈이 점점 많이 보인다.
이 눈은 정상쯤엔 무릎이 빠질 만큼 쌓였다.
산을 오르는 동안 나무숲 사이로 산 마루금은 보이긴 했으나 정상에 거의 다 올라와서야 겨우 능선을 잡을 수 있다.
왼쪽 봉우리 뒤로 올라가야 황악산 정상이다.
눈이 내리고 다져진데 또 내려 제법 두꺼운 층을 만들었다.
버스를 타고 올 때 건너편 눈이 많은 민주지산은 여러 번 이정표가 있었지만, 이곳 황악산의 이정표는 전혀 없었다.
산림청이나 블랙야크, 한국의산하 등 세 군데 100명산에 들었어도 다소 홀대받는 느낌이다.
뭐, 민주지산 만큼 눈이 제법 많다.
황악산 정상 아래쪽 헬기장에서 잠시 식사를 하는 등산객도 보이고...
산행 들머리인 괘방령 표지석이나 황악산 정상 표지석 모두가 큰 바위다.
정상 표지석 바위를 옮기는 데 헬기를 사용했을 테고, 괘방령 표지석은 길 위에 있으니 차량과 기중기를 이용했겠다.
김천시에서 제법 정성을 들여 만든 느낌이 난다.
괘방령에서 약 8.2km 거리로 약 두 시간 걸려 도착했다.
형제봉
형제봉을 지나 신선봉 중간 정도에 백두대간 연결구간인 바람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바람재까지 700m, 건너편 바람재 정상까지 또 700m이다.
능선에서 하산할 때 고도 약 1,000m였는데, 바람재 고도는 810m이다.
백두대간 뛰는 사람들에겐 바람재가 인증 장소 중 하나라니 별 거 아니라도 꽤 의미가 있는 곳이다.
바람재까지 급경사라 좀 전에 내려왔던 길로 올라가지 않고 가야할 방향에서 가장 낮은 능선으로 올라간다.
길은 없어도 겨울이니 숲을 헤치기 쉽다고 생각해 거리도 줄이고 급경사를 오르는 수고도 줄일 셈이다.
방금 내려온 능선으로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내려왔는데, 경사가 심해 바로 올라가지 않고 오른쪽 가장 낮은 능선으로 올라갈 생각이다.
결국, 이 군사도로를 따라 이동하다 오른쪽 오름이 시작되기 전 능선으로 치고 올라간다.
길이 없으니 나뭇가지를 헤치고 올라가기가 예상 보다 쉽지 않았다.
큰 개가 지나간 발자국 같다.
네발 짐승인데 왼발은 앞에 왼발이 밟은 발자국 그대로 찍고 오른발도 앞발 그대로 찍어 꼭 사람이 다닌 발자국 같다.
다만, 발자국 형태만 다를 뿐이다.
황악산 정상 표지석은 제대로 잘 갖췄지만, 나머지 봉우리는 이렇게 이정목으로 대신했다.
정상과 연결된 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이 신선봉을 끝으로 드디어 하산길로 접어든다.
올라올 땐 제법 양지 바른 곳인데다 정상 능선에도 제법 눈이 있어도 아이젠 없이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정상을 지나면서부터 아이젠을 착용했고, 하산길은 제법 미끄러워 사람들인 설설기며 내려간다.
정체 구간을 만나면 아무 숲이나 헤치며 그들을 간단하게 제치며 하산을 감행하기도 했다.
트랭글 지도엔 망월봉으로 표시되어 있다.
직지사 부도
직지사 경내의 반송
직지사 대웅전
시간이 많이 남아 직지사에서 약 50여분의 시간을 보내고 상가에서 식사를 하고 버스에 오르니 16:40이다.
아침에 16:40까지 버스에 오르라고 했는데, 알뜰하게 시간을 맞췄으나 한 사람이 늦어 꼭 17:00에 귀로에 오를 수 있었다.
거의 전망이 없어 앞만 쳐다보고 오로지 걷기만 한 황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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