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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설악산 달마봉이 비탐지역이라구?

by 즐풍 2019. 6. 27.

백호를 닮은 달마봉 전경








2017.11.12.일 10:11~15:219(이동거리 11.81km, 이동시간 05:10,  휴식시간 00:41, 평균속도 2.6km/h)  맑음 



설악산은 내게 드넓은 세상과 같다.

누구 말을 변형해 "설악산은 넓고 갈곳 또한 무궁무진하다"라고 말하기 딱 좋다.

지금껏 설악산 탐방은 겨우 손가락 꼽을 정도 밖에 안 되는 짧은 경력에 대부분은 뻔한 공룡능선이다. 

시간 부담없이 가까운 곳이라면 북한산처럼 혼자 루트를 개발하며 좌충우돌하겠지만, 늘 거리가 문제다.


이런 설악산에 연중 한 차례 열린다는 설악제를 이용해 달마봉을 다녀오기로 한다.

설악동에 있는 신흥사에서 설악산을 바라보면 대청봉까지 눈에 들어오는 모든 설악산은 신흥사 땅이라고 한다.

흔히 말하는 외설악 전체가 신흥사 땅인 셈이니 그들이 받는 입장료에 대해 왈가왈부할 처지도 못 된다.

이런 신흥사에서 인심쓰듯 가을철 설악제 기간에 단 하루 달마봉을 개방한다.


작년에 오색지구의 만경대가 46년만에 한시적으로 개방되자 많은 인파가 몰려 앞사람 꽁무니만 보고 올랐다는 푸념이 들렸다.

속초시에선 침체된 설악동 경기 활성화를 위해 만경대처럼 화채능선, 달마봉 등을 개방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금년 봄 설악트레킹대회 때 달마봉 개방 건의가 있었으나 봄철 산불 취약기간이라 신흥사에선 개방을 불허했다.

다행히 이번 설악제에선 달마봉이 개방되어 공식적으로 탐방하게 되었으나 더 많은 지역의 상시 개방이 필요하다.


이번 설악 설산문화재 행사에서 달마봉 산행은 선착순 1,000명에 한한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겠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흥행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

산악회별로 산행 회비에 덧붙여 참가비 1만원을 추가로 내야한다.

이 참가비엔 설악산 지도 스카프, 기념 뺏지, 배번 등이 지급되지만, 일부는 신흥사에 대한 사례비라 보여진다. 


산행은 목우재에서 출발하여 달마봉을 찍고 울산바위까지 간 후 신흥사로 하산하는 것으로 공지됐다.

달마봉은 물론 울산바위까지 일타쌍피로 거저 먹게 생겼다고 좋아했으나,

"2017년 설산문화제"를 주최하는 설악동번영회의 반대로 계조암 쪽에서 내려가는 코스로 변경했다고 한다.

울산바위를 탈 기회는 그렇게 없어지고, 대신 주최측에서 인솔자가 나와 달마봉 들머리까지 안내한다.




설악산 달마봉 등산코스 




설악동 소나무(천연기념물 제351호)

높이 17m, 가슴 높이의 줄기 둘레 4.1m, 밑둥 둘레 5.8m, 가지는 동서로 16m, 남북으로 19m 정도이다.  

나이는 약 500년 정도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서낭당 나무로 잘 보호받고 있는 설악동의 상징적인 나무다. 



설악동 광장을 지나며 보는 마등령 방향의 세존봉 




계조암으로 오르기 전에도 울산바위가 조망된다.

하지만 계조암 쪽에서 달마봉으로 가며 보는 울산바위의 조망이 훨씬 좋다. 



잠깐 암봉을 지나며 바위 뒤로 뭐가 보일까싶어 넘어가보니 제법 근사한 암봉이 보인다. 



앞으로로 한두 번 더 보게 될 울산바위는 둘레가 무려 4km나 되는 거대한 바위다.

바위라기 보다는 울산바위 하나로 바위산이 되는 웅장함을 보여준다.  



더 높은 곳에서 좀 전의 바위군(群)을 다시 본다. 



울산바위 

2013년 3월 11일에 명승 제100호로 지정되었다. 

병풍처럼 우뚝 솟은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로서 모두 6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크고 작은 봉우리까지 고려하면 30여 개의 봉우리가 있다. 

정상부에는 항아리 모양의 구멍 5개가 있다. 거대한 바위가 하나의 산을 이루고 있어 동양에서 가장 큰 돌산으로 알려져 있다.

둘레는 약 4㎞에 이른다.    (한민족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인용)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암봉에 들어선다. 

때는 바야흐로 12시가 넘어 잠깐 쉬며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편하게 약밥을 만들어 왔는 데, 반찬없이 먹다 보니 밋밋한 입맛을 아침에 받은 빼빼로로 중화시킨다. 



달마봉 전 구간에서 특별히 위험하거나 난해한 코스는 없다.

다만, 두 군데 안전요원이 자일을 깔아 놓고 안내하는 곳이 있으나 그리 어렵지도 않다. 



속초시 방향의 콘도 






앞쪽 바위는 소나무가 끝나는 작은 협곡 사이로 들어간다.

입구에 안전요원이 자일을 깔고 기다리고 있으나 그리 어려운 구간은 아니다.

나만 몰랐지, 달마봉 구간도 그동안 얼마나 많은 등산객이 다녔는지 길은 잘 나있다. 



협곡을 오르며 보는 바위면 



그 넓던 울산바위도 이곳에서 세로로 보니 대부분은 숨겨겨 별로 크지 않게 보인다.  



이 암봉도 엄청나게 커 끝없이 보인다. 



이 귀여운 바위는 꼭 해마 같이 보이기도 하고 강아지가 일어선 느낌이 들기도 한다. 



산 아래 신흥사 









시간은 많고 갈 곳은 외길이라 조그만 바위로 올라가 본다.

거기서 조금 독특한 바위가 있어 담아본다. 






드디어 달마봉이 가까워졌다.

저 바위는 달마봉 가는 길 우측으로 난 작은 지능선에 있다. 

달마봉이 너무 커 가까이에선 전체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없어 일부러 저 봉우리에 올라가 달마봉을 담을 수 있었다.  



날씨는 맑다고 하지만, 이곳 설악산까지 미세먼지가 에워싸 다소 가스가 찬 느낌이다. 



이게 달마봉에서 마지막으로 보는 울산바위의 모습이다.

4km가 넘는다는 울산바위의 채 절반도 안 되는 크기로 보인다. 

지금은 울산바위로 올라가는 위치가 바뀌었지만, 전엔 이쪽 어디였던 거 같은데 막상 봐도 어딘지 알 수 없다. 



달마봉을 멀리서 보면 커다란 백호가 울크리고 앉아 울산바위 쪽을 바라보는 형상이라고 한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 전체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없는 게 다소 아쉽다. 이게 등부터 엉덩이까지의 모습이다.  



이게 좀 전에 봤던 지능선 암봉으로 가며 잠시 트인 공간에서 잡은 달마봉이다. 



지능선은 이렇게 급격이 꺽이는 암봉이다. 




드디어 지능선 끝에 있는 암봉 정상에 도착해 달마봉을 잡아본다.

등에서 흘러내린 균열이 우리 호랑이의 줄무늬를 닮았다는 느낌이 돈다. 

오늘 1천명의 탐방객 중 나만 홀로 이렇게 제대로 된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거대한 바위가 모이고 모여 그 상단에 양기가 충만한 백호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남쪽의 기운이 북으로 치고 올라가 북의 불온한 기운을 소멸시켜 하루라도 빨리 통일국가를 이루어야 하겠다. 



달마봉 꼬리에서 흘러가는 능선의 일부 



좀 전에 올라갔던 암봉을 뒤돌아 잡아본다. 



멀리서 달마봉을 지켜보며 응원한 후 목우재로 가는 길에  그냥 보내기 섭섭했는지 이런 멋진 바위를 심어놨다. 

등산객이 지나가며 한 번씩 인증사진을 찍지만 너무 가까워 그냥 바위 앞에서 찍었다는 화면만 보여줄 것이다.

여기까지 올라와 사진을 찍어야 전체를 담을 수 있는데, 그러기엔 좀 위험하다. 



사실 목우재로 올라온다면 능선을 타고 저 바위를 지나 달마봉가지 올라갈 수 있겠지만, 반대로 가다보니 능선을 치고 오르기가 마땅치 않다.

저 바위는 잠시 후 멀리서 능선에 오른 후 다른 위치에서 한 번 더 보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문득 달마봉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좀 전의 바위를 아래쪽 능선에 올라와 잡아보니 이렇게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그러니 높은 산의 큰 바위를 보고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느낌으로 말하는 데 보는 위치에 따라 현저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치 장님 코끼리 만지기처럼... 



그 능선에서 조금 더 내려가 달마봉을 당겨보니 좀 전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이쪽 바위를 지나면 달마봉의 호랑이 머리채를 잡고 세상을 호령할 수 있겠다. 



속초시와 동해가 조망되지만, 미세먼지대문에 어디가 바다고 하늘인지 분간을 못 하겠다. 






맨 왼쪽 암봉이 달마봉을 조망한 곳이고, 오른쪽이 달마봉이다. 



마지막으로 달마봉 방향을 조망하며 산행이 끝나감을 아쉬워 한다. 






목우재로 내려가려던 생각을 바뀌 오른쪽으로 보이는 능선을 잡아탄다.

그렇게 능선을 잡아타고 내려가지만, 특별히 보이는 빼어난 풍광은 없다.

능선이 끝나는 지점에 지금은 문을 닫은 설악콘도가 가로 막고 있는데다 담장이 너무 높아 내려설 수 없다.

결국, 몇 개의 숙박업소를 지나 게곡 끝으로 상가지역을 벗어날 수 있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많은 초중고에서 단체 수학여행지로 이 일대는 몸살을 앓았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숙박업소가 문을 닫았다.

그러니 설악동 번영회에선 이런 "설악설산문화재"를 열며 한 명의 방문객이라도 더 유치하고자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다.

교통이 좋아져 대부분 당일치기로 돌아가는 데다 등산객도 대부분 산악회 버스를 이용하니 숙박한다는 건 옛말이다.

설악동 번영회에서 뭄부림친들 양양까지 고속도로가 생겨 설악산 접근도 한결 쉬워졌으니 숙박 상황은 더 나빠질 거로 생각된다. 


돌 목탁 



단풍은 이미 해남 달마산까지 내려갔는데, 때늦은 단풍이 침체된 상가에 잠깐 생기를 불어넣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