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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설악산 희야봉 일대

by 즐풍 2019. 5. 30.




탐방일자 2016.11.13.일  05:14~14:22 (등산시간 9:08, 등산거리 14.87km)   날씨: 흐림



설악산 그 넓은 산자락 중 꼭 봐야할 곳이 있다면 그중에 제일은 용아장성이다.

용아장성은 4주 전에 다녀왔다.

그때 용아장성 아홉 개의 봉우리 중 1봉과 9봉을 제외한 나머지 봉우리만 다녀왔으니 알맹이 빠진 산행이었다.

하여 내년 봄 새싹이 트고 야생화가 예쁠 때 지난번 보지 못한 나머지 구간까지 다시 다녀올 생각이다.

용아장성 외에도 봄에 야생화가 필 때나 가을 단풍이 들 때 특별히 멋진 곳도 있겠지만, 그림사랑님은 희야봉을 꼭 보라고 한다.

그 희야봉을 토요일 무박으로 들어가 일요일에 산행하는 걸로 공지가 떴다.


요즘 이용하는 설악산 산행에 나서는 산악회는 진행이 매우 빠른 편이다.

용아장성과 칠성봉 등 두차례 산행을 다녀왔는데,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무릎에 다소 무리가 왔다.

이번 산행을 갈까 말까 고민고민하다 희야봉은 곡 봐야한다는 그림사랑님의 말이 생각나 어디 한 번 보자는 생각에 신청했다.

일요일 산행을 하면 내 저질 체력으로는 월요일 하루 연가를 내고 쉬어야하는데,

월요일엔 공교롭게도 매월 한 번씩 있는 월간업무 회의가 있어 연가를 내기가 부담된다.

대신 화요일에 연가를 낼 생각이었으나 요즘 불안한 시국때문인지 회의가 취소되어 월요일에 연가를 내고 산행에 나선다.



희야봉 등산코스


이 산악회는 언제나 그렇듯 실질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곳까지 빠르게 진행한다.

비선대를 지나 오늘의 비경이 시작되는 곳인 5.2km 지점에 이를 때가 6:55이다.

오늘 속초지역은 07:04에 일출이 시작되니 일출 10분 전이다.

염라폭포까지 오르는 동안 두어 개의 제법 멋진 폭포도 보였지만, 배낭에서 카메라 꺼낼 시간도 없어 지나친다.

염라폭포 아래서 15분 주어진 시간에 간단히 떡으로 아침을 먹고 희야봉으로 오른다.   


염라폭포


왼쪽 천화대능선을 두고 설악골을 지나는 동안 양 옆으로 산이 높아 보이지도 않던 봉우리가 이제야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 함께 한 여성회원 예닐곱 명이 폭탄이다.

암벽을 잘 타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끼어들어 길은 더디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

지난 번 용아장성에 함께 했던 여성회원들은 모두 선수였는데, 오늘은 다소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희야봉이 가까워질수록 암봉은 위협스럽고 압박스런 모습으로 다가온다.


산은 막힌듯하지만 막상 올라오면 좌우로 갈 길을 열어주며 상상 이상의 풍경을 보여준다.


오른쪽 봉우리가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희야봉이다.




지금 막 지나온 봉우리는 하늘에 우뚝 솟은 봉우리로 겨우 사람이 다닐 정도의 길이 있다.

이 길도 수많은 사람들이 훑고 지나다녀 길이 반들반들 할 정도로 잘 닦여 있으니 한참 지각인 셈이다.


같은 곳인데도 방향이 다르니 뒷모습까지 따라 올라온다.




건너편 짧게 나타난 지능선의 암봉




왼쪽이 희야봉 정상, 오른쪽은 건너편 범봉인데 가까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범봉은 작은 범봉과 큰 범봉이 앞뒤로 같이 있는데, 회원 두 분이 서로 범봉의 위치를 놓고 다투고 있다.

나야 아직 정확한 위치를 모르니 두 사람의 주장이 그저 재미있게 다투는 듯 들린다.


희야봉 오르기 전에 잠깐 쉬던 곳인데 이곳의 풍경을 보지못해 혼자 들어와 사진만 찍고 회원들을 따라 내려간다.


맨 왼쪽과 가운데가 범봉이고 오른쪽은 희야봉과 연결된 암봉이다.


뒤로 공룡능선에서 신선대로 떨어지는 능선과 맨 뒤로 울산바위가 보인다.


오늘 날씨가 좋으면 설악산의 비경이 더 멋지게 보였을 텐데 어젯밤 내린 비와 아직 개이지 않은 날씨

그리고 미세먼지로 조망이 영 형편없다.


건너편 암봉

설악산은 온통 바위로 된 거대한 산이다.

그 산속이 어디든 들어서기만 하면 비경이니 이 비경 하나하나를 다 보자면 몇 년의 세월이 흐를지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이 폭포앞에서 떠날줄 모르며 사진을 찍겠다고 시간이 지체된다.

저 아래서 대장이 빨리 내려오라고 야단인데, 다시 올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여전히 무시하고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막상 아래로 내려오니 이 계곡의 최고 명소인 100폭이 더 멋진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오늘 산행에서 희야봉과 100폭포, 도깨비바위가 최고의 비경임을 보여준다.

워낙 높은 곳에 위치하여 계곡물이 별로 없어 폭포의 위용을 다 보여주지 못하지만 높이가 굉장하다.

이곳에서 보면 저 암봉 뒤에 얼마만큼 큰 계곡이 있는지 모르니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폭포로 보인다.

한여름 폭우가 쏟아져 폭포의 위용이 굉장할 때 보기좋겠지만, 아래 계곡은 폭이 좁아 물이 차고 넘쳐 건너지 못한다.


100폭포에서 잠시 쉬며 요기를 할 때 대장이 이 인원이 전부 도깨비바위로 갈 수 없으니 선수들만 몇 명 따로 가라며 중간대장에게 부탁한다.

그 대열에 중간대장까지 아홉 명이 끼어 별도로 출발한다.

혼자라면 도저히 엄두가 나지않을 위험한 코스를 지나며 도깨비바위로 향한다.


내려가는 계곡은 때로 이런 암벽이 나타나며 길을 막고 있다.

이런 암봉 사이를 돌고돌아 물은 낮은 곳으로 소리를 내며 흐르니 그 물길을 따라 후미팀이 탈출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팀은 칠성봉능선 중 3~4봉 사이에 위치한 도깨비바위를 보러 길을 낸다.


이게 50폭포인가보다. 위쪽의 100폭포과 거리는 떨어져 있지만 이름으로 보면 한쌍의 폭포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길을 막아선 암봉을 비켜 옆으로 길을 낸다.


계곡은 이렇게 가파르고 좁아 여름 폭우 땐 굉장히 위험스런 구간이니 비가 올 땐 피해야 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가파른 곳이라 암봉 사이에 난 틈을 잘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서야 한다.

에공 미쳤지, 왜 이런델 와서 고생인지....


이곳을 기점으로 우리는 오른쪽 협곡을 따라 칠성봉에 있는 도깨비바위로 올라간다.


도깨바바위로 오르는 길은 양 옆으로 두 팔을 벌리면 맞닿을 듯 좁기만 하다.

나도 산이라면 웬만큼 힘들어도 누구에게 지지않을만큼 자신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곳을 끌고가는 대장이 너무 빠르다.

숨소리 거칠게 따라가다 보니 선두 네 명과 후미 다섯 명으로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

따라가랴 사진 찍으랴 바쁘기만하다.


드디어 도깨비바위에 올라서서 사방을 조망한다.

희야봉에서 바라보던 범봉일까? 나도 헷갈린다. 뒷쪽 맨왼쪽에 공룡능선의 최고봉인 1275봉이 보인다.


도깨비바위와 허리를 맞댄 칠성봉 중 제4봉


이 도깨비바위를 보기위해 그렇게 미친 걸음으로 온몸이 혹사를 당하며 올라왔다.

날씨만 좋다면 사방으로 막힘없이 조망되는 즐거움을 느끼겠지만, 여전히 비가 올듯 꾸물거리는 날씨와 미세먼지로 시야가 좋지 않음이 아쉽다.




이 무시무시한 봉우리 사이를 헤치고 헤쳐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수없이 많은 골짜기와 능선을 가진 설악산을 다 알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맹 뒤 좌측은 권금성, 그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게 화채능선이다.

앞쪽 능선 아래로는 천불동계곡이 흐른다.


아래 우측 암봉이 귀면암이다.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할 땐 가까이서 보기만 했는데, 오늘 그 전체 모습을 위에서 조망한다.


왼쪽 뒤로 비선대가 보이고 가운대로 천불동계곡이 끝나간다.


드디어 오늘 산행의 마지막인 하산길이다.

도깨비바위로 올라오던만큼 하산길도 가파르게 이어지니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회원 한 명이 돌틈에 등산화가 끼어 한참을 이리저리 욺직인 끝에 겨우 발을 빼 하산한다.


가까이서 보는 귀면암

이 귀면암만 보면 천불동계곡을 다 빠져나온 기분이지만, 그래도 설악동까지 한 시간 넘게 걸어야하니 여전히 먼거리다.  




비선대

우리 도깨비바위 탐방 팀이 하산을 끝내고도 다른 하산길 팀은 한 시간이 더 지나서야 하산을 완료했다.


드디어 설악동으로 내려오며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새롭게 알아가는 설악산의 비경 하나 하나가 너무 아름답고 신비스럽다.  

설악산 그 넓고 많은 도처의 비경을 보기위한 발걸음을 시작한지 오늘로 세 번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