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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설악산 공룡능선의 단풍

by 즐풍 2019. 5. 29.




산행일자  2016.10.15.토 02:51~16:16(전체시간 13:25, 휴식시간 1:59, 이동거리 20.52km)    날씨: 맑음


  

지난 달 25일 토요일에 설악동 신흥사에서 비선대, 마등령을 거쳐 공룡능선을 타고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했다.

꼭 3주만에 다시 그때 보지 못한 설악산 단풍을 보기 위해 설악산에 오른다.

서울 신사역에서 23:30에 출발하여 강변역을 경유하며 일군의 회원을 태운 후 설악휴게소에서 음식을 보충한다.

02:40에 한계령탐방지원센터에 하차하니 벌써 1백 여 명이 대기중이다.

우리 산악회에서도 버스 세 대가 동원되어 한계령과 오색약수, 설악동에서 각각 하차하며 산행을 하게 된다.

그러니 전국에서 설악산 단풍을 보기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설악산을 찾았을까?


개방 시간 10분 전인 02:50에 공단직원이 문을 여는데, 활짝 열지 않고 혼잡을 피하기 위해 반쪽만 연다.

결국 한 사람씩 들어가며 시간이 지체되긴 하지만, 그의 의도대로 혼잡은 피한다.

다행이 앞쪽에서 대기하여 선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한계령탐방센터에서 대기하는동안 고도를 측정했더니 해발 919m를 가르킨다.

설악산 대청봉이 해발 1708m이니 한계령에선 800m만 정도만 오르면 되므로

실제 오르는 높이는 북한산 높이 정도 밖에 안 되는데도 훨씬 힘들다.

북한산이야 규모가 작아 아무리 먼 코스로 잡아도 여덟 시간 정도면 종주를 하거나 12성문을 다 돌 수 있다.

그런데 설악산은 워낙 큰 산인데다 업다운이 심해 어느 코스를 타든 힘들지 않은 곳이 없다.



공룡능선 등산코스 별 시간대


한계령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한계령 갈림길까지 2.1km를 75분, 끝청 6.3km를 3시간 4분,

중청봉 삼거리까지 7.2km 구간을 3시간 29분만에 도착했다.

작년 오색약수에서 시작해 대청봉까지 4.8km 구간을 3시간 5분 걸려 도착했던 경험이 있다.

오색약수에서 시작하는 게 일견 거리는 짧아 보여도 워낙 경사가 심해 오르는 내내 숨이 턱턱 막히는 구간이다.


이번엔 거리가 좀 더 멀어도 오색약수에서 산행을 시작하는데, 언제나 그렇듯 중청에 오를 때까지 야간산행이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중청에서 대청봉까지 다녀오려면 거리는 짧아 보여도 40여분 지체됨은 물론 가는 동안 이미 일출이 시작되어 의미가 없어 포기한다.

더우기 이곳까지 오는 동안 한 번도 쉬지 않았기에 이미 피로가 상당하다. 

여기서 잠깐 쉬는 동안 떡 하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랜다.


그리고 나서 소청봉으로 넘어가는데 누군가 일출이 보인다기에 잡아본 일출과 대청봉

사실 일출이야 진작에 있었지만, 대청봉에 가려 이제야 나타난 것이다.  


중청봉과 기상관측소


소청봉의 단풍이 보이는듯 하지만 벌써 대부분은 낙엽이 지고 가지만 앙상하다.


희운각으로 내려가며 보는 건너편 암봉


희운각대피소에서 잠시 요기를 하고 조금 올라온 곳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암봉

무언가 이름이 있을듯 하지만 도도체 이름을 모르겠다.


신성봉을 지나면서부터 본격적인 공룡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저 가운데 제일 큰 봉우리가 공룡능선의 최고봉인 1275봉이다. 1275봉이 공룡능선의 꼭 절반이다.




범봉, 오른쪽 아래엔 유선대와 장군봉이 보인다. 이 일대를 천화대라 부르는 모양이다.

범봉은 범이빨처럼 날카롭기 때문에 생긴 이름일까? 이름만 보면 공룡능선에 범봉이라니 공룡과 범이 싸우는 형국이다.


오른쪽 공룡능선의 최고봉인 1275봉을 비롯해 공룡의 등뼈 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한 암봉들이다.

저 공룡의 최고봉을 넘어갈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공력이 들어야 할지 벌써부터 긴장감이 몰려온다.

이 공간을 지난 주말에 왔다면 불타는 단풍의 한 가운데 있었을 텐데, 일주일 사이에 많이도 변했다.


가운데 1275봉외에는 별다른 이름이 붙지 않은 암봉군락이다.


왼쪽부터 천화대로 오른쪽 범봉 뒤로 울산바위도 멀리 보인다.

날씨가 좋다고 해도 어느 정도 미세먼지가 보이니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주 설악산의 단풍은 6부능선 이상 높이에선 별로 볼 수 없고 대부분은 그 이하에서 단풍이 좋다.


같은 범봉이고, 1275봉 일대라 하더라도 이동거리에 따라 위치가 달라지므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작은 봉우리 위에 올라와 간식을 먹으며 보는 풍경


윗 사진과 틀린 점은 무엇일까?

좀 전 사진은 다소 높은 데서 찍은 사진이라 첫 번째와 두 번째 봉우리 사이로 1275봉이 삐죽 보였다.

이 사진은 봉우리 두 개가 빠졌는데, 훨씬 단순하고 명확한 느낌이다. 때로는 많은 것보다 단순한게 보기 좋을 때도 있다.




뒤돌아본 신선봉,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으로 들어서는 관문이다.


한결 가까워진 1275봉


오른쪽부터 범봉, 희야봉, 왕관봉


가깝고도 먼 당신




드디어 1275봉에 도착했다. 체력이 넉넉하다면 까짓거 1275봉도 올라가보겠지만, 당장 쉬는 것도 힘드니 오늘은 패쓰

초반에 중청까지 쉬지 않고 올라오면서 무리를 한탓인지 무릎이 힘들다고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무사히 공룡능선을 타고 하산을 잘 해야하는 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1275봉을 오르자면 이 봉우리 사이로 오르는 방법도 있다.

지난 번 공룡능선을 타고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할 땐 이곳으로 오르기도 했다.  








지나온 1275봉


공룡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나한봉, 이 고개만 넘으면 마등령이니 하산은 오세암으로 빠지면 좋겠지만

지난 여름 폭우 때 생긴 낙석 제거와 안전장치 설치로 아직 통제중이므로 지루하고 힘든 비선대로 하산해야 한다.


오른쪽 세존봉 뒤로 울산바위가 살짝 내비친다.


왼쪽 세존봉과 멀리 달마봉이 손에 잡힐듯 보이기도 한다.


마등령 정상부의 암봉


세존봉과 아래쪽 장군봉






유선대






맨 왼쪽 금강굴이 있는 암봉이 장군봉, 가운데가 형제봉, 맨 오른쪽이 선녀봉이다.


1275봉부터 조짐을 보이던 무릎은 마등령 하산길부터 본격적으로 통증이 시작된다.

마등령부터 신흥사까지 약 6km 구간의 그야말로 죽음의 하산길이었다.

이 구간은 온통 너덜길이라 설악산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구간이라 가급적 오세암으로 하산하려고 했는데,

지난 여름 낙석사고로 인한 보수 중이라 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이 구간을 이용했다.

설악산 산행 중 오늘이 가장 힘든 산행이었다.

다음 주 용아장성이 예약되어 있는데, 이 구간도 대략 20km 정도의 거리이므로 벌써부터 긴장감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