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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설악산 칠성봉과 토왕골 소토왕골

by 즐풍 2019. 5. 29.

 

 

2016.11.5. 토 05:00~12:16 (이동 시간 7시간16분, 이동거리 9.58km)   날씨: 흐리고 바람이 세참

 

 

새벽 다섯 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밤하늘 구름 사이로 언뜻 보이는 별빛은 초롱초롱하고 개울을 건너며 억새를 스치는 소리가 부스럭 거린다.

오늘 속초 지역의 일출이 06:56에 시작되니 어스름한 여명을 만나기까지 아직 한 시간 반은 더 걸어야 한다.

설악산은 그리 멀지않은 산임에도 한밤중에 달려와 때로는 밤 세시부터 산행을 시작하기 일쑤다.

워낙 걷는 거리가 많은데다 귀가 시간까지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난 번 용아장성 갈 땐 02:50부터 용아 들머리까지 네 시간을 거의 쉬지도 않고 내달린 생각을 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그래도 오늘은 차에서 두어 시간 눈을 붙이고 이제야 산행을 시작하니 살만하다.

 

개울을 네 번 건넌 끝에 겨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처음부터 가파른데다 온통 바위투성이라 산행은 고되다.

어느 순간 두어 명 앞서 가던 사람의 발길에 차여 돌맹이가 굴러떨어져 뒷사람 무릎에 부딪힌 모양이다.

한동안 아파 쩔쩔매더니 겨우 추스리고 산행을 시작한다.

앞서가던 사람은 그런줄도 모르고 그냥 가니 공교롭게도 내가 그녀의 바로 앞에 있던터라 괜히 미안하다.

이런 바위와 돌투성이의 산행에서 늘 조심스럽게 걸을 수밖에 없다.

 

등산코스

 

 

06:30 이 바위 근처에서 아침을 떡으로 대신한다.

이 산악회가 식사시간을 많이 주지 않으니 도시락보다 떡으로 먹는게 편하다.

 

 

 

 

 

 

 

 

설악산을 구석구석 잘 아는 산악회를 따라오다보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곳을 맘 놓고 다녀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길을 잘 안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가는 길의 안전은 늘 자신의 책임 아래 조심하고 진중할 수밖에 없다.

 

 

 

 

 

 

 

 

드디어 오늘 산행 구간의 하이라이트인 칠성봉이다.

당초 가기로 했던 망군대는 몸도 못가눌 정도로 너무 강한 바람이 불어 부득이하게 취소하고 하산한다.

사실 망군대 하나만을 보기위해 오늘 이 코스에 따라온 회원들이 많이 있었으나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저기 어디쯤이 망군대일텐데,....

 

 

평소라면 칠성봉은 정상까지 올라가 사방을 조망하는 시간을 갖겠지만, 오늘은 워낙 바람이 쎄다보니 생략한다.  

 

 

다른 위치에서 다시 보는 칠성봉

 

 

앞쪽 가운데 제일 높은 곳이 망군대, 뒷쪽으로 장군봉, 형제봉, 적파가 보인다.

전에 살레와산악회에서 한동안 함께 산행했던 그림사랑님과

산에가자 산악회에서 함께 산행했던 대로님, 여로님, 차이님을 이번 산행에서 만나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림사랑님은 워낙 설악산을 좋아하다보니 대부분의 산행지는 설악산이다.

오늘 산행에서 바라보던 각각의 명소에 대한 설명을 그림사랑님에서 많이 들었고 여기서 안내하는 명칭 또한 그분의 블로그를 참고했음을 밝힌다.

 

 

숙자바위에서 바라보는 망군대

왼쪽 뒤 맨끝에 실루엣처럼 보일듯 말듯한게 화채봉이다.

 

 

장군봉과 망군대

 

 

공룡능선과 산재한 비경

날씨가 좋다면 보다 선명하게 보이겠지만, 구름과 미세먼지로 조망이 좋지 않아 원경사진이 별로 없다.

 

 

숙자바위에서 보는 권금성과 봉수대 그리고 케이블카 승강장 등이 보인다.

 

 

노적봉과 뒤쪽으로 코오롱호텔이 보인다.

 

 

숙자바위 아래쪽 암봉

 

 

숙자바위(칠성봉 전위바위)와 칠성봉

 

 

칠성봉 아래쪽에 있는 숙자바위 정상에 자리한 여성성의 상징인 물웅덩이다.

봄부터 날씨 추워지기 전까지는 개구리도 있다는데, 이젠 날씨가 추우니 동면하러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숙자바위를 끝으로 몸도 가누지 못할 강한 바람때문에 망군대는 포기하고 바로 하산한다.

 

 

숙자바위 정상에서 연결되는 암릉구간

 

 

 

 

 

왼쪽 뒤로 울산바위, 오른쪽 뒤는 달마봉, 앞쪽은 권금성과 봉수대다.

 

 

 

 

 

 

 

 

달마봉

 

 

다시 보는 노적봉

 

 

노적봉과 연결되는 암구간이다.

 

 

하산길은 이 암릉구간이 한쪽을 벽처럼 막아서고 있다.

인간은 작은 미물에 지나지 않을만큼 암릉은 거대한 산으로 느껴진다.

그렇다고 하지만, 인간은 이 암봉에 소토왕골암장을 만들어 이름 짓기를 '한 편의 시를 위한 길'이라 한다.

내 올라가보지 않았으니 모르지만, 그 암장을 기어오르며 아름다움에 취해 한 편의 시상이 떠오르기때문은 아닐까?

암봉은 거의 수직이다보니 암장 코스가 많이 어려운 모양이다.

안내도를 보니 전부 최고 난이도인 5.10에서 시작해 5.11+, 5.11A+, 5.11b 등으로 표시되어 있다.

 

 

 

 

 

설악산은 늘 그 자리에 있다.

봄이면 새순이 돋고 온갖 아름다운 들꽃을 피워낸다.

여름엔 수없이 많은 계곡으로 시원한 물을 흘려보내거나 능선 사이로 보이는 자욱한 안개도 큰 볼거리다.

우리나라의 가을 단풍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시작되니 누구라도 먼저 단풍을 보기위해 설악산으로 몰린다.

겨울도 설악산부터 시작해 가장 오랜 기간동안 눈과 추위를 품고 있기에 설악산이란 이름을 얻는다.

이런 설악을 누구든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설악산은 그런 감정 없이 누구를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으며 늘 그 자리에 있으니 오늘도 내일도 그곳으로 간다.

 

 

설악의 단풍은 이미 다 졌다고 생각했는데, 계곡을 한참이나 내려오니 가장 낮은 곳에 단풍이 피었다.

설악동의 단풍은 다음 주말까지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