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설악산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 단풍마중

by 즐풍 2019. 6. 5.






탐방일자 2016.9.24.토  03:39~16:45(탐방시간 13:06, 휴식시간 2:40, 탐방거리 20.87km)   날씨: 대체로 맑음



출발에 앞서 기상청의 설악산의 산악기상 예보를 보니 오전 3시~6시까지 8℃로 가장 낮고 오후 3시 경에 17℃로 가장 높다.

바람은 남서풍 약 2~3m이니 아직은 그리 세게 불지 않는다.

산행들머리인 양양군 서면의 기온을 조회해보니 아침 최저 14℃이고 날머리인 인제군 북면 백담사는 대략 23~25℃이다.

이동할 때야 땀이 나겠지만, 쉴 때 체온이 떨어질 걸 대비해 방풍복과 긴장갑, 따듯한 모자를 준비한다.

그래도 뭐 이 정도 날씨라면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다.


사실 설악산 단풍을 보기엔 한참 이르다.

물론 대청봉 정상엔 어느 정도 단풍이 들었겠지만, 공룡능선엔 이제 막 단풍이 들겠단 생각으로 산행을 신청했다.

단풍시기의 혼잡을 피하고 좀 더 여유있는 산행을 즐길 수 있겠다.

설악산 등산에 앞서 코스를 어디로 잡을지 많은 생각이 오간다.

대청봉까지 최단거리인 오색약수를 선택하는 덴 문제가 없다.

공룡능선 마등령에서 설악동으로 내려가자니 두 시간이 넘는 너덜길을 걸어야 한다.

그 길은 너무 지루하다보니 오세암을 거쳐 백담사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산행에 앞서 도솔님에게 오세암으로 내려갈 때 만경대에서 수렴동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도솔님도 그 길을 가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지난 여름 폭우 때 오세암으로 내려가는 길에 낙석사고가 있어

지금은 그 코스가 통제중인 거로 알고 있다고 한다. 

산행대장도 코스를 안내할 때 오세암코스는 통제되어 갈 수 없으므로 다른 코스를 이용하라고 한다.

여러 생각끝에 비선대에서 공룡능선을 타고 다녀온지 오래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 산행코스



산악회버스는 대승령에서 한 명 내려주고 한계령과 오색약수에서 제법 많은 회원을 하차시킨 후 마지막으로 설악동으로 간다.

온전히 공룡능선만 타기는 만 5년만이다.

일행들과 헤어져 혼자 가다보니 얼떨결에 잘못들어 울산바위로 가는 길목의 안양암에서 되돌아 온다.

17분에 약 1km 정도 알바를 했다.

처음부터 알바를 하니 일행을 따라잡는데 한참 시간이 걸려 으째 찜찜한 기분이 든다.


오색약수는 해발 약 417m로 대청봉 정상까지 약 1,290m 정도를 더 올라가야 하지만,

설악동 산행 들머리는 180m 정도로 공룡능선의 최고봉은 1275봉까지 1092m정도만 더 올라가면 된다.

산술적으로 약 200m 덜 올라가면 되니 그만큼 시간이나 거리가 절약될 수 있겠단 생각이다.

야간 산행이니 동해안 일출 시각인 6:14 이전에 잠깐 여명이 있지만, 일출 때까지 조망은 없다.

그러니 비선대나 금강굴은 안내판이나 이정표로 어디쯤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일출이 시작됐어도 박무가 깔려 한참동안 뿌연게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지나온 나한봉까지 많은 풍경이 있었지만, 과감하게 생략한다.



대청봉을 가보지 않았으니 그쪽의 단풍이 어떤지 모르지만, 이곳 공룡능선엔 어쩌다 한두 점 단풍을 만날 수 있다.

10월 둘째 주엔 다른 일정이 있으니 셋째 주에 설악산을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갖는다.



근데, 이 봉우리 이름이 뭘까?






나한봉과 큰새봉을 지나 1275봉 문턱이다.

5년 전 공룡능선을 탈 때 이곳을 1275봉을 올랐던 기억으로 조심스럽게 올라가본다.

바위가 가파른데다 인적이 끊긴 곳이라 온 신격을 집중해 릿지를 해야만 한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풍광이다.

마치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 표시라도 하는 듯 앞쪽엔 담장을 올린 모습이다.



1275봉 정상이다.

저 바위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기인데. 담력 좋게 올라가 사진을 찍는다.

난 일행이 없으니 저곳에 앉을 이유가 없다.

1275봉은 대청봉을 찍고 희운각에서 공룡능선을 탈 때 중간지점이다.

1275봉을 지나면 어느 쪽이든 절반은 지나는 셈이라 남은 거리 얼만큼의 속도로 갈야할 지 가늠하기 좋다.



1275봉 바로 길 건너 암봉이다.



건너편 암봉의 일부






많은 산객들이 한계령 또는 오색약수에서 대청봉을 찍고 순례단처럼 이곳 공룡능선을 지난다.

나 또한 그럴 생각이었으나 현지에 와서 생각이 바뀌었다.

대장은 오늘 많은 인파가 몰려 정체를 예상했지만, 워낙 큰 산이라 풀어놓고 보면 속도가 다 다르니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우측이 1275봉이다.

여기서 보니 장난 아니게 높고 뾰족하지만, 막상 오르내릴 수 있는 정도의 크랙과 홀더가 있다.



1275봉을 좀 더 멀이 잡아본다.

설악산을 생각한다면 마땅히 대청봉을 올라가야 하듯이 공룡능선을 탄다면 1275봉도 염두에 두면 좋다.



공룡능선을 타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핟다고 생각해 여러 곳을 드나들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풍광을 즐겨본다.

이렇게 속속들이 보기는 참 오랜만이다.









칠형제바위의 일부인가?



좀 전에 보이던 풍광도 더 높은 곳에서 다시 보니 뒤쪽에 있던 암봉군락이 따라올라와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듯 다투는 모습이다.



이 암봉 사이로 지나올 때야 암봉이 크다고 느낄 뿐이지만, 높은 데서 다시 보니 보이지 않던 전체 모습이 들어온다.

나중에 드론을 누구나 할용하는 시대가 오면 우리가 그간 놓친 절경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풍광을 즐길 날이 있겠다.



아침엔 박무로 뿌옇게 보이던 울산바위도 앞쪽 암봉 뒤로 좀 더 선명하게 보인다.

오늘 산행할 때 정신없이 갔으면 저 울산바위를 보고 시간이 남으니 토왕성폭포를 다녀올 뻔 했다.



공룡능선에 워낙 기암기석이 많아 이런 정도의 암봉은 별거 아니겠지만, 그래도 함 보자.



암봉들이 가깝거나 멀거나 거리나 위치가 달라질 때마다 여러 모습을 보여주니 공룡능선의 이런 다이나믹함이 좋다.



공룡능선을 넘어가고 들어오는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대다.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으니 내려가는 길이라고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하산길은 좀 더 수월하다.

이제 남은 거리야 어떻게든 내려가겠지만, 벌써 공룡능선이 끝난다니 일견 섭섭하다.



설악산이나 북한산, 관악산, 월출산 등 골산은 보기에 참 화려하다.

저 암봉 아래는 하나의 거대한 바위라고 생각한다.

그 바위 위로 크고 작은 암봉이 불쑥불쑥 솟아올라 다른 바위처럼 보일뿐이다.

바위가 쪼개져 돌과 자갈이 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모래와 흙이 돼 장마와 홍수에 유실돼 들판이 되고 농경지가 된다.

영겁의 시간이 쌓였을 이 들판이 우리의 터전이 된다.



지나온 길 뒤돌아보며 마지막 여운을 느낀다.






북한산을 200번 넘게 다니며 거의 모든 구간을 섭렵했다.

설악산은 북한산국립공원으로 묶인 북한산, 도봉사, 사패산보다 면적이 훨씬 더 넓다.

설악산을 200번을 넘게 다닌다고 해도 오를 수 없는 구간이 절반이 안 될 테니 다 오를 수 있나는 생각은 한낱 꿈일 뿐이다.

꿈이라도 좋으니 갈 수 있는 능선만이라도 다 오르면 좋겠다.









능선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풍경이다.

이곳을 지나 면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라 능선의 암봉군락은 숲 사이로 올려봐야 한다.

계곡길에서도 그 웅장한 모습이야 더러 보이겠지만, 같은 높이가 아니니 풍경은 사못 다르겠다.









천당폭포

이곳이 마치 천당같다고 하여 생긴 이름






양폭폭포









공룡능선으로 올라갈 때 못 보았던 비선대를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며 이제야 자세히 본다.

왼쪽 암봉 중턱에 금강굴이 있으나 현재 위치에서 잡히지 않는다.

내려오는 길 오른쪽 암봉에도 작은 굴이 하나 보이긴 했지만, 오를 수 없는 곳이라 그저 궁금하기만 하다.

설악산 도처에 많은 굴이 보석처럼 숨어있겠으나 모르는 곳이 대부분일게다.

드론의 기술이 좋아져 사무실에서 구석구석 드론을 띄우는 날이 와 설악산의 많은 신비가 벗겨지길 기대해본다.


명승 제101호인 비선대

와선대에 누워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던 '마고'라는 신선이 이곳에서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여 비선대라 불린다.  



사실 공룡능선을 오를 때까지만 해도 10월 셋재 주 단풍이 절정일 때 다시 와야겠단 생각을 했다.

쉽게 생각했던 공룡능선이 어찌된 게 오색에서 대청봉을 거쳐 공룡능선으로 하산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2015년 9월말, 오색에서 대청봉, 공룡능선, 비선대로 이어지는 거리 18.51km를 12시간 35분에 주파했다.

작년 코스보다 짧게 생각했던 공룡능선 한 바퀴가 알바구간을 포함해 20.87km를 이동하다보니 당연히 시간도 더 걸렸다.

시간이야 처음에 잠깐 알바를 한 시간까지 포함되었으니 그렇다치고

시간이 남는다고 생각해 작은 봉우리까지 몇 군데 더 올라가 사진에 담다보니 시간이 더 걸렸을 수 있다.

산행을 마치고 힘들단 생각에 10월에 다시와야겠단 생각을 쑥 들어갔다.

하지만, 우리나라 단풍이 설악산부터 시작되니 이 블로그를 작성하며 다시 꿈들거리는 설악산 단풍 욕심을 어찌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