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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도봉산·사패산

도봉산 다락능선의 비경 속으로

by 즐풍 2019. 6. 12.





산행일자 2017.09.09.토  06:25~15:58(산행시간 09:33,  휴식시간 02:04,  이동거리 10.76km,  평균속도 1.5km/h)  맑은 후 흐림


한동안 계속되던 북한산 산행은 잠시 멈추고 이번엔 도봉산으로 들어선다.

2010년 산행을 처음 시작할 땐 북한산보다 도봉산에 더 큰 매력을 느껴 주말엔 자주 도봉산을 오르곤 했다.

일산에 살다 보니 도봉산은 송추계곡에서 오르는 게 편한데, 풍경은 서울 쪽이 훨씬 다이나믹하다.

대중교통으로 도봉 쪽에서 산행하기엔 거리나 시간이 부담되고, 차량 편으로 송추에서 도봉 쪽 산행 후 원점 회귀하기도 만만찮다.

8년 전 젊었을 땐 송추에서 도봉으로 넘어갔다 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갖는 등산이 필요하다.


도봉산은 작년 12월 24일 솔담님과 도솔님 등 셋이 눈 내린 포대능선의 설경에 흠뻑 빠진 이후 처음이다.

만 8개월 만인 지금은 다행히 교통 앱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최단 시간에 도봉산 들머리를 다시 찾기도 쉽다.

지방 산행에 나서자면 새벽 네 시 50분엔 일어나 준비해야 7:10에 출발지인 신사역에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다.

머잖아 억새와 단풍을 보기 위해 지방 산행을 시작하려면 이제부터 서서히 시동을 걸어야 한다.

저녁에 미리 배낭을 준비하고 지방 산행 때와 마찬가지로 4:50에 울린 알람에 맞춰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세운다. 



등산지도 




아침은 대충 먹고 집을 나설 때가 5:40, 원도봉주차장에 도착하니 06:20이다.

아직까지 주차된 차가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저 오른 사람들이 있겠고, 차를 갖고 올 사람들은 좀 느긋한 모양이다. 

등산화 끈 조이고 버프 쓰고 오르는 데, 얼마간 가파른 포장도로라 힘이 든다.


제법 용을 쓴 뒤에 바위의 굴을 통과한 후 제법 경사가 있는 바윗길을 오른 다음에야 바위다운 바위를 만난다.

다리미바위로 지금 막 출근 준비를 하려고 다리미 판에 대기 중인 모습이다. 



오늘은 참 많은 사진을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렸다.

다락능선에서 정상 찍고 에덴의동산에 들린 후 칼바위능선을 내려가는 척하다 관음암으로 방향을 바꿔 원점회귀를 했다.

이 구간에 도봉산의 비경이 잔뜩 몰려있다 보니 보여 줄 사진은 많아 되도록 중복되지 않게 많은 걸 버린 것이다.


은석봉이다. 

천축사에서 도봉대피소를 지나며 하산했으니 도봉산역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었다. 

그러면 망월사역까지 국철을 이용한 다음 차량회수를 위해 1.2km의 포장도로를 걷느니 녹야원과 은석암을 거쳐 원점회귀했다.

은석암으로 오르며 이 은석봉을 다시 잡았지만 생략한다.   



은석봉에서 조망하는 도봉산 정상인 주봉 일대 



요즘 북한이 원자폭탄은 물론 수소폭탄까지 만들어 폭발 시험까지 하고 나니 전세계가 아우성이다.

정작 우리는 조용하게 지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외국은 국내 거주 자국민을 어떻게 대피시킬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최전방인 파주에 근무하다 보니 일반 국민보다 좀 더 긴장되는 편이다.

이 해골바위 사진은 꼭 원자폭탄이 폭발한 듯 버섯 모양의 불꽃을 보는 느낌이다.  



신선대만 만장봉 뒤로 숨고 나머지는 다 보인다. 

산행을 일찍 나선 이유 중 하나는 아침 햇살을 받을 때 이쪽에서 보는 풍경이 순광이라 사진이 잘 나온다.

오후에 접어들면 태양이 이동해 역광이 되면 좀 아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포대능선 방향 



포대능선에서 자운봉으로 오자면 이 암봉을 우회하여 오르게 된다. 

그 길을 지날 땐 제대로 보이지도 않던 바위가 여기서는 뿌리까지 전부 선명하게 보인다. 

능선이란 잇몸에 바위는 이빨인듯 그렇게 박혀있다.  



오늘 안개는 참 희안하다.

보통 산에 오를 땐 정상에 안개가 서린 경우가 많은 데, 오늘은 지상에서 바람을 타고 위로 올라오는 중이다. 

제발 저 안개가 산으로 올라오기 전에 소멸되어야 하는데... 



하지만 그 세력이 만만치 않아 좀 전에 올라오던 능선도 잡아먹히고 있다.

건너편 수락산 정상은 망망대해 속 섬인듯 안개에 잠긴 상태다. 



그래도 정상으로 방향을 돌리면 아직은 쾌청한 날씨 속에 Y계곡은 소나무 숲에 가렸고, 정상의 바위도 도두라지게 보인다.   



이곳을 포대능선 정상이라고 해야 하나...

전에 없던 전망대를 설치했는데, 출입구가 하나라 좀 불편한 느낌이 있다. 



다락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도봉산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라면 이 Y계곡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위험 구간이다. 

몇 년 전 연로한 분이 맨 아래 쪽 높지 않는 데서 추락해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 하던 모습을 본 일이 있으니 누구라도 조심해야 한다. 



Y계곡 정상부로 제법 고소감을 느끼는 곳이다. 

와이어로프가 설치되어 있어지만, 그래도 늘 조심스럽게 올라야 한다.  



이번엔 716봉에서 보는 와이계곡 정상부 



드디어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과 신선대, 뜀바위를 보게 된다. 

이제부터 하산길이라고 하지만, 칼바위를 지날 때까지 오르고 내려가는 구간이 많아 여전히 난코스가 많다. 

여기까지 왔을 때 지상을 점령했던 안개의 기세는 조금도 꺽이지 않고 벌써 자운봉을 감싸며 세력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몇 주간 날씨가 좋아 오늘은 도봉산에 올랐는데, 이거 참 야단났네... 






신선대로 이동하며 보는 Y계곡 끝의 716봉

Y계곡을 오른 후 별 생각없이 바로 신선대 방향으로 하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잠깐 저 716봉에 올라가 사방으로 시원하게 트인 비경을 조망한다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신선대에서 보는 에덴의동산도 벌써 안개가 잠식해가고 있다. 

잠시 후 저곳을 가야하는 데, 이를 어쩐담... 



에덴의동산에서 보는 뜀바위

어딜 봐서 뜀바윌까 궁금했는 데, 정상에 바위 두 개가 나란히 놓여있어 건너편 바위로 넘어가자면 살짝 건너뛰어야 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참 잘생긴 소나무도 꾹~ 


에덴의동산에 오니 장년의 부부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정상을 독차지하고 있다. 

몇 장 사진을 찍고 서둘러 방을 빼준다. 


뜀바위, 신선대, 자운봉 



이번엔 주봉으로 바로 가지 않고 뜀바위 쪽으로 올라 주봉을 조망한다.

이렇게 또 다른 길 하나를 더 알게 된다. 






나중에 저 큰 바위 봉우리도 올라가 본다. 



좀 더 가까워진 모습 



그 커다란 암봉에 올라와서 보는 신선대 방향, 다소 세력이 약해진 안개가 감싼 모습 



좀 전의 그 커다란 암봉에서 이곳으로 내려올 수 없어 왼쪽에 있는 숨겨진 코스를 찾아 내려왔다. 

좀 전 반대편에서 보던 풍경과 다른 깔끔하고 잘 생긴 풍경이다. 



칼바위 정상에서 조망하는 건너편 암봉 

저 암봉을 이들처럼 앞으로 통과하는 방법과 바위 뒤로 올라가서 지나가는 두 방법이 있다. 

나중에 저 바위 뒤로 올라가 전체를 조망한 후 칼바위 쪽으로 하산한다. 



좀 전의 암봉은 저 칼바위 정상에 있는 소나무 아래서 찍은 사진이다. 

저 칼바위를 오른쪽에서 오른 게 아니라 왼쪽에서 바로 올라갔다는 말씀 





칼바위 쪽으로 하산하는 구간에 나무계단을 만드는 중이라 우회해야 한다. 

우이암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좀 내려가다 관음암을 거쳐 마당바위로 하산한다.

몇 년 전 이 관음암으로 가는 길은 거의 인적이 없는 외진 곳이라 매우 운치가 있어 다시 찾았다. 

Y계곡부터 신선대, 에덴의동산을 거쳐 칼바위 정상까지 한창 클라이막스를 오르던 음악은

이곳 관음암을 거쳐 마당바위에 도착할 때가지 어느새 잔잔하고 감미로운 음악을 듣는 느낌과 같다.

조용하던 이 코스도 누구나 아는 곳이 되어 이젠 많은 사람들이 지나고 있다. 


관음암

무학자초 대사는 이성계를 도와 이곳에서 기도하였다.

기도 기간 중 비몽사몽 간에 엄청난 굉음과 함께 땅이 갈라지며 미륵불이 솟아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후 이성계가 조선조 태조가 된 계기로 이곳에 관음암을 세우게 되었다. (안내문 내용) 




도봉산 정상을 오르내리며 넓은 장소인 마당바위는 좋은 쉼터이다.

곳곳에 소나무 그늘이 많아 대부분은 나무 그늘에서 쉬고 길에 오가는 사람 몇 명만 보인다.  



마당바위에서 쉰 후 천축사를 거쳐 바로 하산했으면 쉬울 걸 작은 능선을 넘어 석굴암 가는 길에서 하산한다. 

원도봉주차장의 차를 회수하기 위해 좀 더 가까운 길을 찾다 보니 능선을 건너뛰게 된 것이다. 

 

이 길을 좀 더 내려와 간식을 먹을 때 물을 다 소비했다.

날씨가 좀 선선해졌다고 생각한데다 산행이 쉽게 끝날 줄 알았는 데, 릿지코스가 많아 의외로 땀을 많이 흘렸다. 

물이 없으면 참으면 그만이지만, 차량 회수를 위해 은석암으로 오른 후 능선을 타고 내려가자면 제법 걸어야 하니 걱정도 된다.

하지만 얼마간 내려오자 다행히 도로변에 적합 판정받은 샘물이 호수를 타고 기세 좋게 흐르는 게 보여 충분히 보충했다. 



인절미바위

이 바위는 화강암으로 박리작용으로 풍화가 진행 중이다.

박리작용은 사계절을 지나는 것 뿐만 아니라 한낮의 햇빛에 의한 가열과 밤의 냉각이 반복되는 것 때문이다. 

바위는 열전도율이 낮아 가열의 효과는 바위 표면에만 집중된다. 

가열로 인해 팽창한 표면층은 일정한계를 넘으면 압력에 의해 표면이 벗겨지는 박리현상이 생긴다. (안내문 편집) 



거의 다 하산한 지점에서 반대로 녹야원을 지나 은석암으로 오른다.

오르는 동안 협곡형태를 보이는 작은 계곡엔 참 많은 사람이 들어가 쉬거나 탁족을 즐긴다.

이 계곡엔 여러 군데 샘물도 많아 물을 보충하기도 좋다. 


이왕 왔으니 암석암에 들어가는 데, 비구니 스님이 들어가면 안 된다기에 사진 한 장만 찍고 돌아선다. 

또 얼마큼 오른 후 능선을 만나 이번에야말로 정말 하산길에 들어선다. 



오전에 올라올 때 역광이라 이번에 다시 찍은 것으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