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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도봉산·사패산

도봉산 눈꽃 비경과 에덴의동산

by 즐풍 2019. 6. 12.

 

 

 

 

2016.12.24.토   10:38~17:37(이동시간 7:00,  이동거리 12km)   날씨: 흐린 후 점차 갬

 

그동안 오금통증으로 산행을 자제해왔던 솔담님의 무릎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함께 산행하자는 얘기는 진작 있었으나 오늘에야 솔담님, 도솔님과 함께 도봉산으로 향한다.

최근 몇 년간 지방 산행을 자주 다녔는데, 모처럼 근교 산행에 나서니 시간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원정 산행을 가자면 버스 출발지인 신사역까지 가기 위해 꼭두새벽에 집을 나서야 한다.

무박 산행은 신사역에서 밤 11시 반에 몸을 싣고 한밤 중에 도착하여 깜깜한 밤에 산행을 시작하기도 한다.

특히, 11월~12월은 해가 짧아 당일 가는 지방 산행은 시간이 타이트하게 주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가 지났으니 점점 낮 시간이 길어진다.

3월 초엔 지금보다 대략 70분 이상 낮이 길어지니 웬만한 지방 산행도 한결 여유롭게 산행할 수 있다.

동지를 지나면서부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니 새해 첫날도 동지부터 시작하는 게 맞겠단 생각을 해본다.

사찰에선 동짓날 팥죽으로 공양을 드리며 새해 발원을 한다고 한다.

중국의 고대국가인 주(周)나라에선 동지를 새해 첫날로 삼았다는 기록도 있다.

이제 오랜 관습을 바꾸고 동지를 새해로 할일은 없을테니 혼자만의 넋두리다.

 

오늘 도봉산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양주쪽 들머리인 송추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도봉산 등산코스

 

 

 

구파발역에서 34번 버스로 송추입구까지 약 30분 정도 걸린다.

산행 시작한 지 한 시간 10여 분 걸려 회룡사거리 지점 즉 사패산과 도봉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시내는 비가 내려 안심하고 올라왔으나 중간지점부터 눈이 있어 아이젠을 착용해야 한다.

솔담님에게 아이젠을 건네고 난 스틱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산행을 이어간다.

 

 

포대능선의 산불감시초소까지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너무 양이 많아 많은 사진을 버린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자운봉 방향을 보며 찍은 사진이다.

금방이라도 눈이나 비가 올듯 날씨가 잔뜩 찌푸려 사진이 다소 몽환적이다.

 

 

뒤돌아 본 산불감시초소

 

 

사실 눈이나 상고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마을은 비가 내렸지만, 고도가 높은 산은 온통 눈밭이다.

그 눈밭에 바람이 안개를 실어날라 밤새 서리꽃이 나무가지를 휘감아 천상의 풍경을 보여준다.

도봉산에서 이런 비경을 보기로는 몇 년만이다.

예상치 못한 눈꽃에 서리꽃까지 뒤엉켜 지난 주 함백산, 선자령의 눈곷보다 더 멋진 풍광에 하루종일 매료된 난이다.

 

 

 

 

 

 

 

 

올겨울은 초반부터 눈꽃으로 시작한다.

나라의 시국은 개판이나 산정의 풍경은 천상의 설국이다.

그러니 산행을 시작하면 하산할 때까지 이런 별천지니 산행내내 일상의 시름을 잊기 마련이다.

 

 

 

 

 

포대능선 정상의 통신탑이 보인다.

저 곳으로 오르면 천상 y계곡을 타야하는데, 처음엔 우회할 생각이었으나 결국 저곳으로 발길을 딛는다.

 

 

 

 

 

춤다고 웅크리고 집에 있었다면, 어찌 이런 풍경을 만나 수 있으랴!

 

 

 

 

 

 

 

 

 

 

 

드디어 포대능선 정상에서 보는 자운봉 일원의 고봉들이다.

우회했다면 감히 볼 수 없는 풍경인데, 저 기막힌 풍경을 본 대가로 y계곡에서 아이젠도 없이 고군분투했다.

 

 

오늘은 완전히 계 탄 날이다.

 

 

 

 

 

맨 왼쪽 바위 아래쪽에 y계곡이 있으니 발을 딛는 이 순간부터 긴장감이 서려온다.

 

 

y계곡 입구에서 보는 자운봉 일원

 

 

어렵게 어렵게 y계곡을 올라 그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y계곡 정상부의 눈꽃 비경

 

 

전망바위에서 보는 y계곡 정상부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신선대를 보니 몇 명의 등산객이 한 점으로 작게 보인다.

모처럼 왔으니 올라가보기로 한다.

 

 

으흠~ 멋진 곳

 

 

자운봉과 신선대

 

 

신선봉 가며 보는 y계곡 방향의 전망대

 

 

 

 

 

신선대를 오르는 사람들

 

 

신선대 정상, 뒤로 포대능선 정상도 보인다.

 

 

도솔님이 아직 에덴의동산에 오르지 못했다기에 올라왔다.

서리꽃을 뒤집어 쓴 소나무가 은빛 철갑을 두른듯 하얗게 분칠을 하여 더 이상의 소나무가 아닌 색 다른 비경을 보여준다.

사계절 푸른 기상으로 예로부터 고고한 절개를 칭송받던 소나무도 이젠 은빛 소나무가 되었다.

 

 

에덴의동산에서 보는 건너편 만경봉과 신선대

 

 

늘 느끼지만 이곳에서 보는 뜀바위, 신선대, 자운봉은 도봉산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비경이다.

그 비경 중에서도 오늘이 아니면 감히 보기 힘든 서리꽃 비경을 보게 되는 행운을 누린다.

 

 

다시보는 소나무

 

 

신선대와 자운봉 다시 보기

 

 

뜀바위 전경

 

 

뜀바위 뒤쪽 신선대가 멀다보니 등산객이 더 작아 보인다.

 

 

신선대 일원과 만경봉, 에덴의동산

 

 

칼바위능선 최정상

 

 

칼바위능선 아래쪽

 

 

칼바위능선에서 우이봉으로 가는 방향의 풍경

 

 

 

 

 

 

 

 

송추폭포

며칠전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아져 폭포의 위용이 제법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눈이 미끄러워 두 번 넘어졌다. 다행히 뒤에 배낭이 든든하게 받쳐주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날 수 있었다.

 

 

모처럼 솔담님과 도솔님과 함께 셋이서 함산을 했다.

솔담님은 사진을 찍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나뭇가지에 눈을 찔려 다소 통증이 있나보다.

무탈하게 잘 나으면 좋겠지만, 경과가 좋지 않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 일만 없었으면 올겨울들어 가장 멋진 설경을 느끼는 산행이 되었을 텐데,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결과가 좋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