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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도봉산·사패산

새해 첫날 도봉산 일출산행

by 즐풍 2019. 6. 12.

 

 

 

2016.1.1.금 06:10-13:30(6시간 10분 산행, 이동거리 11km)  날씨: 흐린 후 잠시 맑음

 

 

새해 첫날이다. 당연히 산으로 가겠지만, 새해 첫날인 만큼 모처럼 의미있는 일출산행을 염두에 둔다.

일기예보를 보니 구름이 조금 있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도다. 하지만 이것은 지상의 기온일뿐, 기상청에서 확인한

북한산 도봉산 최저기온 영하 6도에 풍속 5~6m이다. 연중 가장 추워야 할 연초의 날씨가 이 정도라면 별로 추운 것도

아니니 어렵지 않게 산행할 수 있겠다.

 

일출산행을 위해 두 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

첫 번째, 구름이 조금 낀다는 데 일출을 볼 수 있느냐다. 이건 전적으로 운에 맏길 수밖에 없다. 일출을 보자면 구름과

상관없이 일단 산에 올라가야 일출을 보든 말든 한다.

 

두 번째는 어디서 일출을 맞이하느냐다. 지난 2014년 새해 첫날 백운대에 올라가는 데, 위문에서 백운대 정상까지 너무

많은 사람들로 혼잡해 많은 시간이 지체됐었다. 하여 일부 사람들은 그 중간중간에 있는 적당한 공간에서 일출을 맞기

도 했다. 북한산의 공식적인 해맞이 장소는 대동문에서 동장대로 가는 첫 번째 언덕인 시단봉이다. 시단봉은 산성으로

둘러있어 안전한데다 평탄하고 제단까지 설치되어 있어 가장 무난한 장소다. 해맞이는 백운대나 시단봉이 아니라도 영

봉에서 족두리봉까지 주능선 어디서라도 자신이 선호하는 장소라면 별문제는 없다.

 

눈을 조금 더 밖으로 돌린다면 사패산 정상이나 도봉산에서 일출을 맞이할 수도 있다. 더 멀리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아

차산은 산이 낮아 오르기도 쉬운데다 서울에서 가장 빨리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상징적인 장소로 해마다 약 4명이 몰리는 

일출 명소다. 이 외에도 서울에선 남산, 인왕산, 불암산, 관악산, 하늘공원 등 19곳에서 공식적인 일출행사가 진행된다.

 

그렇다면 난 어디로 가야할까?

그동안 북한산은 눈 감고도 다닐 만큼 길눈이 밝은 북한산으로 갈까?

아니면 한동안 무심했던 도봉산으로 갈까?

도봉산으로 가자면 송추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을 시작해야 하는데, 최단거리인 송추계곡으로 올라가자면 30여 분 아스

팔트 길을 걷는 게 불편하다. 하지만 이 길이 송추에서 도봉산 정상까지 가장 빠른 길이니 다른 방법은 없다.

게다가 만경봉이나 선인봉 등 배경이 좋으니 도봉산으로 가자.

 

도봉산 송추분소에 주차장에 06:05에 도착해 06:10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다소 늦었기에 송추계곡에서 도봉산 정상인

신선대로 바로 올라가자면 시간이 안 될 거 같아 여성봉을 경유하여 정상으로 가며 어느 곳에서든 일출을 보기로 한다.

여성봉에 도착했을 땐 너무 이른 시간이라 카메라를 들이대도 너무 어두워 찍히지 않는다. 아이폰으로 찍으면 될 걸

그냥 지나친다. 오봉에 도착할 때 즈음 몇몇 사람들이 그냥 내려온다. 구름이 많아 일출을 볼 수 없어 포기하고 하산하는

것이다. 아쉽다.

 

 

 도봉산 일출 등산코스

 

오봉 오르는 길에 보는 오봉은 정상에서 보는 것 보다 전체적인 모습이 더 좋다.  

 

날씨가 흐린데가 안개까지 끼어 일출은 보이지도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 한다.

어떤 사람은 고사까지 지낸다고 북어포에 술 등 준비를 단단히 해 온 사람도 보인다.

그 와중에 태극기를 지참한 사람도 있어 몇 명은 잠시 빌려 인증샷을 찍기도 한다. 나도 빌려 찍는다.

 

이제야 왼쪽으로 오봉의 일부가 보이고, 오른쪽은 오봉산이다.

 

이제 구름은 조금씩 벗겨져 날이 좋아진다. 산에 다니다 보면 비가 올듯 흐린 날씨도 아침이 되면서 쾌청해지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그런 경우에 속하는 데 새해 첫날 날씨로선 매우 안타깝다. 내년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그젯밤 눈이 내리고 낮에 눈이 녹으며 수증기가 많이 발생했는지 서리꽃이 보기 좋게 피었다.

이 서리꽃도 해가 나타나자 숨바꼭질하듯 금새 없어지는 아쉬움을 보인다.   

 

가운데 봉우리뒤로 신선대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몇 명 보인다.

오른쪽은 에덴의동산과 만장봉 정상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잠시후 저곳에서 정상을 조망하면 좋겠다.

 

 

 

 

 

 

 

주봉이 시원스레 하늘을 떠받든다. 말이 주봉이지 분기탱천한 그놈 같다.

 

이곳에서 봐야 뜀바위가 제대로 보인다. 늘씬하게 쭉쭉 벋은 모습이 서로 키재기 하듯 보인다.

 

머리 위 소나무는 벌써 서리꽃이 사라졌다.

하지만 신선대와 자운봉은 바람결에 추위가 그대로 남아있는지 아직 서리꽃을 뒤집어 쓴 소나무가 멋지다.

겨울 산에서 잠시나마 이런 서리꼿을 본다는 건 행운에 속한다.

 

에덴의동산에 있는 소나무

 

건너편 만장봉과 선인봉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과 신선대, 뜀바위, 만장봉, 선인봉은 북한산 정상과 다른 화려함을 보인다.

반면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봉, 노적봉은 어느 정도 장엄미가 돋보인다.

하여 사람에 따라 북한산이 좋다느니 도봉산이 좋다느니 하면서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산타는 재미로 따진다면 아기자기하며 하려한 암봉이 많은 도봉산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이브와 아담이 놀았다는 이곳의 소나무가 제법 운치있다.   

 

좀 전에 잠깐 들렸던 곳을 신선대에서 다시 본다.

 

지금까지 지나왔던 오봉 방향

 

Y계곡을 올라오면 가장 높은 암봉이다. 앞쪽에 자운봉, 신선대, 만장봉, 선인봉 등 쟁쟁한 이름이 많아 이 봉우리는 이름조차 얻지 못했다.

저곳에서 보는 자운대 방향의 그림이 좋다. 이 시각에 올라가봐야 역광이 생겨 사진 찍어도 별로라 들려보지 않고 그냥 통과한다.

 

신선대

 

 

 

전에 망월사에서 저 암봉을 뒤에서 넘어왔다.

겨우 올라오긴 했으나 내려가질 못해 쩔쩔매다 왼쪽에 경우 길을 찾아 탈출에 성공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한 기분이다.

 

 

 

지나온 자운봉 방향을 포대능선으로 가며 잡아본다.  

 

포대능선의 산불감시초소

 

멀리 자운봉과 만장봉이 아스라이 보인다. 헐벗은 나무 뒤로 소나무가 진하게 보이니 능선의 윤곽이 선명하게 잡힌다.

 

눈에 묻혔던 낙엽이 등산객이 반가운듯 지날 때마다 튀어오르며 선명하게 길을 낸 모습이 시골길처럼 정겨워 보인다.

 

송추계곡을 한참 걸려 내려왔다. 마을 입구에 오봉의 모양을 제법 잘 만들었다. 봄에 앞에 심은 나무에 꽃이 피면 볼만 하겠다.

 

모처럼 나선 일출산행인데, 구름이 많아 일출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일출 40-50분 후 일시적으로 쾌청한 시간도 잠시

또다시 구름으로 뒤덮이는 변화무쌍한 날씨다. 그래도 새해 첫날은 목우와 함께 일출산행 나선 것만 해도 유쾌한 일이다.

올 한 해도 산행을 계속하며 건강을 다져야겠다. 이 글로그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