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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북한산 형제봉 보현봉 칼바위능선

by 즐풍 2019. 6. 12.

 

 

 

 

 

산행일자 2017.07.29. 토 09:51~17:03(이동시간 07:03  이동거리 9.87km  평균속도 1.8km)   날씨: 흐림 

 

 

때때로 주말엔 연이틀을 산행할 때도 있지만 여름엔 될 수 있으면 토요일 하루 산행으로 끝낸다.

요즘 같은 여름이라면 체력 소모가 많아 토요일에 산행하고 일요일에 쉬어야 다음 주 근무하는 데 피해가 없다.

봄이나 가을 또는 겨울이라면 날이 무덥지 않아 이틀 산행하기도 하나 다음 주초가 지나야 피로가 풀린다.

주중에 예보되는 주말 날씨는 비가 오니 안 오니 바뀌기를 수차례, 다행히 오늘은 흐리기만 한다기에 북한산으로 간다.

 

 

워낙 숲을 이리저리 헤치며 다니길 좋아하다 보니 숲이 우거진 이런 여름 산행은 늘 고민이다.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전국의 수풀이 주요 서식지다 보니 이로 인한 두려움 때문이다.

살인 진드기로 최근 3년간 56명이 목숨을 잃었고, 올해만 벌써 사망자가 18명이나 된다고 하니 끔찍하다.

더구나 예방백신도 없고 마땅한 치료법도 없어 증상 완화요법이 전부라고 하니 늘 조심스럽다.

 

숲을 지날 때 나뭇가지에 긁히는 데다 햇빛은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니 여름에도 긴옷에 버프까지 둘러쓰고 다닌다.

이런 차림은 살인 진드기로부터 다소 안심은 되지만, 이놈들은 살아 움직이니 노출 부위를 뚫고 들어올 염려도 있다.

더군다나 이놈들이 피부를 뚫어도 마취가 되어 느낌을 모른다니 물리기라도 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이고, 배낭이나 옷을 잘 턴 후 손세탁해야 옷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살인 진드기가 제거된다.

 

요즘 일본참진드기와 산림참진드기 등이 옮긴다는 라임병은 2012년 강원도 화천에서 처음 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감염 초기에는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다가 이어 수막염, 안면신경 마비 등이 나타나고, 

장기간에 걸쳐 만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하니 이제 산행은 한낱 미물에 불과한 작은 진드기와의 싸움이다.

모를 때는 무던히 지나갈 일도 알고 나면 가장 위험한 게 등산일 수 있다.

 

애완견을 산책시킨다고 함께 나갔다가 잔디밭이나 숲속을 지난다면 진드기가 애완견 털에 달라붙을 수 있다.

이런 애완동물을 통해 사람에게 진드기가 옮겨올 수도 있고, 잔디나 풀밭을 지날 때 진드기에 노출될 때도 있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등산이나 야외활동할 때 정해진 길과 장소로만 다니는 게 좋다.

하지만 어디 그러기가 쉬운가. 

 

 

등산코스 

 

 

 

바위에 새겨진 작은 마애불은 경외심 보다 잔잔한 미소가 떠오르게 하는 귀여운 모습이다. 

 

 

이 철문바위는 예전에 철망으로된 펜스에 철망문을 비집고 들어가야 했으나 지금은 삭아서 해체된 상태라 출입이 자유롭다. 

 

 

철문바위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인디언바위는 푸석푸석한 사암으로 된 제법 큰바위다.

단순하게 생긴 인디언바위는 국민대학에서 여래사 방향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기에 만나기 쉽지않다.

인디언바위엔 오르는 계단을 만들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데, 왼쪽으로 형제봉능선이 보인다. 

사실 오늘 이 코스로 잡은 것은 인디언바위와 구복암 뒤에 있는 잘생긴 굴을 보기 위해서다. 

바위 아래엔 삭아서 바스러진 철망문이 나뒹굴고 있다. 

 

 

국민대학교와 외곽순환도로 

 

 

몇 년만에 이 굴을 찾다보니 잠시 헤매기도 했다.

구복암 뒤에 있으나 굴 입구 위에는 어느 기도원이라고 페인트로 써놓고 방석이 몇 개 놓여있기도 하다.

앞쪽엔 커다란 나무를 자르고 비에 흙이 유실될까봐 커다란 푸른색 비닐 천막을 깔아놓기도 했다.

국유지를 이렇게 맘대로 사유지처럼 무단 점령하고 훼손해도 되는 건지... 

 

이 굴은 좌우 길이가 약 7~8m,  높이가 약 2m, 깊이가 4~5m 정도로 제법 매끈하다.

등로와 떨어여 있어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가장 멋진 동굴이다. 

 

 

형제봉능선은 건너편 팔각정을 거쳐 북악산과 인왕산으로 연결되고 있다. 

어느 겨울에 북악산 입구에서 마감 시간에 걸려 북악산은 오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형제봉 중에서 맨 아래 있는 세 번째 봉우리다.

이 봉우리까지 포함해 삼형제봉이라고 했으면 좋았을 걸 형제봉으로 이름을 한정하여 이 봉우리는 빠진다. 

 

 

두 번째 봉우리 정상에 고래 머리를 닮은 바위 

 

 

형봉으로 오르며 다시 보는 아우(두 번째) 봉우리 

 

 

형제봉의 매위 형 봉우리 정상은 이렇게 무덤덤한 모습이다.  

 

 

멀리 보이는 보현봉인데 일선사 쪽에서 어떻게 한 번 올라가 볼 생각이다. 

 

 

보현봉으로 올라가며 잠시 조망해보는 일선사는 지금 개보수공사가 한창이라 들어갈 수조차 없다. 

일선사 보다 앞쪽에 있는 일군의 암봉의 조망이 훌륭하다. 

 

 

왼쪽 숫사자봉에서 보현봉으로 이르는 암릉구간도 멋지게 보인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막아놓으면 더 들어가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인 모양이다.

이 코스로도 두명이 오르고 있고, 나도 어쩌다 합류하게 된 예닐곱 명과 함께 정상으로 향하고 있다. 

 

 

왼쪽 암사자봉은 머리만 조금 비치고, 오른쪽 숫사자봉은 제법 장엄한 태를 보인다. 

 

 

이 봉우리 오른쪽으로 길게 바위가 흘러내려 제법 멋진 모습이지만, 나무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게 흠이다. 

 

 

보현봉에서 대남문 방향으로 건너며 만나게 될 첫 번째 암봉은 우측으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건너편 문수봉과 연화봉 전경 

 

 

지나온 보현봉 정상이다. 

 

 

보현봉 두 번째 봉우리를 넘어가며 만나는 잉어바위 

 

 

 

 

 

하산하며 만나는 세 번째 암봉은 뒤로 돌아 올라가 보기로 한다. 

여기서 봐도 단애 형태로 제법 높게 솟아 있어 고소감이 느껴진다. 

 

 

이 길을 지날 때면 늘 만나는 돼지머리바위 

 

 

좀 전의 그 세 번째 바위에 올라와 보니 보현봉 방향의 두 번째 바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네 번째 만나게 되는 암봉인데, 오늘은 오르지 않고 아래쪽으로 우회하여 바로 대남문으로 하산하게 된다. 

 

 

네 번째 봉우리 아래쪽으로 내려가며 지금까지 건너 온 세 봉우리를 한 번에 잡아본다. 

 

 

대남문 

 

 

 

 

 

대성문은 정밀 안전진단 결과, 성곽이 변형되고 붕괴 우려가 있어 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 금액: 12억 1천만 원, 공사기간: 2017.2.28.~2017.8.27.  

 

 

 

 

 

이 덕성봉만 지나면 오늘 하산 코스로 잡은 칼바위능선과 만날 테니, 이제 하산도 멀지 않다. 

 

 

근접한 덕성봉 

 

 

멀리 염초봉, 노적봉, 백운대, 만경봉, 용암봉을 조망하고 칼바위능선으로 길을 내며 하산할 생각이다. 

 

 

잠시 후 타게 될 칼바위능선 

 

 

좀 전에 보았던 완만한 능선의 모습과 달리 직접 타게 될 칼바위는 여러 개 칼날을 겹쳐 놓은 듯 날카롭다. 

전에 나무 계단이 없을 땐 제법 어려운 코스였으나 이젠 누구나 쉽게 오갈 수 있어 편한 반면 긴장감은 사라졌다. 

 

 

사진으로는 낮아보이지만, 막상 오르려고 하면 제법 높아 포기하는 사람도 많았던 마지막 봉우리 

 

 

칼바위 하산 코스엔 이렇게 길게 세워 놓은 책바위도 보이고... 

 

 

칼바위로 하산하며 풍경이 좋은 냉골빨래터 쪽으로 하산하고 싶었으나 한 번도 칼바위능선을 온전히 타지 않아 그대로 하산했다.

특이할 것도 없는 문필봉을 지나 하산하고 보니 정릉 산장아파트가 나온다.

잠시 음료수를 먹는 동안 70대 마을주민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유당 시절에 이쪽 정릉유원지로 북한산에 오르면

김두한 똘마니들인 깡패들에게 돈을 뺐겨 10명 이상이 함께 산에 올라야 그런 불상사를 막았다고 한다.

내가 1994년 전후로 이천에 근무할 때도 이정재 후배들이 그 지역 주류도매상을 하며 밤의 세계를 꽉 잡고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밤의 세계를 지배하는 검은 세력들이 있으나 보통 사람들이 그들을 만날 기회란 다행히 별로 없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거주지와 반대 방향으로 북한산 서울 방향을 탐방했다.

같은 생활권이라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교통 편을 세번 갈아타고 귀가하는 데까지 한 시간 40분 걸렸다.

그래도 요즘은 앱이 잘 발달되어 검색만 하면 가장 빠른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으니 참 편리한 세상이다.

날씨가 흐려 조망은 별로 좋지 않았으나 푹푹 찌는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