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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월악산

제비봉 구담봉 그리고 바로 질러간 옥순봉

by 즐풍 2019. 6. 27.

 

 

 

 

 

탐방 일자 2017.6.4. 일 09:55~16:36(이동시간  06:41, 이동거리 약 12km)   날씨: 쾌청

 

 

대개 옥순봉과 구담봉을 다녀오는 산행과 얼음골에서 제비봉을 거쳐 장회나루로 하산하는 산행은 별개로 진행한다.

오늘 이 두 산행코스를 묶어 한 번에 진행하는 산행코스가 올라왔다.

두 산행을 합친 거리가 대략 12km로 옥순봉은 해발 283m, 구담봉 338m에 제비봉은 두 배 이상 더 높은 722m이다.

이미 두 코스는 각각 다녀왔으며, 이번 산행은 제비봉을 오른 다음 낮은 옥순봉과 구담봉을 오르니 어려울 것도 없다.

 

산행하는 동안 오른쪽으로 청풍호가 유유히 흐르는 건너편으로 말목산과 가은산, 더 멀리 금수산도 보인다.

남한강에 충주댐으로 생긴 충주호를 조금 거슬러 올라가 청풍면부터 굳이 청풍호라고 부른다.

옥순봉과 고담봉, 제비봉은 청풍호 상류에 있어 바위와 어우러진 호수를 조망하며 산행하는 풍광이 절경이다.

이 충주호와 청풍호 아래 위로는 남한강이 온전히 다시 제 이름을 갖고 한강을 거쳐 서해로 빠진다.

 

 

제비봉 구담봉 옥순봉 등산코스

 

 

산행 시작 후 600여 m를 오른 뒤에야 스마트폰을 분실한 걸 알았다.

폰을 갖고 내린 후 배낭에서 장갑과 버프, 카메라를 꺼낸 후 급히 오르는 바람에 미처 챙기지 못했던 모양이다.

급한 대로 도솔님 폰으로 내 폰에 전화를 거니 전원이 꺼져 있다니 불길한 생각이 든다.

만에 하나 버스에 있다면 다행인데, 잘 챙겨 나왔으니 그럴 리 없다.

배낭 가슴 벨트에 폰 파우치가 있는데, 버스 트렁크에 싣는 바람에 폰을 지참하고 탑승했다.

배낭을 꺼낼 때 트랭글을 바로 폰 파우치에 넣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은 게 잘못이다.

구입한 지 겨우 2년 지났으니 아직 배터리는 건재하고 새 기능의 아이폰은 연말쯤에 나온다니 당장 구매기도 애매하다.

 

애써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리고 등산을 이어간다. 제비봉에

해발 721m 라고 하지만 처음부터 제법 가파른 데다 어제도 힘든 산행을 했기에 다소 압박을 받는다. 

 

한 시간 남짓 산행 후 만난 제비봉은 거대한 바위로 직각으로 솟아있어 50~60m 우회를 한 다음 정상에 올라왔다. 

전망대에서 청풍호를 조망하고 정상석 인증 사진을 찍은 후 하산길에 접어든다.

하산을 하면서 본격적인 암릉구간이 시작된다. 

 

 

 

뭔가 조망이 좋은 모양인지 두 분이 열심히 셧터를 눌러댄다. 

 

 

지난번에 사진으로 보는 건너편 능선으로 하산하며 오늘 내려가는 코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막상 이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지난번 하산한 코스가 훨씬 좋다. 

하지만 건너편능선은 출입금지 구역인 데다 하산길이 너무 위험하여 가급적 피해야 한다. 

 

 

 

 

 

여전히 미련을 못버리고 바라보는 건너편 능선 

 

 

내려온 구간 뒤돌아보기 

 

 

 

 

 

왼쪽에 뭉툭 꺽인 봉우리가 건너편 능선으로 내려가는 입구다.

저 구간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경사가 너무 가파른 데다 안전시설이 없어 출입이 금지되었다. 

 

 

1985년 완공된 충주댐의 청풍호는 늘 녹조가 끼어있다. 

4대강 보를 만들 때 청풍호에 대한 연구하고 결정했다면 요즘 문제가 심각한 녹조라테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건너편 능선에 한 번 더 눈길을 주고 

 

 

이 능선도 저 작은 봉우리만 넘으면 양회나루로 나려 가게 된다. 

 

 

내려오는 길의 나무계단 

 

 

얼음골에서 시작해 제비봉 정상을 찍고 장화나루까지 약 4.1km 구간을 2시간 52분 만인 12:42에 제비봉 산행을 끝낸다. 

얼음골에서 제비봉까지 오르는 길엔 나무가 울창해 굳이 사진에 담을만한 풍경이 없었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코스는 시원한 암릉구간으로 사방으로 탁 트여 조망이 좋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었다.

다음엔 얼음골은 포기하고 건너편 출입이 금지된 구간과 오늘 하산한 구간을 연계하며 제비봉의 백미만 걷고 싶다. 

 

 

하산 후 장회나루에서 내려온 구간을 올려다보니 왼쪽 암릉구간이 하산한 능선이다. 

 

 

장회나루에서 도로를 따라 옥순봉, 구담봉 입구인 장회나루까지 약 1.8km 도로를 걸어서 이동한다.

장회교를 건너며 구담봉과 청풍호 그리고 강변의 푸른 방초가 어울려 한 폭의 기가 막힌 그림이 된다. 

 

 

이제부터 구담봉과 옥순봉의 배경지에 스며든다.

구담봉으로 내려가며 잠깐 뒤돌아 본 암봉 

 

 

멀리서 다시 전경을 담아본다. 

 

 

삼거리에서 구담봉까지 600m 구간 중 사진은 달랑 이 두 장이다.

이 구담봉에서 옥순봉까지 건너가며 봐야 할 풍경이 많기에 과감히 버린 것이다. 

 

 

구담봉과 청풍호 

 

 

이 계단을 오를 때 네댓 명이 내려오며 옥순봉에서 구담봉으로 바로 질러왔는데 너무 힘들었다며 투덜댄다.

삼거리에서 구담봉과 옥순봉을 왕복하기 싫은데, 질러가는 길이 있을 테니 위험하더라도 가봐야겠다.  

 

 

옥순봉으로 넘어가는 구담봉 다음 봉우리를 미리 본다. 

 

 

드디어 구담봉이다.

국립공원에서 요즘 전국의 표지석을 대부분 멋지게 새로 세운 게 맘에 든다. 

실제 구담봉 정상은 이 위에 있지만 위험해선지 아래쪽인 이곳에 세웠다. 

 

 

구담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실질적인 구담봉 정상 

 

 

이곳도 정상의 한편 

 

 

구담봉 정상에서 잠깐 내려서면 연결되는 다음 봉우리로 내려가게 되는 데 그 길목에서 만난 바위와 소나무 

 

 

오른쪽 지능선은 저 바위를 정점으로 끝난다만 잠시 후 다시 볼 기회가 있다. 

 

 

구담봉에서 옥순봉으로 질러갈 때 넘어야 하는 처음 만나는 다음 봉우리다.

다음 봉우리로 넘어간다는 의미에서 편의상 익월봉(翌越峰)이라 부르자. 

 

 

익월봉으로 내려가며 전망 좋은 장소에서 바라보는 청풍호와 장회나루 

 

 

익월봉을 오르며 방금 내려온 구담봉을 올려다보니 깎아지른 듯 날카롭기가 호랑이 이빨 같다. 

몇몇 구간 위험한 곳도 있지만, 요령 있게 잘 내려왔다. 

 

 

내려가야 할 작은 봉우리 

 

 

좀 전 익월봉에서 내려올 때 바위를 정점으로 끝난다던 지능선은 이곳에서 보니 거대한 암봉의 모습이다.  

 

 

왼쪽 익월봉을 내려와 뒤쪽에 있는 구담봉과 함께 잡아본다.

좀 전의 호랑이의 날카롭던 어금니를 숨긴 채 순한 양의 얼굴을 내보이는 천연덕스러움이란... 

 

 

좀 더 멀리서 세 봉우리를 한 번에 잡아본다. 

 

 

마지막 봉우리에서 아직은 멀리 있는 옥순봉이 청풍호와 닿아 있는 풍경은 잠시 후 좀 더 가까이서 보게 된다. 

 

 

건너편 가은산의 암릉구간으로 멀리서 보니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좀 더 원경으로 잡아본 풍경 

 

 

이번엔 제법 먼 거리에서 익월봉과 구담봉을 다시 본다. 

 

 

구담봉 능선을 끝내고 옥순봉 방향으로 제법 길을 찾기는 비교적 쉽다.

하지만 어는 순간 길이 끊어져 길 위에서 길을 잃으니 드디어 이 심심산천에서 조난을 당하는 것인가?

침착하게 주위를 둘러보고 작은 계곡 건너편으로 발길을 옮겨 없던 길을 이곳에서 다시 만난다.

잠깐의 혼란은 침착함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아 탈출하며 그 끝에 진짜 옥순봉의 한 부분을 보게 된다. 

 

 

 

옥순봉(玉筍峯)

옥순봉은 제천 10경 중 제8경에 속하는 명승지로

"퇴계 이황 선생이 단애를 이룬 석벽이 마치 비 온 뒤 솟아나는 옥빛의 대나무 순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연산군 시절 김일손은 여지승람에, 이중환은 산수록에 뛰어난 경치를 칭송하였다.

기암괴봉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청풍호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화가 김홍도는 이러한 옥순봉의 비경을 "병진화첩"에 간결하고 힘 있는 필체로 그려냈다.

구담봉 옥순봉의 산행 들머리에 있던 설명을 옮긴 것이다.

 

김홍도가 그린 옥순봉의 모습을 보면 청풍호에서 뱃놀이를 하며 호수가의 기암절벽을 그린 것이다.

 

사실 그 당시엔 충주댐이 없었으니 청풍호도 없는 건 당연하다.

아마 강 아래 어느 주막이나 마을에서 그렸겠다.

이 풍경은 일부에 지나지 않으니 유람선이나 건너편 가은산 새바위 쪽에서 보게 될 그림 같은 전경이 자못 궁금하다.

퇴계선생이 이름 짓고 김홍도가 그렸다는 병진화첩의 옥순봉을 정작 옥순봉 정상에서는 이러한 비경을 볼 수 없어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다.

 

 

조금 방향을 튼 건너편 가은산의 암봉 군락 

 

 

구담봉에서 삼거리로 되돌아와 옥순봉을 왕복해야 하는 부담을 덜고 바로 옥순봉으로 건너왔다.

잠깐 길이 끊어지는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용케 길을 찾아 옥순봉 정상에 도착해 구담봉까지 동행했던 일행을 만난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먼저 도착했으니 질러온다고 했지만 길이 위험하여 시간이 조금 더 걸린 셈이다. 

 

 

건너편 작은 지능선으로 하산하며 잠시 들러볼 예정이다. 

 

 

 

 

 

좀 전의 작은 지능선에서 옥순봉 정상 전망대를 본다. 

 

 

구담봉 옥순봉을 거쳐 원점회귀를 한 후 양회나루에 도착하며 내려왔던 제비봉 방향을 잡아보며 산행을 마친다. 

 

 

 

장회나루에서 일부 구간만 산행한 대장이 몇몇 회원들과 뒤풀이를 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분실했다고 하니 혹시 버스에 있을지도 모른다며 버스기사에게 찾아볼 것을 부탁하니 다행히 의자 앞쪽 포켓에 들어 있다고 한다.

분실했다면 스마트폰 안에 저장된 많은 정보를 함께 잃었을 텐데 찾게 되어 다행이다.

기사분께 사례금을 지급하려고 했으니 극구 사양하며 그가 원하는 커피를 휴게소에서 한 잔 드리는 걸로 대신한다.

이 자리를 빌려 대장님과 기사분께 감사를 드리며, 좀 더 소지품에 주의를 기울여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