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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월악산

금수산의 숨겨진 비경 소용아릉

by 즐풍 2019. 6. 27.

 

 

 

2016.11.26.토 10:08~15:00(이동시간 4:52,  이동거리 9.32km)   날씨: 흐린후 눈 조금 날림

 

2014년 4월말 월출산을 다녀오면서 산악형 국립공원을 모두를 끝냈다.

국립공원은 한려해상 등 해안형 국립공원 4곳, 도시형 국립공원은 경주 한 곳, 산악형 국립공원은 지리산 등 16곳이 있었는데,

2016년 8월 22일 태백산이 17번 째 산악형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013년 3월 14일 21번 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무등산은 태백산이 국립공원으로 편입되어 막내 자리를 물려주었다.

태백산이 22번 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날짜가 공교롭게도 22일이니 날짜를 숫자에 맞춘 느낌이다.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은 그동안 이미 여러 번 다녀왔음은 물론이다.

 

산악형 국립공원은 지리산처럼 온전히 하나의 산으로만 지정된 곳이 있는가 하면,

월악산국립공원처럼 북바위산, 포암산, 금수산, 도락산 등 여러 산을 거느리고 있는 산도 있다.

어디 그 뿐이랴?

만수봉능선(계곡), 해늘재코스, 마패봉, 옥순봉, 구담봉, 제비봉까지 합치면 꽤 넓은 구역에 산재해 있다.  

월악산만 지정하기엔 규모가 너무 작아 주변의 풍광이 수려한 명산까지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월악산국립공원은 여느 산과 달리 충주호를 끼고 있어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다.

오늘 금수산 정상을 찍고 평소 가기 힘든 소용아릉으로 하산하게 된다.

소용아릉은 사실 2010년 5월 20일에 다녀왔으나 당시엔 블로그를 작성하지 않아 기록이 없다.

그때 혼자 소용아릉으로 하산하며 그 빼어난 절경에 매료된 기억을 오늘 되살리고자 한다.

 

 

금수산등산코스

 

상학주차장에서 올라가며 보는 금수산

가운데 제일 높은 곳이 금수산 정상이며 다시 후퇴하여 오른쪽 능선을 타고 가야 망덕봉으로 가는 길이다.

 

금수산 가는 길의 소나무 한 쌍이 부부인듯 다정하고 정겹다.

소나무 밑엔 토속신앙과 결부된 산신당인지 뭔지가 자리잡고 있어 소나무의 영험을 말해주는 듯 하다.

 

상학주차장에서 약 1.5km 지점에 있는 남근석공원이다.

금수산은 여자가 누워 있는 형상으로 음기가 강하여 남자가 단명한다는 유래에 따라 남근석을 설치하여 음기를 중화시킨다.

예로부터 신혼부부가 이 마을에서 초야를 치루면 귀남을 낳고, 득남하지 못한 여인이 이곳에서 마음을 가다듬으면 득남한다는 전설도 있다.

입구에는 음문을 작게 설치했으나 들어가면 여러 개의 양물이 있다. 그중에 남근석을 더 거대하게 만들어 양기가 더 크게 느껴진다.

 

이 협곡 위에서 좌측으로 가면 금수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오르면 만덕봉 가는 길이다.

금수산 정상을 찍고 되돌아서서 만덕봉으로 가게 된다.

이 구간을 지나 정상으로 가는 길 중간중간 눈이 보인다.

하산길에 눈발이 약하게 흩날리기도 했으니 이제부터 배낭엔 아이젠을 꼭 지참해야 할 시기가 됐다.

 

전에는 금수산 정상에 오르면 인증샷 찍기도 불편했으나 주변에 나무 데크를 설치해 주변 조망하고 사진 찍기가 편하다.

 

미인봉이 있는 암릉구간을 바라보며

 

금수산 정상에서 만덕봉 가는 방향을 바라보니 앞쪽에 있는 저 암봉을 타고 올라 좌측으로 길을 내야 한다.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산행이 더욱 편안하고 안전해졌다.

 

정상가는 길을 뒤돌아 본다.

 

11:30이 되어도 비가 올듯 날이 흐리니 사진은 새벽처럼 보인다.

멀리 우측에 제일 높은 봉우리가 월악산 영봉이다.

 

근 한 시간 50분 만에 망덕봉에 도착했다.

전엔 우측에 있는 망덕봉 표시만 있었는데, 지금은 흙속에서 파낸 바위의 흙이 바위에 녹아 있는 표지석을 설치했다.

오랜 세월이 흘러 비바람에 씻기고 햇빛에 탈색되어 점점 흰색으로 변하면 좀 더 근사한 모습이 되겠다.

 

망덕봉을 지나 잠깐 내려오면 그 능선을 따라 계속 가야 소용아릉으로 가는 길이다.

길이 위험하다보니 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는데다 낙엽이 져 길을 찾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세 명이 길을 막고 점심을 먹으며 뒤로 가는 길이 없다고 한다.

당연히 길을 아는 줄 알고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몇몇 사람들이 소용아릉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며 다시 올라온다.

결국 그 세 명이 여러 사람을 알바로 골탕먹이는 행태를 보이긴 했으나 그들도 초행이라 고의는 없었겠다.

 

소용아릉은 매우 거친 암릉구간이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두어 번 용을 써야하는 데가 있었지만, 저 암릉구간은 거의 직벽이라 더 힘들어 보인다.

아랫쪽은 나무숲에 가려 암릉이 보이는 부분만 사진을 찍어 높이가 낮아보이지만,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위 암릉과 마주하고 있는 암봉으로 직벽이라 오를 수 없다.

 

반대로 내려오는 산악회와 만난다.

그들은 로프로 배낭을 내리고 있으나 안전을 위하여 배낭을 맨채 내려가는 게 좋다고 얘기하자 로프를 거둔다.

 

좀 전에 본 뾰족했던 암봉의 정상은 제법 공간이 있으니 반전이다.

 

 

 

소용아릉과 평행으로 달리는 건너편 미인봉이 있는 암릉구간

 

 

 

이번에 올라가야 하는 봉우리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조금 전 내려온 암봉구간이다. 내려올 때 너무 가까이 있어 위험구간을 사진에 담을 수 조차 없었다.

저 구간에서 여성 대장이 뒤따라 내려왔으나 대장인데다 어느 해 겨울에도 다녀갔다기에 산을 잘 탄다고 생각하고 내려서는 걸 도와주지 않았다.

하산길에 몇 명이 간식을 할 때 요즘 사람들은 전과 달리 여자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엉덩이라도 잡아주면 좀 더 안전하고 빠르게 내려올 수 있다며 나를 겨냥한 말을 한다.

나는 아무리 위험하기로서니 여자 엉덩이를 잘못 잡으면 성희롱에 해당되므로 잡을 수 없다고 했더니 옆에 있는 사람들과 의견이 갈린다.

산에서 여성들과 함께 다닌다는 건 늘 골치아픈 일이다.

 

바위 사이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가재 찝게인듯 바위를 움켜쥐고 온 힘을 다해 생존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위대해 보인다.

 

이게 소용아릉의 명물인 산부인과바위인가?

저 억새풀 우측으로 난 작은 틈새로 기어들어가는 게 불편하게 느껴져 바위 왼쪽으로 돌아간다.

 

어금니처럼 날카로운 이 구간 또한 쉽지 않게 바위를 넘어야 한다.

오늘 산행의 리더인 여성대장이다. 미모도 출중하고 산행 경력도 많으니 대장을 하시겠다.

내일은 눈덮힌 치악산을 산행대장으로 리딩한다니 연약한 여성이 아니라 강철 체력소유자임이 틀림없다.

 

소용아릉, 용이빨을 감춘 작은 능선이란 뜻일지니 이름만으로도 쉽지않음을 알 수 있는 코스다.

 

이 바위도 오른쪽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로프를 타고 내려와야 한다.

그간 몇 개의 로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오래 되고 삭아 보여 썩은 동아줄이 아닌가 우려되어 몇 번을 힘을 주어 검사해보기도 한다.

 

이번엔 맨땅에 해딩하듯 바위 틈을 비집고 자란 소나무가 대견해 보인다.

 

이 바위 아래쪽은 다른 곳에선 좀체 보기 힘든 거대한 적벽이다.

내려가서 찍으면 그 자체로도 멋진 사진이 되겠지만, 내려갈 길이 없는 게 아쉽다.

 

능선을 내려서 개울을 건너면 꽤 긴 구간에 이런 돌탑이 설치되어 있다.

"한민족 평화기원 돌탑"이라는데, 돌탑은 아직도 계속 설치되고 있다.

민간에선 이렇게 크고 작은 마음이 모여 평화통일을 기원하고 있는데,

파란집 한 가운데선 정신없는 머저리가 해괴한 짓거리나 하며 온세상의 놀림감이나 되고 있으니 한심하다.

 

능강구곡은 소용아릉 아래 얼음부터 시작되는 계곡이다.

 

능강구곡 중 제5곡인 용주폭이다.

 

사실 17개의 산악형 국립공원 탐방했다는 것은 대표 산만 의미할 뿐 소지구로 나뉜 산까지 포함하면 아직 갈길이 멀다.

산악형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해안형 국립공원에도 여러 개의 산이 숨어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팔영산지구, 한려해상국립공원에 금산, 망산지구, 변산반도해상국립공원에 변산, 내변산지구 등등

알지 못하는 산까지 포함하면 아직 가야 할 산은 수없이 많다.

그 산을 다 돌 때까지 오를 산이 많으니 마음은 여전히 풍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