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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새해 첫날 북한산 백운대 일출산행

by 즐풍 2019. 5. 21.

 

 

 

산행일자 2014.1.1.수. 05:50-10:35(4시간45분 산행)     날씨 : 맑은 후 하산길에 눈 10여분 후 다시 맑음

 

 

2013년 연말부터 날씨가 풀려 겨울은 가고 봄이 오는 느낌이 들만큼 따듯하다. 오후엔 동생네집에 어머니를 뵈러 가야하니 하루를 쉬려했으나

날씨가 풀려 첫새벽에 백운대를 올라 일출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춥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 4년을 산에 다니면서 일출은 여러번 봤지만 아

직 백운대에서 해돋이는 보지 못 했기에 물을 끓여 보온병에 넣고 길을 떠난다.

 

북한산성계곡 탐방센터 입구에 도착하니 상가주변엔 벌써 차량을 댈 자리가 없어 5분을 허비하고 밤골계곡의 국사당에 도착하니 여기는 겨우

차량 4대만 덩그라니 주차돼 있다. 5:50부터 산행을 시작하지만 겨울 긴밤이라 아직은 캄캄한 밤 하늘엔 별들이 반짝이고 사람들은 만날 수 없

다. 어느 정도 길을 잡고올라와 처녀폭포를 지나면서 앞서가던 일행 3명 뒤를 따라간다. 북한산성 계곡으로 올라갔다면 많은 등산객을 만나겠지

만 이곳만 해도 한적한 밤거리다. 얼마간 함께 걷다 갈림길에서 계곡을 타고 오르면 그들을 추월할 수 있겠단 생각으로 계곡으로 들어섰지만 길

이 좋지 않아 힘겹게 오르고 보니 결국 그들과 다시 만났으니 질러가는 길이긴 하되 밤길에 눈이 쌓여 쉽지 않은 길이었다.

 

북한산은 안방같이 자주 드나드니 내 놀이터이자 동네 뒷산같은 편한 느낌이다. 숨은벽능선의 마지막 구간인 호랑이굴 아래 협곡에 도착해서야

겨우 사물이 분간되는 생활여명이 시작된다. 협곡을 넘자 우이동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위문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자 백운대 오르는 길은 사람들의 장사진으로 발을 딛기도 힘들 정도로 정체가 시작된다. 밤골계곡으로 올라왔으니 망정이지 상운사계곡으

로 올라왔다면 사람들에 치여 한참을 지체했을지도 모른다. 백운대를 지척에 두고도  정체에 밀려 한참만에 올라오니 백운대 광장엔 발 디딜 틈

이 없을 정도로 벌써 많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앉았다.

 

광장을 지나 백운대가 올려다 보이는 바위에 오르니 바람이 너무 강해 넘어질 거 같다. 겨우 중심을 잡고 백운대 광장을 사진에 담아본다. 바람이

심하여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내려와 바위 틈새에서 바람을 피하며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넣고 불여 먹는데 옆사람에게 미안하여 뜨거운 물을

한 컵 건네줘 몸을 녹이게 한다. 요기를 다 하는 동안에도 아직 일출이 시작되지 않는다. 어제 서울 지역의 일출시각을 검색했을 때 07:46:46으로

검색됐는데 산 정상에 있으니 몇 초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좀 더 기다리자 드디어 동쪽 하늘에 붉은색이 돌기 시작하더니 붉은색 태양이 솟아오

르기 시작한다. 광장을 메운 사람들의 함성이 시작되고 더러는 외국인들도 자기나라 말로 소원을 말하기도 한다.

 

붉은해가 떠오르고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태양은 조금 더 작아진 느낌에 밝은색으로 변한다. 사람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고 빠른 사람들은

어느새 하산을 시작하지만 내려가는 길 역시 정체에 더디기만 하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기 어렵겠단 생각에 여우굴쪽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하고

발길을 잡아본다. 백운대를 뒤로 돌아 와이어로프를 잡고 약수암릿지쪽으로 내려오니 절벽은 눈길에 얼음까지 있는데 아이젠을 지참하지 않아 도

저히 내려갈 수 없다. 그렇다고 바위에 잡을 홀더도 마땅치 않은데다 이곳을 겨우 탈출한다 해도 마른폭포의 경사진 곳을 빠져나가기 어렵겠단 판

단이 들어 다시 백운대로 올라왔으나 여전히 절반의 인원 빠져나가지 못하고 대기중이다. 

 

이런 우려로 상장능선을 타고 왕관봉에서 일출을 맞을까 생각도 했으나 역시 북한산에서의 첫날 일출은 백운대가 제격이고 상징성이 있다는 생각

에 백운대를 선택했지만 잘 한 생각이다. 오늘처럼 춥지 않은 새해 첫 날을 만나긴 쉽지 않겠다.

 

나와 우리 가정이 모두 건강하고 소망하는 모든 것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호랑굴 아래 협곡에 이르자 드디어 생활여명이 시작된다

 위문부터는 등산객이 밀려들어 백운대 정상까지 정체구간으로 겨우 올라왔더니 백운대 광장에도 인산인해다

 많은 사람들이 백운대를 포기하고 저 아래서 일출을 기다리기도 한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새해 첫 날의 태양이 고개를 내밀자 함성이 터져나오며 각자의 소망을 기도한다

 백운대에서 오직 저 태양만이 유일신이라 모두 경배를 드리기에 여념이 없다

 오!! 태양신이시여, 그대와 통신을 원하나이다!!!  

 

 

 

 작은 빛 하나로 어둠에서 건져내 세상을 빛내는 태양은 오늘만큼은 이곳의 유일신이다

 

 

 붉은 빛은 어느새 흰빛으로 환골탈태하기 시작한다  

 유일신인 태양의 일출 감동에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하는 신도들

  

태양신 경배는 끝없이 계속된다  

멀리 도봉산 주능선도 잡히고...

 난 정상코스로 하산을 포기하고 뒤로돌아 여우굴쪽으로 하산하며 마지막 경배자의 모습을 본다  

 

 

 염초봉과 원효봉

 약수암 뒤 약수암릿지

 

 겨울엔 위험한 염초봉

 여우굴쪽 절벽은 얼음이 있어 하산은 포기하고 다시 백운대로 오른다

백운대 뒤쪽으로 설치된 와이어로프엔 녹이슬어 다소 흉물스런 모습이나 여전히 견고하다

 약수암릿지 정상

 넓게 보는 약수암릿지

 

 앞쪽엔 노적봉, 뒷쪽은 의상능선의 보현봉, 문수봉, 나월봉, 나한봉이 보인다

 

 

여우굴을 포기하고 다시 돌아온 하산길은 병목구간이라 여전히 정체다

 가을 단풍 때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몰려든 것으로 새해 첫날은 연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린다

 오리바위

 밤골계곡에서 보는 인수봉

 숨은벽능선 정상에서 보는 숨은벽능선

 백운대와 파랑새능선

 인수봉 서남쪽 악어새 구간

 만경봉과 호랑이굴 인근

 신랑신부바위

 

 

 

 

 

  제 블로그를 방문하신 분께서도 새해엔 건강하시고 소망하는 모든 것 이루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