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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등등/등산 관련

카멜백 수낭

by 즐풍 2017. 2. 24.

 

 

등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를 꼽으라면 등산화, 배낭, 식수를 꼽을 수 있겠다. 등산 의류나 소품은 그 다음의 문제다. 그 중에서

식수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물은 먹고 사는 문제를 떠나 바로 생명과 직결되므로 중요성이야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만 자칫 소홀하기

쉽다. 슈퍼에서 생수통 몇 개 구입하여 배낭에 넣고 목마를 때마다 가방에서 꺼내 먹으면 그만이니 편하긴 하다. 여자라면 몸이 유

하여 배낭의 외부수납 공간에 있는 물병을 꺼내 물을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남자는 몸이 경직되다 보니 그게 잘 안 돼 참고, 배낭을

게 귀찮아 참는 경우도 더러 있다. 물론 산악회를 따라 간다면 쉴 참이 많아 그때그때 음용하면 된다지만 단독산행인 경우 내친

김에 걷다 보니 배낭을 벗는 게 다소 귀찮아 내쳐 걷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수낭을 구입했다. 내가 워낙 날씬하다 보니 땀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식수 음용양이 적어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 때도 있다. 그래서 처음엔 플래티퍼스 수낭 1L자리 두 개를 구입하여 아내와 하나씩 사용하겠단 생각에 작은 용량으로

했지만 결과적으론 실패였다. 한여름이라면 너나할 거 없이 땀 흘리기는 마찬가지인 데다 험로를 뚫고 지나갈 땐 체력소모가 크다

갈증도 심하기에 의외로 용량이 커야 하는 데 이를 간과했다. 하여 그 후엔 카멜백 2L짜리로 갈아탔다.

 

 

 

 

 

 

구입한 카멜백은 외피를 코듀라로 덧씌워 긁혀도 문제될 게 없을 만큼 견고하다. 주입구는 손이 들어가는 크기라 손세척이 가능하므로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고무호스는 별도 클리닝 키트를 구입하여 세척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나는 찬물을 싫어하므로 한여름에도

상온에 보관된 삼다수 2L를 채우고 사용한다. 겨울철엔 끓인 물을 조금 식혀 넣으면 너댓 시간 따듯한 물을 음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등으로 전해지는 따듯함도 좋다. 찬물을 선호하는 분들은 입구가 커서 얼음을 넣는 데도 불편함이 없고 보냉효과도 좋다고 한다.

 

하지만 노출된 호스가 코듀라로 덮혀 있어도 얼기 일쑤라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시고 나면 입김을 불어 넣어 호수에 있는 물을 수낭으로

넘겨야 얼지 않는다. 게다가 혹한기엔 괜히 호스가 얼어 사용중에 갈라지지 않을까 노파심이 생겨 호수를 아예 배낭에 넣고 음용할 때만

이용한다. 튜브는 캡으로 닫기 때문에 위생적이다. 카멜백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엔 제품 특유의 냄새가 싫다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사용 후 잘 씻은 다음 냉동보관 한다고 하는 데, 난 그저 편하게 굴리고 사용한다.

 

 

 

 

 

수낭을 사용하자면 배낭 선택이 좀 더 신중해진다. 개념 있는 배낭은 수낭호수를 밖으로 빼는 구멍이 어깨끈 사이 등판 위에 있어 배낭

에서 바로 구멍으로 뺄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하지만 구멍이 없는 배낭은 배낭의 지퍼를 다 잠그지 못 해 불편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수

사용인구가 늘어나면 배낭 제조업체에서도 호수 구멍을 필수적으로 만들어 주겠지만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수낭을 구입함에 따라 언제든 산행 중에 호수 튜브만 물면 음용할 수 있어 물병을 빼기위해 배낭을 풀어야 하는 불편은 사라졌다. 그러

다 보니 쉬는 시간이 줄어들었으니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은 셈이다. 수낭을 사용함으로써 특히 좋은 점은 내가 아무리 물이 가득해도 

다른 사람들이 물을 달란 말을 할 수 없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배낭의 무게를 줄이려 물통을 적게 갖고 다니면서 물 동냥을 하는 경우

도 있지만 수낭에 든 물까지 동냥할 수 없으니 이 점 편리하다. 다만 아쉬운 건 2L짜리를 사고 보니 종주산행이나 연계산행처럼 긴 산행

시간일 때 물이 모자라는 경우도 발생한다. 장거리 산행이라면 보충용으로 생수 한두 병 더 넣으면 되겠지만 그렇게 하면 수낭을 구입한

의미가 반감된다. 굳이 구입하겠다면 3L짜리를 구입해야 효용가치가 높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