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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등등/등산 관련

레키 골드라벨 바리오카본 DSS 4단 접이식 등산스틱

by 즐풍 2019. 4. 11.

 

 이미지: 레키 홈피에서 구입한 제품 캡쳐

 

 

 

 

설악산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오르면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중청으로 가는 길과 왼쪽으로 대승령 가는 길로 나뉜다.

중청 방향도 힘들지만, 한계령 삼거리에서 귀때기청봉을 거쳐 대승령으로 가는 길은 너덜길로 악명 높다.

2018년 10월 9일 한글날에 서북능선 귀때기청을 다 오르기도 전에 너덜길에서 레키스틱이 한계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졌다.

 

 

무릎이 약한 집안 내력으로 마라톤 풀코스 종주 한 번에 무릎이 절단나 한동안 사무실에서 화장실 갈 때도 무릎이 시큰거렸다.

그러니 내 체중을 견뎌야 하는 마라톤은 울며 포기해야했고, 가끔 가던 등산도 스틱이 없으면 네 발로 기어서 내려와야 했다.

그렇게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때 등산화에 기능성 깔창을 두 개씩 깔고 스틱에 의지하며 산행을 시작해 재활에 성공했다.

 

 

처음엔 국내산 스틱을 두세 번 구입해봤지만 30여 번 쓰면 여지없이 망가져 더 이상 쓸 수 없었다.
등산 30번은 한 달에 한 번 산행하는 사람에게는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두 번 산행하면 1년이 조금 더 걸린다.

처음 산행할 땐 매주 주말 이틀을 꼬박 산행하다 보니 불과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스틱이 망가져 싼게 비지떡임을 체험했다.

 

 

결국, 스틱의 왕가로 추앙받는 레키스틱을 구입한 이후 촉만 몇 번 갈아쓸 만큼 견고한 완성도를 경험했다.

그 스틱은 알루미늄 합금이라 다소 무거운 느낌은 있었으나 워낙 손에 익어 불편없이 잘 사용했다.

5~6년을 대부분 바위 산을 끌고 다니다 보니 이리 긁히고 저리 긁히며 표피가 벗겨져 알루미늄 합금 본체가 다 드러났다.

 

 

산행 후 이 스틱을 깜빡 잊고 버스에 오르는 바람에 분실했을 땐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나간듯 무척이나 맘이 아팠다.

그후 한두 세트씩 구입한 스틱을 처형이 필요하다고 해 한 세트 주고 목우와 내가 하나씩 쓰고 있었다.

첫 번째 스틱 분실 이후 구입한 카본 스틱은 가벼운 반면 견고성이 다소 부족해 두 번이나 부러졌다.

 

 

중간 부분이 부러졌을 때는 교체했는데, 이번에 부러진 손잡이 부분은 교체가 안 된다기에 새로 장만해야 했다.

다시 무겁지만 견고한 알루미늄 합금으로 구입할거냐 아니면 가벼운 카본이냐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다 4단짜리 신제품은 접었을 때 크기가 38cm 밖에 안 돼 작은 배낭에도 수납이 가능하다기에 거금을 투자했다.

 

 

이번에 구입한 4단 접이식 스틱은 일부는 가벼운 카본이고 일부는 알루미늄 합금이다.

전체가 카본인 스틱 보다 다소 무거운 느낌이나 신제품인 만큼 기능이 향상돼 펼치기 쉽다.

배낭에 쏙 들어가니 이동할 때 다른 사람들이 혹여 긁히는 등의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택배 받은 후 박스 개봉

 

 

 

내용물 전체

 

 

 

왼쪽 러버 팁 커버 1set (\18,000원), 오른쪽 DSS촉 1set (\40,000원)

 

 

 

붉은 원은 촉을 분리할 때 쓰는 도구

 

 

 

앞서 말했듯이 이 촉은 몇 번 잘 갈았다.

마지막으로 갈았을 때 하나에 20,000원이다.

 

 

 

도구를 이용한 분리 요령

 

 

 

아래서부터 위로 3단은 쭉 펼치기만 하면 되고, 맨 윗단은 레버를 원형 방향으로 밀어서 고정시킨다.

 

 

 

정식 수입했다는 정품인증 홀로그램 스티커다.

이게 없으면 a/s를 받지 않겠다는...

스틱 마다 일련번호가 부여됐다.

 

 

 

레버 왼쪽이 마지막 3단

스틱을 다 펼쳤을 때 가운데 신축성 좋은 줄이 고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게는 개당 240g이다.

3단 카본+알루미늄 스틱은 219g도 있으니 내가 구입한 스틱은 보통 보다 조금 가벼운 편이다.

 

 

 

 

 

 

 

위 스틱을 일렬로 세우고 3단을 잡아빼면 이렇게 버튼이 튀어나와 스틱 전체가 고정된다.

아래서부터 1, 2, 3단은 크기 불변이고, 4단으로 높낮이를 조정하게 된다.

 

 

 

마지막 4단으로 높낮이를 조정하는 레버

레버를 눌렀는데 헐거울 땐 작은 원의 투명볼트로 조인 후 레버를 닫으면 된다.

 

 

 

다 접었을 때 크기는 38cm에 불과하니 웬만한 배낭에 다 들어간다.

이동할 때 스틱 촉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염려가 전혀 없다.

 

 

 

수납했을 때 모습

왼쪽에 있는 매듭은 바스켓을 묶어 더욱 고정하는 용도다.

 

 

 

이런 식으로 수납해야 한다는...

 

 

 

바로 오른쪽 스틱 손잡이 부분이 이렇게 부러져 거금을 투자한 것이다.

 

 

 

카본은 가벼운데 철은 아니고 이렇게 나선형으로 감아가며 원통을 만들어 외력에 저항력을 높였다.

알루미늄이 아니므로 가벼운 대신 강도가 다소 약한 게 흠이다.

 

 

 

바위를 타면서도 스틱을 손에서 놓지 않아 몸체가 바위에 부딪히고 긁혀 기스가 많이 났다.

그래서 이번엔 거금을 들인 만큼 코팅지를 구입해 둘둘 말아 커버를 씌웠다.

하루 지나니 접착력이 부족해 떨어진 부분을 글루건을 쏴 밀봉을 했는데 얼마나 오래갈지 모르겠다.

 

 

 

 

 

모두가 들어봤을 수불석권(手不釋卷)이란 말이 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이니 늘 공부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이 수불석권을 원용해 수불석스틱(手不釋stick)이란 내가 만든 신조어가 있다.

벌써 대략 뜻을 짐작하듯이 등산하는 동안 손에서 스틱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다.

스틱이 다소 거추장스러워 보여도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하중의 부담도 줄여줘 관절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어디 그뿐이랴.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점프할 때 그냥 내리뛰면 무릎에 큰 부담이 되지만, 스틱을 이용하면 나비처럼 사뿐히 내려앉는다.

평지를 갈 땐 스틱을 밀어 추진력도 얻을 수 있으니 잘만 사용하면 등산이 더 쉬워진다.

장담하건대, 정말 스틱을 나만큼 요긴하게 쓰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비싼 만큼 오래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