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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등등/등산 관련

백두대간 종주와 등산 시그날에 대한 단상

by 즐풍 2017. 2. 24.

 

 

주 5일제 근무가 뿌리내리면서 건강과 여가를 겸한 등산의 활성화, 그리고 직장 산악동호회나 카페 산악회, 또는 지역산악

동호회 등 수많은 산악동호회의 활발한 활동으로 주말이면 전국의 명산은 등산객의 발길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북한산 백운대 가는 길의 장사진

 

 

 

진달래나 철쭉, 단풍 등 행락철의 인기명산은 꼭두새벽부터 랜턴 불빛으로 연결된 수많은 등산 인파를 보며 우리 민족의

남다른 산에 대한 애정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절벽이나 험로에 막혀 일시적 정체로 한 발자욱도 나가기 어려운 상황에선

산을 잘 못 타는 등산객때문에 지체되는 걸 원망해 보기도 한다.

 

 

 ▼ 고려산 진달래축제를 즐기는 상춘객 행렬

 

 

이런 명산이 지역경제에 한 몫하는 곳도 제법 많다. 태백산이나 설악산, 지리산은 물론 서울의 북한산이나 도봉산 등 인근

식당엔 주말이면 앉을 자리도 없이 북적대 한 밑천 잡는듯 싶지만 평일이면 쓸쓸함이 묻어날만큼 한산함을 보이는 진풍경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등산로 입구의 식당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극명한 계절사업으로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성수기

때 한 몫 보려고 여름엔 계곡을 무단점령한 체 바가지 씌우는 밉살스런 얌체상혼이 판치기도 한다.  

 

계절에 맞는 명산의 수려한 비경을 소개하는 산행기는 산행본능을 자극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사통팔달의 잘 짜인 도로

망을 이용하여 원근을 가리지 않고 동호회 중심의 산행을 나서게 된다. 덕분에 나도 2-3년 북한산에서 다진 등산경력으로

카페산악회에 가입하여 벌써 2년여 만에 혼자라면 엄두도 못 낼 지방원정 산행을 제법 많이 다녀왔다.

 

 

▼ 사량도 지리망산

 

 

혼자라면 꿈도 꾸지 못 할 남해바다 사량도 지리망산이나 지리산 덕유산은 물론 땅끝 해남 일원의 달마산 두륜산 주작덕룡

산부터 가까운 축에 속하는 강원도 설악산이나 방태산의 설경 등은 카페동호회가 아니었다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지방

원정산행이다. 이런 동호회를 이용함으로써 원거리 지방산행이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많은 회원들로 산림이 훼손되

고 농번기에 일손이 부족한 지역 농어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기는 부작용도 있다. 지방산행에서는 이런 점에 좀 더 주의

하며 산행해야 한다.

 

게다가 장거리 산행의 경우는 흔히 야간산행과 병행되어 자칫 낙상으로 인한 대형사고는 물론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경우도

발생하고 보면 산행은 늘 조심해야 할 일이다. 이러한 산행이 계속되다 보면 백두대간이나 정맥 지맥산행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그마저도 끝내면 1000m 이상급 산행이나 지역별 연계종주 등 테마산행으로 이어진다.

 

 

▼ 안개에 갇힌 설악산

 

 

내가 아는 사람도 백두대간을 벌써 아홉 번째 진행하는 사람도 있고 보면 대간이 갖는 특별한 매력이 있기에 그런 열정을 

쏟아 붓는 원천이 된다. 주위에선 간혹 백두대간을 뛰자는 제의가 들어오긴 하지만 일천한 산행경력이라 유감스럽게도 아

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 마저도 밟지 못 한 산이 많다. 기회가 되는 대로 국립공원을 끝낸 후 도립공원이나 지역 명산

탐방을 이어가되 구태어 백두대간이나 정맥에 목 매지 않고 유유자적 산행을 즐길 생각이다.

 

사실 백두대간을 뛴다면 일정이 겹쳐 피치못할 사정으로 어느 구간을 빼 먹으면 언젠가 땜빵을 해야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에 그 미진함을 어쩔 것인가? 분단 조국의 백두대간은 설악산부터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의 등줄기를 타고 가며 수려

한 산하를 타는 즐거움이야 있겠다. 때로는 비지정탐방로를 국공파 직원과 숨박꼭질해야 하고 백두대간이 다른 산행이나

일정을 옭아매는 구속임을 알기에 처음부터 미련을 두진 않으나 대간을 종주한 그 분들의 산에 대한 사랑과 열정엔 아낌 없

는 찬사를 보낸다.

 

물론 백두대간을 시작도 안 해본 상태에서 대간의 종주가 갖는 의미를 알겠냐마는 특정 명산에 비해 지루하거나 고단한 코

스도 많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숙제하듯 밟아보는 대간종주에 의미를 두지 않고 명산을 찍어 가는 탐방이 훨씬 경제적일

거란 생각이다. 

 

  

▼ 불수사도북 종주코스

 

 

웬만큼 산을 타거나 백두대간이 끝나면 새로운 산행에 흥미를 가질 텐데 수도권 같으면 불수사도북이니 강남7산이니 동두천

환종주니 하는 장거리 테마산행이 있다. 이러한 테마산행은 지역별로 수없이 많은 코스가 있어 지역동호인의 결속력을 다질

뿐 아니라 자신의 체력을 테스트하며 흥미로운 산행경력을 하나씩 추가하는 멋진 산행이 된다.

 

불수사도북 종주만 하더라도 45km 남짓의 거리에 20시간 전후의 산행시간이 걸리니 꼬박 밤을 새워야 종주하는 코스라 웬만

한 산행경력이 아니라면 종주할 엄두도 못내는 코스다. 물론 이 보다 더 길고 함란한 종주코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한 코스를 처음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며 종주를 감행한 선등자의 노고가 있었기에 그 길을 따라가는 후등자는 한결 쉽게 코스

를 따라가며 동료와 유대를 높인다. 

  

  

 

▼ 달마산 코스에서 만난 시그널

 

 

 

이러한 산행을 하며 전에 봤던 리본을 다른 산에서도 마주칠 때 그 사람과 같은 산을 탄다는 일체감을 넘어 그의 산행기록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리본은 어떤 면에서는 산림을 훼손하는 가 싶어도 눈 덮힌 심설산행에서 길 찾기가 난감할 때 또는 길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오지에서 만나면 구세주를 만난 듯 생명줄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알록달록한 리본이 키재기를 하듯

나뭇가지나 철망에 가지런히 걸린 모습은 산행 경로를 알려주는 가 하면 등산객이 자주 찾는 명코스임을 알려주는 표식이기

도 하다. 산 모퉁이에 걸린 리본은 동구밖 서낭당에 걸린 형형색색의 신기(神氣) 어린 천 조각처럼 오가는 등산객의 안녕을

기원하는 염원이 깃들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렇게 리본의 공과가 있으니 좋고 나쁨을 단언하기엔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때론 사지에서 벗어날 한 줄기 빛과

같으니 리본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와 같이 길 안내의 순기능은 인정하지만 욕심이 과해 우의용 원단

인 타포린 원단 사용으로 환경을 침해하는 제품 보다는 친환경 천을 사용하여 동여매지 않고 고리 구멍으로 체결하여 나뭇

가지가 자라도 압박하지 않는 제품에 적당한 크기의 리본을 사용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물론 백두대간이나 산행 리본에 관한 한 다른 의견이 있겠으나 구태여 논쟁을 벌일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