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설악산 공룡능선을 탈 때 찍은 사진이다. 그때가 2011년 6월 첫째주였으니 제법 날씨가 뜨거웠는데
산은 온통 초록색 일색이라 사진에선 상큼한 색조가 물씬 뭍어난다.
배낭이나 모자도 녹색인데 옷까지 녹색이었다면 카멜레온처럼 완전히 자연에 스며들었겠단 생각이 든다.
처음 저렴한 필카를 구입할 때의 목적은 당연히 인물사진 찍기다. 필름 한 통을 통째로 인화해야 하니 풍경사진은 언감생심이다.
어디든 가면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며 무조건 찍어대던 사진은 또딱이 디카로 바뀌면서도 여전했다.
그렇게 찍어대던 사진은 아내가 블로그에 절대 사진을 올리지 말라고 당부하기 전까지는 몇 개 안 되지만 인물사진뿐이었다.
하여 블로그에 있는 인물사진을 삭제하고 본격적으로 풍경사진으로 전환하다보니 이젠 도리어 갖고 있는 인물사진이 없다.
물론 대부분 산행을 혼자 하다보니 인증사진 찍겠다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민방스럽다. 산행 사진을 찍는
자체가 산행에 대한 증거가 되기에 굳이 내 사진을 찍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인물사진 찍을 때 들어오지 않던 풍경이, 풍경사진으로 전환되면서 도리어 인물사진만 찍어대는 주변의 상황이 우습게 보이기
까지 한다. 그러다보니 산악회를 따라가서도 회원들을 찍어주기 보다는 주변 풍경을 찍는데 열중했다. 그러는 사이 간간이 나도
모르는 사이 나를 찍어 올리는 사진을 보면서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런 모습에 더 흡족한 만족을 느낀다.
간혹 연출된 사진도 있기는 하지만 자연스런 사진중에 내 얼굴 인식이 뚜렸하지 않은 사진을 골라 올린다.
춘천 오봉산 청솔바위에서 찍은 사진이다. 불과 2m 정도도 안 되는 낮은 바위지만 올라가기가 마땅치 않아
이곳에서 사진 찍기는 쉬운 장소가 아니다. 그래도 잘 올라가 포즈를 잡아본다.
주작덕룡산이었던가? 거리가 멀다보니 깜깜한 새벽에 출발해 어느 정도 능선에 올라서야 일출을 바라보게 된다
서산에 있는 황금산을 낀 해안가에 우뚝 솟은 바위다. 옆 바위엔 사망자를 기리는 동판이 보인다.
로프를 잡고 오르려니 해풍에 삭아 바위의 홀더를 잡고 올라갔지만 가슴이 켕기고 발 떨리는 릿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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