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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경상도·부산·울산·대구

신라시대 최고의 연회장소인 동궁과 월지

by 즐풍 2023.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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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31. (금)  오후에 잠시 탐방

 

 

경주에 도착한 다음 제일 먼저 탐방한 곳이 국립경주박물관이다.

경주박물관은 본관과 2곳의 별관으로 나누어 3개로 포스팅할 생각이나 찾을 자료가 많아 뒤로 넘긴다.

앞서 제일 간단한 선도산 용작골의 주상절리를 1차 작성한 바 있고, 이번이 두 번째로 들린 동궁과 월지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의 궁이었던 월성 건너편에 있는 연회용 별궁인 셈이다.

워낙 오랜 세월이 지나 건물이나 월지는 현대에 거의 복원되어 옛 모습은 찾기 어렵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다.

 

 

ㅁ 동궁과 월지

 

경주야경 제1의 명소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동궁과 월지는 ‘안압지’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수도 있다.
조선시대 폐허가 된 이곳에 기러기와 오리 무리가 있는 연못이라 하여 ‘안압지’라 불렀는데,

원래 이곳은 신라시대 왕자들이 기거하던 별궁이 있던 자리다.
그래서 2011년 ‘동궁과 월지’라는 제 이름을 찾았다.

삼국사기의 기록을 보면 문무왕 14년(674)에 연못인 ‘월지’가 조성되었고,

삼국통일이 완성된 이후인 679년에 ‘동궁’이 지어졌다고 전한다.

동궁 내의 ‘임해전’은 연희, 회의, 접대 장소로 활용되었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 조경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동서 길이 200m, 남북 길이 180m인 월지는 남서쪽의 둘레는 직선인데 반해 북동쪽은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되어 있다.
이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못의 전체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없어 끝을 알 수 없는 바다와 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
연희장소로 쓰인 ‘임해전(臨海殿)’은 바다를 내려다보는 전각이라는 뜻으로 연못 월지의 조경이 바다를 표현했다는 것을

에둘러 짐작할 수 있다.                                                  (출처_경주시청)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지근거리인 동궁으로 들어선다.

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 단아하지만 당시엔 더 멋들어졌을 것이다.

조선시대 왕궁 건물의 지붕에서 보이는 「잡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잡상은 명나라 때 소설인 서유기에 등장하는 인물과 토신을 형상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라시대에는 건물의 용마루 양 끝에 건물의 위엄을 높이고 귀신을 쫓아 액운을 막는 역할을 하는 「치미」를 올렸었다.

먼저 경주박물관에서 본 치미는 일반인 키보다 컸으니 건물의 규모도 웅장했을 것이다.

 

 

 

동궁은 벽 없이 기둥만 세웠다.

당시 날씨는 지금보다 겨울엔 더 춥고, 의복도 제대로 방한이 안 됐을 테니 당연히 벽은 있었을 것이다.

이럴 땐 마음의 눈으로 벽을 만들어야 한다.

 

월지의 남서쪽 둘레는 원래부터 이렇게 일직선으로 바다처럼 느끼게 만들었다니 지금 봐도 대단한 안목이다.

원래 습지였던 곳에 월지를 만들었다면 다소 노동력을 절감했겠지만,

수없이 많은 고분을 보면 이렇게 큰 연못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게 해냈을 것이다.

 

 

 

조선시대 이후 안압지로 불렸던 이곳 월지를 정비할 때 약 3만 점의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그 유물의 일부를 국립경주박물관에 월지관을 별실로 만들어 전시하였으니 먼저 박물관부터 들리는 게 순서다.

 

 

 

남서쪽의 일직선인 둘레와 달리 동북쪽은 굴곡을 줘 자연미를 살렸다.

 

월지는 통일신라의 문무왕 연간인 674년에 만든 것이라고 한다.

통일된 신라의 국운을 끌어모은 장대한 사업이었던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면 언젠가 사망에 이르듯 나라도 흥망성쇠는 있기 마련이다.

신라 천년의 기운이 다하던 신라 말 경순왕은 여기서 고려 태조 왕건을 만나 경애왕이 견훤에게 피살된 일을 전하며 고려에 항복했다.

그 당시 조촐한 연회를 베풀며 항복한 것이 신라의 마지막 연회가 아니었을까...

 

 

 

신라가 그렇게 스러지고 이곳도 한동안 방치되어 석축이 무너지고 잡초만 우거진 걸

이렇게 깔끔하게 복원된 것도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영욕의 세월이 지나고 새롭게 단장한 이곳에 또 화려한 봄이 지나고 있다.

벚꽃이 지면 푸른 초목이 이곳을 덮으며 겨울의 쓸쓸함을 몰아낼 것이다. 

 

 

 

 

 

 

 

 

시간이 되면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즐겨야 한다.

이날 저녁을 먹고 이곳의 야경을 즐기는 대신 시내에 있는 경주읍성을 탐방했다.

신라 천 년의 긴 세월 중 통일신라의 응집력이 이곳에서 발현되고, 이곳에서 숨결이 사그라들었다.

신라의 영욕을 알고 싶으면 이곳을 방문하며 역사와 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