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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영남알프스

’22년, 영알 9봉 중 첫 번째로 가지산 인증

by 즐풍 202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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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9.20 (화) 07:34~14:58(7시간 24분 산행, 운문산 포함 12.6km 이동, 평속 2.0km/h)

 

 

금년에는 산행을 별로 하지 않아 영알 9봉 인증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최근에 산행을 다시 시작하며 체력 만들기에 들어간 산이 수도권의 500~600m 급의 낮은 산이 대부분이었다.

영알 9봉은 모두 1,000m가 넘는 고산이라 이들 9 봉우리를 완주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안다.

썩어도 준치라고 즐풍의 산행 경력 14년을 믿고 일단 부딪치기로 한다.

 

제일 먼저 선정한 산이 가지산(1,240.9m)과 운문산(1,188m)이다.

지금까지 몸풀기로 등산한 수도권 산의 두 배가 넘는 높이라 긴장이 앞선다.

이 두 산을 최대한 짧은 코스로 만들기 위해 석남터널 입구에서 등산을 시작해 가지~운문산을 한 번에 통과한다.

운문산에서 흔히 되돌아가는 아랫재로 가진 않고 함화산을 거쳐 하산하며 최단거리로 만들 생각이다.

 

이번 영알 9봉은 영축-신불-간월산만 1일 3산을 뛰고 나머지는 매일 두 산을 오르며 4일에 걸쳐 끝낼 생각이었다. 

첫날 가지산과 운문산을 오른 뒤 문복산을 오르고, 천황~재약산을 등산할 때 고헌산을 더하면  3일에 끝낼 수 있다.

영알 9봉 인증센터에서도 하루에 최대 세 산까지만 인정하니 최소 3일에 끝내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한다.

석남터널 입구는 해발 667m이므로 겨우 573m 고도를 높이면 가지산을 거저먹을 수 있는 마법을 부린다.

 

 

가지산~운문산~함화산 등산코스

 

 

영남알프스 인증 앱에서 제공하는 '22.9.18 현재 완등자는 26,483이다.

11월 말에 마감한다고 하지만 3만 명이 한정이므로 이런 상태라면 10월에 조기 마감되겠다.

 

 

해발고도가 660m인 석남터널 앞 주차장에 주차하면서 가지산 산행은 쉬워졌다.

가지산과 운남산의 산행이 한결 쉬워졌으니 이곳을 들머리로 삼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중봉에 가까워지자 가지산 정상이 눈에 들어온다.

 

가지산이 철쭉 군락지라고 하니 내년에는 철쭉꽃이 필 때 이 구간을 지나며 철쭉꽃의 화려함을 즐겨야겠다.

 

이 구간은 쇄석을 깐 듯 자잘한 자갈이 많아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지산의 명물인 쌀바위는 영남알프스를 태극 종주할 때 본 이후 영알 9봉 인증에서는 한 번도 가까이하지 못했다.

영알 9봉 인증이 최소한의 동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끌어내야 하므로 최단거리를 선택하는 약은 산행을 할 수밖에 없다. 

 

엊그제 태풍이 지나갔으나 하늘은 여전히 비가 올 듯 흐리다.

 

가지산 중봉에 오르며 정상은 한결 가깝게 다가온다.

정상에 세워진 표지석도 눈에 들어오니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며 파란 하늘이 조금씩 나타난다.

 

석남터널에서 등산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가지산 중봉을 구경도 못했을 것이다.

중봉, 네가 이렇게 생겼구나...

 

하늘은 여전히 변화무상하여 구름이 지나갈 땐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흐리고,

그 사이로 햇살이 비치면 드러난 바위가 더 희게 보인다.

가지산에선 쌀바위보다 이 바위가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보다 풀이 먼저 갈색을 띠며 가을을 맞는다.

곧이어 10월이 되면 설악산이 아니라도 고산지대에는 점점 붉은색이 내려앉을 것이다. 

 

지나온 중봉 일대

 

구절초가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

 

가지산 정상을 앞두고 보초를 서듯 보는 방향에 따라 일렬횡대가 되기도 하고, 종대가 되기도 하는 인상적인 바위다.

 

가지산 전위봉에 설치한 돌탑

 

 

 

가지산에서 그리 머지않은 곳에 두 개의 봉우리가 적당한 거리로 떨어져 있다.

너희들이 문복산과 고헌산이더냐?

오늘 가지산과 운문산을 끝내면 바로 너 왼쪽 문복산을 오를 테다...

 

가지산 전위봉

 

전위봉에서 보는 운문산 가는 방향의 바위는 자주 보게 된다.

 

 

 

 

쌀바위

 

 

드디어 영알 9봉 중 가지산을 첫 번째로 인증하게 된다.

가지산의 들머리를 석남터널 입구로 잡는 바람에 쉽게 오를 수 있었다.

평일 이른 아침이라 올라올 때 두 팀을 추월하며 간격을 벌려 그들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핸드폰의 "영알 9봉 인증" 앱으로 찍은 사진만 인정되므로 생전 처음으로 셀카를 찍는다.

지금까지는 아무리 급해도 셀카를 찍는다는 건 생각하지 못했다.

사진이야 찍어도 그만 안 찍어도 그만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셀카를 찍는데 즐풍의 얼굴과 표지석이 다 나오게 찍으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겨우 한 컷 찍어 첫 번째로 가지산 인증을 받았다.

 

 

 

 

벌개미취 꽃

 

두 번째 산인 운문산은 아랫재에서 고되게 올라가겠지만, 그렇다고 못 오를 산도 아니다. 

이제부터 반향을 바꾸며 운남산으로 가는 길이다.

가지산 구간은 제법 길지만 운남산 구간은 비교적 짧은 편이다.

 

내려가며 보는 가지산 정상 일대

 

가지산은 정상 등로에서 벗어난 기암괴석에 더 눈이 간다.

다행히 남쪽에 멋진 바위가 많아 오가며 보는 재미가 좋다.

 

 

 

뒤돌아 본 바위

 

 

 

미역취(돼지나물)꽃

 

가지산에서 운문산으로 가는 방향에 살짝 두세 걸을 옮기면 만나게 되는 쉼 바위다.

여기서 잠시 쉬며 점심을 먹는다.

주말에 영알 9봉 모두 인증하는 사람들로 붐비겠지만, 화요일인 오늘은 여전히 한가하다.

 

 

 

 

 

조금 더 내려가면 가지산과 운문산 경계이자 고개인 아랫재에 도착한다.

이렇게 가지산에 첫발을 디디며 영알 9봉 인증을 위한 첫 번째 인증을 마친다.

천리길도 한 걸음 빠지면 그 끝에 도달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한글 자음으로 첫 번째 인증을 기세 좋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