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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충청도·대전·세종

태안 이원면의 용난굴과 주변 해안의 바위 절경

by 즐풍 2022. 7. 8.

2022_116

 

 

 

2022.6.22 (수) 16:55~19:00, 2시간 탐방

 

 

바다에 누운 소나무를 고상하게 해와송(海臥松)이라 부르는 곳에 도착하니 용난굴까지 200m 거리라고 안내한다.

오늘의 미션 장소가 머지않은 곳에 있다니 다행이다.

어쩌다 보니 태안 해안의 해식동굴을 찾는 미션이 착착 진행되지만,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다.

네비를 찍고 해식동굴을 찾아다니면 편하겠지만, 힘들게 해안을 탐방하며 보는 풍경도 명산 등산만큼 큰 감흥을 준다.

 

태안의 해변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 물이 빠지면 해변으로 드러나는 해변이 바다 깊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만리포해수욕장은 길이 1km에 폭은 200여 m나 되어 물이 빠졌을 때 바닷물까지 걸어가기도 귀찮을 정도로 멀다.

이렇게 드넓은 해수욕장은 도리어 폭염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오늘 탐방하는 태안군 이원면의 해안은 태안해안 국립공원에서 제외된 지역이기도 하다.

 

 

 

 

해와송 주변에 제법 멋진 바위가 많다. 

 

 

 

큰 바위 아래에 있는 작은 바위는 오랜 세월이 지나며 날카롭던 끝은 파도에 이리저리 휩쓸리며 제법 둥글게 변했다.

이 정도의 크기라면 제법 큰 파도가 밀려올 때 겨우 들썩거릴 정도일 테니 지나간 세월을 가늠할 수 있겠다.

 

 

 

드디어 우측으로 용난굴이라 쓴 팻말과 굴 입구가 언뜻 보인다.

 

해안에 망부석이란 이름이 붙었으니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간 어부의 아낙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형상이다.

흔히 바닷가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이름이다.

그러나 용난굴 안내문엔 승천하지 못한 용이 망부석이 되어 용난굴을 지킨다고 한다.

 

 

 

 

 

 

 

용이 승천할 때 굴을 지나가며 남긴 비늘 자국

 

안내문에는 차윤천 님이 굴 안의 돌과 모래를 파내어 복원했다고 한다.

지금은 바닥에 모래를 깔아 굴 깊이가 30m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옛날에 "용이 나와 승천한 곳"이라 하여 용난굴이라 전해 내려온다.

동굴 속으로 18m쯤 들어가면 양쪽으로 두 개의 굴로 나누어진다.

두 마리의 용이 굴 하나씩 자리 잡고 하늘로 오르기 위해 기회를 보다가 용 한 마리가 먼저 굴에 용의 발과 꼬리 비닐을 남기고 승천했다.

남겨진 용은 승천 길이 막혀 몸부림치다가 동굴 벽에 핏자국을 남기고, 동굴 앞에서 망부석이 되어 용굴을 지키고 있다.

※ 용난굴은 썰물 때만 동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안내문)

 

 

용의 핏물 자국이다.

 

용이 승천할 때 천장에 박힌 꼬리 부분이 아직 흰띠로 남아있다.

 

바다 여행은 늘 그렇듯 물때가 중요하다.

풍경에 따라 물이 찬 것을 즐겨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용난굴처럼 직접 굴 속으로 들어가려면 썰물이 좋다.

이러한 물때를 알고 싶으면 바다타임(앱)에서 필요에 맞게 물때를 확인하는 게 좋다.

물때는 목적지와 가장 가까운 항만을 기준으로 안내하므로 어느 항만이 가까운지 알아야 한다.

 

현무암이 만든 굴은 제법 반들반들하다.

현무암 동굴과 달리 석회 동굴은 다소 거칠거나 물에 의한 용식(溶蝕)으로 멋진 종유석을 볼 수 있다.

석회 동굴의 화려함에 비해 단순하지만 매끈한 용난굴은 제법 규모가 커 웅장한 느낌이다.

 

 

 

여름에 시원하다고 용난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 위험하다.

만조에 물이 들이차면 앉을 데가 없으니 물때가 되기 전 이곳을 나가야 한다.

 

 

 

철분이 많은 암반인지 붉은 색을 띤 게 특이하다.

 

굴 밖으로 흰 암반이 길게 치고 올라가 용난굴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용난굴 입구엔 제법 큰 바위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물이 들어올 때 탈출을 돕는다.

굴 앞으로 쌓은 듯 들어찬 바위가 둑을 만들어 잠시라도 물을 가두는 저수지 역할도 한다.

 

 

 

용난굴 탐방을 끝내고 북쪽으로 이동하며 망부석 주변을 더 둘러본다.

 

 

 

지금은 물이 빠졌지만 이렇게 굴이 바위에 둘러붙은 것을 보면 물이 들이찰 때의 높이를 예상할 수 있다.

 

 

 

 

 

 

 

용난굴에서 그리 머지않은 곳의 펜션 단지다.

멋진 굴 하나로 이곳에 펜션이 생길 정도이니 찾는 사람이 제법 되나 보다.

 

지도로 알아보니 블루라군 펜션이다.

 

바위가 갈라지며 층이 많이 생긴 걸로 보아 점차 침식되며 무너져 내리겠다.

아무리 그런들 내 생애에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바위틈에 꼼짝 없이 갇힌 바위가 탈출한 방법이 없다.

 

바위에 떠다니던 밧줄이 태풍에 밀렸으나 바위를 넘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이 바위가 영물이라 여겨 푸닥거리를 한 흔적일까?

 

 

 

 

 

 

키재기 하듯 발끝을 들고 일어선 바위들

 

저 섬은 육지와 연결되었으나 물이 들이차면 섬이 되는 작은 여섬이다.

 

앞서 본 섬 아닌 섬을 지나치며 보니 제법 바위가 많다.

 

때로 거친 암릉을 지나기도 한다.

 

 

 

 

 

 

 

모처럼 보는 모래사장도 바닷가 암반에 갇혔다.

태안군의 북쪽에 위치한 이원면 해안의 특징이다.

 

 

 

 

 

 

 

물이 바위 아래까지 들이차 암반을 넘어 이동해야 한다.

 

 

 

아무도 거들더 보지 않은 해안의 바위 구간을 지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게 매력적인 풍경이라고 해도 누구나 들어서지 않는다.

아직 이런 해변에서 만나는 사람은 없으니 즐풍 혼자 개척할 뿐이다.

 

 

 

 

 

바위는 점점 더 거칠게 막아선다.

 

제법 멋진 바위다.

간간이 이런 바위가 보이면 힘이 생긴다.

 

시간이 늦어 해안을 탈출하며 보는 이정표다.

다음에 나머지 구간을 이어서 탐방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마을로 들어와 주민에게 물으니 방금 버스가 지나갔고 다음 버스는 한 시간 후에 들어온다고 한다.

앓느니 죽는다고 한 시간 맥없이 기다리느니 차량 회수를 위해 아스팔트 길을 끝없이 걸어야 했다.

이날 걸은 거리는  총 12.3km이다.

 

 

 

절반은 해안이고, 나머지 절반은 도로를 걸었다.

해안을 걸은 총거리는 겨우 6km에 불과하지만, 워낙 멋진 풍경이 많아 3개로 나누어 포스팅했다.

그중에 제일은 당연히 용난굴이다.

태안의 긴 해안 중에 극히 일부를 걸었을 뿐인데 전체를 걸어보고 싶을 만큼 멋진 곳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