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_69
2022.4.30 (토) 08:13~13:42(5시간 30분 산행, 30분 휴식, 봉래폭포 탐방시간 포함) 다소 흐림
사실상 울릉도 생활도 이젠 거의 종점으로 치닿는다.
5월 3일 화요일 오후 한 시 삼십 분 배를 타면 되니 오늘을 포함해 3일 남은 셈이다.
울릉도에 들어올 때 성인봉은 최소 세 번은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주말에 목우가 울릉도에 들어온다고 함께 시간을 보냈으니 오늘 성인봉에 오름으로써 약속을 지켜야 한다.
성인봉을 세 번 오르는 동안 매번 코스를 달리한다.
처음 대원사 입구를 시작으로, 두 번째는 안평전, 오늘은 KBS 중계소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해 바로 산행한다.
KBS 중계소를 들머리로 잡으면 흔히 택시로 마지막 주차장에서 하차해 산행을 시작한다.
지난번 안평전까지 터무니없는 바가지를 쓰고 난 뒤 울릉도 택시는 쳐다보기도 싫어 버스를 이용했다.
□ 울릉도 성인봉
높이 986.5m인 성인봉은 울릉도 내의 중앙에 솟아 있으며,
주위에 미륵산(901m)·관모봉(586m)·두리봉(602m)·나리봉(840m)·송곳산(606m)·형제봉(713m) 등이 있다.
신생대 제3·4기에 걸친 화산활동에 의해 형성된 울릉도는 수심 약 2,000m의 동해저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화산체의 일부가 해면 위로 노출된 화산도로서 해저에서 성인봉까지의 높이는 약 3,000m에 달한다.
성인봉은 산정에 화구가 따로 없는 외륜산으로 북쪽에 3각형 모양의 거대한 칼데라인 나리분지가 있고,
그 사이에 중앙화구구(中央火口丘)인 알봉(538m)이 솟아 있다.
기반암은 조면암과 응회암 및 집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석을 많이 받아 기복이 심하며, 중앙부의 산정으로부터 유년기·장년기의 침식곡이 해안을 향해
방사상으로 발달했다.
(출처_다음 백과)
울릉도 성인봉-봉래폭포 등산 코스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등산로를 따라 걷는 데 충혼탑이 보인다.
전몰 군인과 순직 경찰관 등 30여 명의 넋을 달래기 위한 충혼탑이다.
그분들의 명복을 빈다.
버스 정류장에서 KBS 중계소 코스 입구까지 겨우 770m에 불과하다.
정류의 고도는 180m, 이곳은 해발 270m로 15분 걸렸으니 굳이 택시로 올 거리도 아니다.
성인봉 오르는 구간은 사동 방향에선 안평전, 도동 방향에서는 KBS와 대원사 입구가 있다.
오늘까지 세 번을 각각의 코스를 이용해 올라왔다.
첫 번째 하산은 형제봉을 거쳐 나리분지-깃대봉-석봉 전망대-울릉천국으로 내려갔고,
두 번째 하산은 바로 나리분지를 통해 장재길로 하산했다.
오늘은 성인봉에서 말잔등-천두산-망향봉을 거쳐 봉래폭포로 하산할 생각이다.
나중에 더 올 기회가 있다면 봉래폭포 주차장에서 대원사로 오르는 길과 만나 성인봉 찍고
천두산에서 바로 나리령으로 하산하면 지도에서 보여주는 전 구간을 섭렵하게 된다.
그날은 언제 올까?
토요일인데도 이른 시각인지 아직 주차된 차량은 많지 않다.
도동항에서 저동항 방향의 산그리메
망향봉 군사 시설과 독도 케이블카 전망대가 어렴풋이 보인다.
울릉 읍내 풍경
4월 말의 성인봉 가는 길은 연초록 풀잎으로 정신이 맑게 갠다.
울릉중학교가 산 위에 자리 잡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걷는다면 최소 1.6km의 산길을 걸어야 한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려고 통학버스 6대로 울릉도 전 구간을 운행하니 다행이다.
먼 산이며 가까운 들이 싱그럽고 두툼한 초록빛으로 온통 물들고 있었다.
뻐꾹새 울음이 구슬프게 시작될 때만 해도 나뭇잎들이나 들풀의 초록빛에는 노란색이 연하게 감돌고 내비쳤다.
어린 버들잎에만 연 노란색이 부드럽고 아련하게 돋아올라 유록 색이라 이름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무라는 나무의 어린잎들은 모두 노르스름한 초록색 속에 품어 또 다른 유록 색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다만 버들의 얼린 잎이 치장하고 있는 연초록이 유난히 곱고 그 자태가 유독 빼어나
유록 색이라고 두루 부르는 것이었다.
연초록의 어린 나뭇잎들은 햇병아리의 솜털처럼 부드럽고, 젖내 나는 아이의 발가락들처럼 앙증스럽고,
부끄러움 많은 처녀의 속살처럼 신비스러웠다.
나무들은 감도가 다른 연초록 잎들이 뻐꾹새의 틉진 울음을 따라 차츰차츰 무성해지면
산들은 더 할 수없이 오묘한 환상의 옷을 입게 된다.
산마다 울리는 뻐꾹새의 틉진 울음소리가 구성지다 못해 사무쳐 자지러지면서 보리 이삭이 패고,
나뭇잎들도 차츰 연초록색으로 모습을 바꾸어갔다.
(출처_조정래의 아리랑 40 벽 그리고 벽 중 일부)
성인봉 가는 이 길은 4월 초까지 녹지 않은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다.
이렇게 육교나 다리가 놓인 구간은 눈길을 건너기가 한결 편하다.
□ 성인봉
⊙ 소개
해발 986.7m 성인봉은 산의 모양이 성스럽다 하여 성인봉(聖人峰)이라 부른다.
울릉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형제봉, 미륵봉, 나리령 등 크고 작은 산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는
성인봉을 올라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인봉은 울릉도의 진산이다.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는 정상 부근의 원시림(해발 600m)은 섬피나무,
너도밤나무, 섬고로쇠나무 등의 희귀 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연평균 300일 이상 안개에 싸여있어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 전설
울릉도가 아직 개척되기 전 본천부 마을에는 가난하게 사는 농부가 있었다.
봄이 오자 이 집의 할머니는 어린 손녀를 데리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물을 뜯으러 산을 올랐다.
할머니는 손녀와 함께 작업을 했으나, 나물 뜯는데 정신이 팔려 그만 손녀와 헤어지게 되었다.
이미 날은 저물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는데, 손녀는 나타날 줄 몰랐다.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된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과 횃불을 들고 찾아 헤매었으나 손녀를 찾지 못했다.
이튿날 새벽부터 마을 사람들과 어렵게 찾은 곳은 접근하기 어려운 절벽의 중간 지점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밧줄을 타고 절벽을 내려가 손녀를 무사히 구출하자마자 실신하고 말았다.
응급조치를 하자 깨어난 소녀에게 어떻게 해서 그 위험한 곳에 갔느냐고 물었더니,
"나물을 뜯다가 잠이 와 잠시 누웠는데, 어떤 노인이 나타나 어린 소녀가 이런 곳에서 자면 안 된다며
할아버지가 안내한 기와집에서 자고 있다가 부르는 소리에 깨어났다"라고 대답했다.
그 후 사람들은 꿈속의 노인을 성인이라고 여겼으며 그가 사는 산이라 하여 성인봉이라 불렀다고 한다.
(출처_울릉군청 편집)
즐풍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접근하기 힘든 산은 울릉도의 성인봉이라고 생각한다.
제주도 한라산은 맘만 먹으면 새벽 비행기를 타고 하루 만에도 훌쩍 다녀올 수 있다.
즐풍은 멀미에 약해 세 시간 동안 뱃멀미를 감수하며 배를 타고 울릉도에 올 엄두가 안 났다.
다행히 작년 하반기부터 1만 5천 톤급의 대형 선박이 운행되며 뱃멀미의 고통은 사라지게 되었다.
성인봉은 산림청 100 명산에 들지 않았어도 울릉도는 진작부터 오고 싶던 섬이다.
산림청을 위시한 한국의산하, 블랙야크가 각각 100대 명산을 관리하고 있다.
산행 경력이 하나둘 쌓이면 의도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이 세 개의 100 명산도 섭렵하기 마련이다.
그중에 가장 접근하기 힘든 곳이 산림청에서 지정한 홍도의 깃대봉과 울릉도의 성인봉이다.
이렇게 들어오기 힘든 울릉도에서 한 달간 살 기회를 잡았다.
농어촌 살아보기 일환이라지만 틈틈이 지역을 탐방할 기회는 많다.
더군다나 주말 이틀은 온전히 자유시간이니 어디든 맘 놓고 탐방할 수 있다.
이런 기회로 그토록 오르고 싶었던 성인봉을 무려 세 번이나 오르며 발 도장을 찍는다.
정상 뒤쪽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나리분지 방향을 조망한다.
정상에 섰으니 이젠 내려갈 일만 남았기에 한껏 여유를 부리며 주변을 조망한다.
성인봉 전망대에서 보니 알봉의 형태를 비교적 잘 관찰할 수 있다.
울릉도에 오면 맑은 날, 안개 낀 날, 비 오는 날까지 두루 성인봉에 오를 생각을 했다.
예년과 달리 올 4월은 유난히 맑은 날이 많다.
맑겠다는 예보와 달리 구름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며 하늘은 점차 흐려지기 시작한다.
비는 안 오더라도 안개가 낀 듯 흐린 날이다.
잠시 후 하산 코스로 걸을 말잔등 구간이다.
저 구간으로 가는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면서 긴장된다.
이 산맥을 따라 성인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외륜산이라고 부른다.
알봉 분화구를 둥글게 둘러싸고 있는 산이란 뜻이다.
알봉 밖으로 나리분지가 있고 생활용수를 제공하는 용출소가 있으니 천혜의 지형이다.
나리분지에 저장된 수맥이 아래쪽 용출소에서 지하수가 솟아나 울릉도민의 식수원이 된다.
1970년대 말 울릉도 인구가 3만 명에 육박할 때조차 생활용수로 부족함이 없었다니 천혜의 선물인 셈이다.
느지막이 핀 노루귀 꽃
□ 성인봉 원시림
인봉 원시림(천연기념물 제189호)은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평지에 위치하며 직경은 약 2km에 달한다.
과거 화산활동이 끝나갈 무렵, 지하의 마그마가 지표로 빠져나오고 형성된 지하의 빈 공간이 지반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대접과 같이 움푹한 지형이 형성되었으며 여기에 물이 고여 칼데라 호수가 되었다.
그 후 호수 안에 인근의 퇴적물이 흘러들어와 쌓이고 물이 빠져나감으로써 지금과 같은 평평한 지대가 형성되었다.
또한 성인봉 원시림은 오랜 기간 동안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은 곳이라 희귀 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 키워드 : 성인봉, 원시림, 칼데라, 나리분지, 희귀 식물, 신령수, 투막집, 너와집, 등반
(출처_울릉도·독도 국가지질공원)
단풍나무 밑둥지에서 새순이 돋는 단풍잎은 처음부터 앙증맞은 단풍색이다.
이 단풍의 새순도 고사목 아래서 새롭게 태어난다.
덩굴나무와 고목의 생존경쟁
말잔등 구간은 군부대의 통신시설이 있어 아래쪽 담장 밑으로 통과한다.
처음엔 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제법 많은 사람이 다니는 길이다.
이 길은 천두산을 지나며 나리분지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고,
좀 더 내려가면 줄맨등길과 망향봉을 거쳐 저동초등학교로 내려갈 수 있다.
제법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내려서니 줄맨등길 이정표가 왼쪽을 가리킨다.
여기서 직진하는 작은 오솔길이 보여 트랭글로 확인하니 봉래폭포로 연결된다.
줄맨등길로 내려가면 저동초등학교로 가는 길이다.
봉래폭포로 가는 길은 끊어질 듯 어렵게 연결된다.
한 때 길이 희미해 길을 잘못 들어서서 숲을 헤치며 진행하기도 했으나 눈썰미 좋게 길을 찾았다.
길이 막힌 곳에 전호나물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곳은 한때 산나물을 심던 곳이었으나 방치되자 이젠 쑥대밭이 되었다.
소나무를 휘감은 덩굴나무는 수없이 많은 잔뿌리로 비바람에 떨어지지 않고 용케 버티며 자란다.
드디어 봉래폭포 가는 길과 만났다.
이 표지판은 도동 정수장 담장이므로 여기서부터 약 1km만 오르면 봉래폭포와 만난다.
지난번에 목우와 왔을 땐 안개가 짙어 봉래폭포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오늘은 연두색 나뭇잎 사이로 시원하게 흐르는 폭포를 제대로 본다.
성인봉 등산에 이어 덤으로 보는 봉래폭포다.
봉래폭포를 끝으로 성인봉 산행을 상쾌하게 끝냈다.
KBS중계소 가는 길의 정류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성인봉 찍고 봉래폭포까지 보며
약 12km를 30분 휴식 시간을 가지며 5시간 30분에 끝냈다.
울릉도 들어올 때 다짐했던 성인봉을 세 번 오르며 미션 수행을 완료했다.
이것으로 사실상의 울릉도 탐방을 마감하는 셈이다, 박수~~!!!
봉래폭포 풍경
첫 번째 성인봉 풍경
성인봉 하산길에 탐방한 깃대봉 풍경
두 번째 성인봉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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