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지역별 탐방/경상도·부산·울산·대구

울릉도 아로니아 농장에서 10년 묵은 왕더덕 구매

by 즐풍 2022. 4. 29.

 

 

 

2022.4.22 (금)  오후에 잠시 탐방

 

 

아로니아 농가에 방문하니 막 오징어를 굽고 계신다.

오전에 도동에 농산물 팔러 나갔다가 누군가 먹으려고 준 오징어 세 마리를 우리 주려고 굽는 것이다.

4월은 오징어 금어기라 눈을 씻고 봐도 없는데 이렇게 오징어를 먹을 기회가 생긴 것이다.

세 마리를 다섯 명이 나눠 먹으니 양이 적어 그런가 더 맛있다.

 

농가에선 지금 막 수확한 엄나무 순을 다듬고 포장하는 중이다.

도와드리겠다고 하니 양이 많지 않아 혼자 하시겠다며 이번엔 엄나무 순을 데쳐 오신다.

즐풍은 두릅 알레르기가 있어 같은 종(?)이라 생각하는 엄나무 순을 먹어도 될까 고민이 많았다.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니 눈 딱 감고 먹었는데, 맛이 일품이다.

 

엄나무 순은 크든 작든 상관없이 맛있는데, 소비자는 예쁜 모양만 찾기에 이렇게 예쁘게 포장해 판다.

택배가 자주 안 나가다 보니 소비자에게 인도될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려 보통 500g 단위로 포장한다고 한다.

너무 많이 포장하면 열이 발생해 상품 가치가 떨어지므로 500g 단위가 적당하다고 한다.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산마물이 4월에 수확되므로 일손이 부족해 팔지 못 하는 양도 많다고 한다.

 

 

 

이 농가는 천부라는 산골짜기라 차량 통행도 거의 없는 청정지역이다.

맘 놓고 먹어도 되니 안심하고 주문해도 된다.

 

순에 가시가 달린 게 보여도 끓는 물에 데쳐내면 혀로 가시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고 연하다.

두릅과 달리 알레르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앞으로 엄나무 순은 맘 놓고 먹을 수 있겠다.

 

 

농장주게서는 원래 울릉도 태생이나 육지에서 직장 다니다 은퇴하시고 지금은 영농에 종사하신다.

이곳 천부마을에서 아로니아와 더덕, 명이나물, 삼나물 등의 농사를 지으시고,

강원도 홍천군 남면에서는 오미자 농사를 지으신다.

양쪽을 오가며 농사를 짓다 보니 바쁘게 활동하신다.

오미자 원액을 내오셔서 물로 희석했는데도 맛이 일품이다.

주문 역시 위에 있는 전화번호로 하면 된다.

 

 

울릉도는 요즘 땅값이 많이 올랐으므로 농사를 짓겠다면 일단 집을 빌려서 1년을 지내보며 최종적으로 결정하라고 한다.

괜히 땅부터 사고 나면 100%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1년을 살아보면서 어떤 작물이 적합한지 판단하고

멘토를 구해 농사 짓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익히 아는 내용이다.

 

 

마을 주민들 중 특정인을 좋아하면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거리를 두게 되므로 너무 가깝거나 멀지 않게 처신하라고 한다.

또 여유가 될 때마다 부동산을 사 들이면 나중에 땅값이 오르므로 부동산에도 투자할 것을 권하신다.

사실 울릉도 땅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앞으로 사동항에 공항이 들어서면 더욱 오릉 테니 지금 땅값이 제일 싼 셈이다.

 

 

 

이 삭도가 생기기 전에 울릉도에서 농사짓는 건 무척이나 힘들었다.

지금은 모노레일이 대부분 설치되어 농산물 수확이 훨씬 쉬워졌다.

2005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모노레일이 설치되었으므로 그 역사가 길지 않다.

 

 

모노레일은 간단하게 구릉을 넘기도 하고, 사람이 걷기 힘든 곳도 어렵지 않게 오른다.

이렇게 경부선, 호남선처럼 분기되는 곳도 있어 다른 방향의 농산물도 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

 

 

고비를 말리는데, 울릉도 나물 중에 고비가 제일 비싸다.

사람들이 고비를 살 때 세 번 놀란다고 한다.

처음엔 가격이 비산데 놀라고, 삶으면 양이 많은 데 놀라고, 마지막으로 너무 맛있어서 놀란다고 한다.

궁금하면 아시죠?

위에 전화번호 있다는 거...

 

 

 

이 더덕은 30cm가 훨씬 넘는 대형으로 상단 굵기는 다리 알통만큼 굵다.

주인에게 사겠다고 하니 '술을 담을 거냐?'기에 먹을 거라고 하니 3만 원에 파신다.

술을 담아 먹는다고 하면 10만 원 이상 부르려고 했다니, 횡제 한 셈이다.

숙소 앞 더덕 판매장에서 알이 제법 굵은 더덕은 1kg에 3만 원 받으니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 셈이다.

흙이 묻어 정확한 자태는 안 나오나 귀가하려면 1 주일 넘게 기다려야 하므로 이 상태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농장주는 일하러 가시고 우리는 바다 조망이 좋다는 건너편 언덕을 잠시 다녀오기로 한다.

 

산괴불 꽃

 

 

 

 

천부항의 바다에는 해중전망대가 있고, 산 위에도 전망대가 보인다.

 

 

영농에 종사하시는 분의 소중한 정보를 잘 들었다.

이곳이 아니더라도 농사를 짓는다면 새겨들을 말씀이다.

울릉도에서 어떤 작물이 소득을 잘 올릴 수 있는지도 함께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다.

10년 묵은 왕더덕 구입은 드문 횡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