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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경기 인천

평택 매봉산-덕동산 근린공원 산책

by 즐풍 2022. 3. 19.

 

 

2022.3.18 (금)  오전에 잠시 산책

 

 

가전제품 A/S 맡긴 거 찾으러 가기 전 주변에 산책 코스가 있는지 지도로 찾아본다.

멀지 않은 곳에 매봉산, 덕동산 근린공원이 보여 옳거니 하며 빈 공간에 주차하고 올라간다.

두 산 모두 70m도 안 되고 유순해 산이라기보다는 구릉에 가깝다.

시작 고도도 30여 m에 불과해 오리걸음으로도 올라갈 만큼 쉬워 탐방이란 말도 과하니 산책이 어울린다.

 

외손주 이룬이가 떠나기 1주일 전부터 코로나-19 확진자자 하루에 몇십만 명씩 쏟아져 나온다.

지난 3월 6일 당진 버그내 순례길 탐방에 나설 땐 손주가 걱정돼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자차를 이용했다.

그 이후 두문불출하다가 이룬이가 떠난 뒤에도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아 방구석만 지켰다.

오늘도 밤에 비 소식이 있다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흐리지만, 이왕 나왔으니 콧구멍에 바람 좀 집어넣는다.

 

 

주차장에서 매봉산으로 오르는 데 덩굴식물이 과수나무를 뒤덮은 게 벌써 승자 행세를 한다.

제법 오래된 과수나무인데 이렇게 관리가 안 되는 걸 보면 2년 이상 경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경작을 포기한 건지 아니면 수확이 적어 포기한 건지 알 수 없다.

아직은 살아 있으니 봄엔 화사하게 꽃이 피어나기를 기대한다.

 

 

 

이쪽에서 오르는 사람은 별로 없는지 솔잎이 그대로 쌓였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런 솔잎은 취사와 난방용으로 제격이었다.

활엽수 낙엽은 너무 쉽게 타 순식간에 불꽃이 사라지지만, 솔잎은 은근하게 타며 화력도 좋았다.

당시에 나무하러 다닐 때 나무는 가지치기까지 하고 솔잎은 긁어 바닥은 비로 쓴 듯 깨끗했다.

사정이 이러니 담배꽁초가 떨어져도 불이 난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이후 40여 년 간 방치된 낙엽에 푹푹 빠지는 데가 있나 하면, 부토로 변해 흙으로 돌아가는 곳도 있다.

이런 곳에 담배꽁초라도 버려 불이 붙으면 불쏘시개가 돼 진화하기도 어렵다.

최근 동해안과 울진에 난 산불이 번진 것도 이런 낙엽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다.

몇 년 전 인도네시아 산에 불이 나 몇 달을 고생한 것도 알고 보면 낙엽이 너무 많이 쌓였기 때문이다.

 

 

걷자마자 매봉산 정상의 정자가 보인다.

매봉산은 카카오 맵에도 산 이름조차 표시하지 않는 작은 산이다.

 

남서 방향으로 거의 평원처럼 펼쳐진 시내에 키 작은 건물이 고만고만하게 보인다.

서울서 수도권을 지나 평택까지 개발 붐이 불고 있다.

이곳도 10년, 20년이 지나면 상전벽해를 할 곳이니 그때 투자하면 늦다.

 

 

 

반공청년 운동 순직자 추념비 뒤로 돌아가면 커다란 배수지가 나온다.

나지막한 구릉이라 배수지 만들기엔 전혀 애로가 없었겠단 생각이 든다.

 

 

 

신한중고등학교 운동장

 

평소 이 육교 아래를 지나갈 때 이동 편의를 위한 육교라고 생각했으나 두 구릉을 연결하는 것이다.

 

이제부터 덕동산으로 들어가게 된다.

바로 오르지 않고 옆으로 돌며 산책을 이어간다. 

 

 

 

명법사 옆에 영모각이 있다. 안내문을 살펴보면,

양성 이씨인 이성렬(李成烈)은 조실부모하여 각고의 노력으로 자수성가하여 평택 상업 조합장으로

지역 경제발전이 공헌했다.

기미년 흉년에는 소작료 3백여 석 전량을 이 지역 9 개리 빈민에게 나누어주며 구휼하였다.

때는 3·1 운동 직후라 신경이 곤두선 일제의 매서운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피 끓는 동포애를 발휘한 것이다.

이듬해 시혜를 입은 9 개리 주민들이 은덕을 기려 시혜비를 세웠고, 그 뒤 자손들이 영모각을 세웠다.

 

조계종 소속 명법사

 

명법사 살림살이를 짐작할 수 있는 장독대

 

독특한 금빛 5층 석탑과 대웅전

 

이곳에 맥문동을 제법 넓게 심었다.

5~6월 꽃이 필 때 방문하면 제법 볼만 하겠다.

 

앞서 본 이성렬 가문인 양성 이씨 세장지

 

담장 위로 본 세장지

 

마을로 내려가는 길

 

1981년 평택군 송탄읍이 시로 승격되며 분리되었다.
1986년에는 평택군 평택읍이 평택시로 승격되었다.
1995년 평택시·평택군·송탄시가 다시 하나로 통합되어 평택시가 되었다.

송탄읍이 시로 승격되며 독립된 시로 나간 뒤 5년 만에 다시 합친 것이다.
이 덕동루는 평택읍이 시로 승격한 기쁨을 맞이하여 1987년 9월 14일 준공한 것이다. 

 

덕동루 옆 시민헌장탑

 

시민헌장

행복한 가정, 따듯한 이웃, 명랑한 사회를 이룩합시다.

부지런하고 알뜰하며 서로 도와 전진하는 훌륭한 기풍을 가꿉시다.

어린이를 보호하고, 젊은 꿈을 키우며, 부모에 효도하고, 노인을 받드는 전통을 세웁시다.

내 고장의 자연을 보호·육성하고 문화와 예술을 소중히 가꾸어 나갑시다.

질서와 단합, 창의와 용기로 신뢰와 사랑이 충만한 도시를 건설합니다.

 

지금까지 본 리기다소나무 중 가장 큰 나무다.

과식을 해 배불뚝이가 된 아랫배

 

현충탑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한 순국선열들과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국영령들의 숭고한 넋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의 뜻을 모아 건립했다.

 

이제야 산수유꽃으로 봄꽃을 처음 본다.

구례의 산수유꽃은 너무 멀어 가지 못 하고, 날 잡아 이천 산수유마을을 다녀와야겠다.

 

 

뜻하지 않게 얻은 봄나들이다.

구릉인 듯 낮은 산을 어려울 것도 없이 산책하고 돌아왔다.

거기서 봄의 전령사인 산수유꽃을 보는 행운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