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지역별 탐방/경상도·부산·울산·대구

궂은 날씨에 군위 아미산 갈 건 아니야!

by 즐풍 2021. 11. 3.

2021_155

 

 

2021.10.8 (금)  07:19~09:55,  2시간 35분 산행, 휴식 없음, 4.1km 이동, 평속 1.7km/h, 잔뜩 흐림

 

 

2018년 3월, 잔설이 군데군데 남아있을 때 군위의 아미산을 등산하며 암릉 미에 반했다.

단풍이 들 때 다시 오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경상도 지역을 통과하며 그제와 어제 양일간 합천의 작은가야산과 남산제일봉을 각각 올랐다. 

아미산의 기억을 잊지 않고 가야산 국립공원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아미산으로 들어왔다.

 

날씨는 매일 바뀌어 아침부터 비가 내릴 듯 잔뜩 흐리다.

산행을 시작할 때 아미산 바위의 첨봉이 멋져 찍은 사진이 너무 흐리게 나와 몇 장은 버려야 했다.

이런 날씨는 산행을 끝낼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그러니 아미산 사진은 모두 손을 봐야 했다.

 

 

□ 군위 아미산

 

아미산(737m)은 경북 군위군 고로면 석산리 남서쪽에 위치한다.

기암괴석과 암릉이 멋진 산으로 공룡능선의 축소판 같다.

산세가 수려하며 산이 작아 보여도 바위 형태가 만물상을 이룬 듯하다.

바위틈 사이에서 자라 짧게 뻗은 소나무 가지들은 분재 같은 모양으로 아름다움을 더 해준다.

크게 다섯 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루어졌는데,

그 모양들이 마치 촛대같이 생겨 청송 주왕산의 촛대바위를 연상케 한다.

                                                                                                      [출처_군위군청]

 

아미산 등산코스

 

 

군위로 들어올 때 군위가 대구시에 편입될 거란 현수막을 봤다.

경북도의회에서도 찬성하며, 편입은 앞으로 행정안전부 검토 및 법률 개정안 마련,

법제처 검토, 법률개정안 국회 제출 등 절차를 밟게 된다고 한다.

재정자립도가 낮던 시골 동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아미산은 작아도 주차장을 넓은 건 아미산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는 셈이다.

 

 

 

작은 바위에서 보는 건너편 암봉들

정말 설악의 공룡, 아니 용아장성에 들어선 느낌이다.

이 바위가 앵기랑바위인데, 뒷모습이다.

 

 

 

아미산은 그 모습을 안개에 감추며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다.

그럴수록 신비감에 젖는 멋진 산이다.

 

단풍이 들지 않아도, 날씨가 좋이 않아도, 안개가 휘감은 봉우리가 선계를 보는 듯하다.

 

건너편 바위의 소나무도 멋지다.

잠시 후 저 바위로 올라가면 어떤 모습일까?

 

이 정도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겠다.

 

드디어 바위에 올라섰다.

 

 

 

앵기랑바위

 

 

 

 

 

소나무는 바위와 환상적인 궁합을 보여주며 운치를 더한다.

이런 소나무도 기후변화로 우리나라가 아열대로 변하면 버텨내지 못할 것이다.

공룡이 살지듯 어느 날 모두 사라진다면 우리의 산하는 얼마나 황량할까?

 

 

 

 

 

 

 

사실, 이맘때면 단풍이 들어 멋진 모습을 보여줄 때다.

올해는 어찌 된 게 단풍이 10일 이상 늦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미산은 두 번째 방문이라 별로 볼 것도 없는 방가산은 가지 않는다.

조선일보 사주인 방가가 싫어서 방가산을 안 가는 건 아니다.

들머리에서 암릉이 끝나는 1km 구간에 아미산이 백미가 다 들어 있다.

하여 하산길은 암릉 구간을 조망할 수 있는 건너편 능선으로 길을 잡는다.

그렇게 내려가며 보는 아미산 암릉구간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구간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등산할 때 보던 앵기랑바위가 첨봉처럼 보였는 데, 이곳에선 육중한 바위산으로 보인다.

산행 욕심에 방가산으로 간다면 아미산의 숨겨진 매력은 모두 포기하는 셈이다.

산행은 가끔씩 짧고 강렬하게 끝내는 것도 좋다. 

 

 

 

어제까지 좋던 날씨가 오늘은 왜 흐려서 사진이 이 모양이냐!

 

 

 

 

 

이 바위는 등산로와 연결이 안 돼 가까이에서 볼 사람은 거의 없겠다.

 

 

 

 

 

황산저수지

 

 

 

 

 

주차장에서 보는 아미산 첫머리를 장식하는 첨봉

 

아미산을 끝내고 내일 산행하게 될 청송 주왕산으로 가는 길에 만난 신비의 소나무 안내문이다.

 

신비의 소나무가 있다길래 좁은 산길로 올라왔더니 이 소나무를 보여준다.

신비의 소나무는 얼마 전 고사하여 이식한 이 소나무가 후계자인 셈이다.

 

고사한 신비의 소나무

 

 

 

 

두어 시간 만에 아미산을 끝냈으나 기대했던 단풍은 없고, 날씨도 흐려 아쉬운 산행이다.

모든 산행이 다 만족할 순 없다.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한 군데 더 들리고 주왕산 등산을 위해 청송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