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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영남알프스

이름도 찬란한 천황산 등산

by 즐풍 202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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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 (토) 07:57~17:04(천황·재약 포함), 전체 9시간 6분, 1시간 32분 휴식, 거리: 14.1km, 평속 2.0km/h,  맑음

 

 

귀갓길에 오른 두 번째 날인 오늘, 천황산과 재약산 등산으로 영알 9 봉우리 중 7 봉우리를 끝내게 된다.

작년 10월에 평택으로 이사하면서 아직까지 산악회 버스를 이용한 적이 없다.

앞서 먼 여수 돌산도에서 영알까지 자차로 이동해 먼저 영축, 고헌, 문복산을 끝냈다.

이제 집으로 가는 길에 나머지 6개의 산을 타면 대망의 영알 9봉을 끝내게 된다.

 

오래전 10월 어느 날, 1 무 1박 3일 일정으로 영남알프스를 누비며 고원에서 출렁이는 억새꽃을 감상했다.

그렇게 이틀에 걸쳐 영알을 누비고, 나머지 고헌과 문복을 하루에 끝낸다 해도 꼬박 3일 걸리는 일정이다.

이번엔 영축산에 온전히 하루를 투자하고, 나머지 산은 1일 2 산을 타면 5일이 걸린다.

내년엔 영축을 신불, 간월과 묶어 여섯 시간이면 충분한 코스를 알아냈으니 하루가 줄어든다.

 

영남알프스 9 봉우리 완등 시 은메달을 준다는 데 자극받아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산꾼들이 모두 모여든다.

즐풍도 그중 한 명으로 산행에서 만나는 사람 중엔 젊은이도 무척이나 많다.

한때 중장년층 이상의 등산객이 산을 누비던 데 비해 이젠 젊은이들의 싱그러운 웃음과 말이 메아리친다.

이들이 산행의 매력에 빠지며 장차 우리 산군을 섭렵하는 주도세력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 천황산

 

천황산은 울주군 상북면과 밀양시 단장면, 산내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영남알프스의 중앙에 위치하여 산 정상에 서면 영남알프스의 거대한 산줄기와 사자평 억새밭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세가 아름다워 한반도의 영산, 또는 삼남의 금강으로 불린다.

천황산 주봉은 사자봉이다.
정상 서쪽 바위 부분이 사자머리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사자봉 아래 사자평에는 사자암이란 절이 있었다고 한다.
사자평은 신라 화랑들과 사명대사가 이끈 승병들이 훈련하던 곳으로 우리 민족의 씩씩한 기상이 넘치던 곳이다.

해발 700~800m 고도에 펼쳐진 고산 평원은 습기를 많이 머금은 지형적 요인과 오랜 벌목,

화전, 방목 등 인위적 요인이 겹쳐 국내 어디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경관을 보여준다.
북쪽 산비탈에 있는 밀양 얼음골은 여름날 피서객들이 즐겨 찾으며,

3월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여 삼복더위를 지나 처서가 되면 바위틈새의 냉기가 점차 줄어드는 신비한 곳이다.

                                                                                                             [출처_울산시청]

 

 

천황산 재약산 등산코스

 

 

어제 신불산 간월산 갈 때 이 길을 이용했는데, 오늘 또 이 길을 가게 된다.

사전에 경로를 확인했다면, 그만큼 거리를 줄일 수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사전에 경로를 파악하여 도로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아침 7시가 넘었는데도 마을에 안개가 내려앉아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한 시간을 더 달려 표충사에 들어왔을 땐 제법 안개가 걷혔으니 다행이다.

사실, 오늘처럼 안개가 많은 날은 더 화창한 경우가 많다.

 

 

 

건너편 능선의 굴곡진 실루엣을 걷고 싶을 만큼 멋지게 보인다.

 

 

 

이런 바위틈을 지나...

 

금강동 계곡을 만난다.

계곡이 멋져 금강동이란 이름을 붙인 걸까?

 

이름에 걸맞게 양쪽으로 흐르는 폭포도 제법 멋지다.

 

 

 

 

 

이 폭포 위쪽에 한계암이란 작은 사찰이 보인다.

 

이 돌탑은 기둥을 양쪽에 세우고 삼각형 돌을 얹어 시골의 흔한 집처럼 재미있게 만들었다.

 

너덜겅으로 이동통로가 지나간다.

 

 

 

길이 아닌 바윗길 사이로 지나왔다.

뒤로 일행인 노년층 네댓 명이 스윽 훑어보더니 되돌아간다.

 

 

 

산부추 열매 

 

드디어 천황산 능선에 올랐으니 정상까지 별로 힘들지 않고 갈 수 있겠다.

 

주말이라 어제와 달리 정상은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등산객으로 장사진이다.

즐풍 또한 그들 중 한 명이다.

 

 

 

돌탑과 천황산 표지석 

 

재약산 방향으로 이동하며 본 천황산 사자봉 끝머리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암릉 구간은 시간이 충분해 오늘 처음으로 발을 들인다.

자세히 좀 보고 가자.

 

 

 

바위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처럼 서너 명 들어앉아도 좋을 만큼 각이 지게 잘 깎였다.

자연의 작품 치고는 기가 막히게 만들었다.

 

 

 

 

 

벼랑 끝에서 점심을 먹는 부부

 

 

 

 

 

 

 

영남알프스는 영알 9봉 인증과 억새 시즌이 맞물리며 주말은 혼잡스러울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

게다가 올해도 이제 세 달 밖에 안 남았으니 등산하기 좋을 때 끝내려는 사람들이다.

 

 

 

누군가 길쭉길쭉한 바위를 잘 세웠다.

이곳 바위는 이런 특성을 보이며 갈라진 바위가 많다.

 

이 모습에서 사자의 얼굴이 보여 사자봉이라고 한다는 데, 글쎄...

 

 

 

사자평의 억새밭

 

 

 

여러 송이가 잘 어우러진 용담꽃

 

아래쪽에서 보는 천황산 사자봉 

 

황제 국가가 아닌데 어떻게 천황봉이란 이름이 생겼을까.

아관파천 이후 고종은 1897년 연호를 건양에서 광무로 바꾸고 전제군주제를 표방했다.

1899년 10월 12일 원구단에서 황제 즉위식을 갖고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선포했다.

드디어 우리도 왕에서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로 발돋움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천황산이란 이름이 생길만하다.

오후에 산행한 재약산은 다음 편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