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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 시살봉-죽바우등-채이등-함박등-영축산 연계산행

by 즐풍 2021. 9. 3.

2021_122

 

 

 

2021.8.28 (토)  08:41~18:18 (9시간 37분 산행, 18km 이동, 평속 1.9km/h) 맑음

 

 

예년과 달리 가을장마가 시작된 지 며칠 지났다.

4년에 한 번씩 끼는 윤달처럼 여를 장마에 이어 들이닥친 가을장마가 낯설다.

이 장마도 약간 소강상태를 보이는 틈을 이용해 영알 9봉 완등에 도전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2년 전 1차 완등 했으나 이번에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영알 9봉 완등에 도전하기에 가장 아름다울 때는 억새꽃 피고 단풍 들 때라고 생각한다.

단풍은 10월 중순 이후에 들 텐데, 여수엔 10월 초까지만 거주하게 된다.

그러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억새꽃이 활짝 필 때까지 끝내야 한다.

이번엔 억새가 별로 없는 영축산과 고헌산, 문복산에 초점을 맞춘다.

 

 

트랭글을 통도사에서 출발할 때 켰는데, 중간에 꺼졌다.

다시 가동시키고 이어 쓰기 한다는 게 종료를 잘못 눌렀다.

새로 시작한 다음에도 몇 번이나 꺼져 다시 이어쓰기를 해야 했다.

요즘 트랭글이 자주 문제를 일으킨다.

 

 

 

통도사에서 주차하고 이곳까지 오는 데 2.5km 거리다.

입장료와 통행료 5,000원을 지급했다.

마을 길을 이용해 이곳에 주차하면 비용과 거리 모두를 줄일 수 있다.

메밀밭 뒤로 걷게 될 영축산이 보인다.

 

통도사를 지날 땐 마을에 내려앉았던 안개가 시간이 지나며 점점 위로 올라간다.

 

특이한 연리목이다.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영취산으로 보니 암릉이 멋지게 보인다.

오늘 하루 온전히 영축산에 투자하기로 하고 맨 왼쪽 시살봉부터 영축산까지 갈 생각이다.

시살봉으로 가는 이정표는 없으나 지도를 보고 방향을 잡는다.

시살봉으로 가는 길은 작은 오솔길로 시작해 어는 순간 임도를 만나기도 한다.

이정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

 

트랭글을 이용해 길은 잘 잡았다.

이 계류를 조금 지나며 계곡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트랭글에 표시된 게 시살봉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다.

길은 보이지 않으나 트랭글을 믿고 오르기로 한다. 

 

 

 

길을 잘못 찾았나 싶을 정도로 이리저리 둘러봐도 길은 보이지 않는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며 카카오 맵으로 다시 봐도 계곡으로 올라가는 길은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트랭글을 네이버 지도를 기반으로 등산로를 안내하고 있다.

어느 지도이든 모두 계곡으로 올라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으나 끝까지 길을 찾지 못했다.

임도에서 길 없는 계곡을 이용해 시살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만날 때까지 약 2.7km를 탈출하는 데 거의 두 시간을 보냈다.

영축산 전체 산행에 쏟아부어 체력의 대부분을 이 계곡에서 허비한 셈이다. 

 

시살봉 가기 전 암봉

 

 

시살봉은 특별할 것도 없는 봉우리로 능선에서 조금 눈에 띌 정도의 높이일 뿐이다.

 

시살봉에서 함박등으로 이동하는 구간은 탐방객이 별로 없는지 풀이 우거져 다지기 불편할 정도이다.

죽바우등에 도착하니 앞이 트여 있어 조망이 좋다.

 

죽바우등에서 보는 쥐바위, 앞쪽으로 튀어나온 주둥이가 완전히 쥐와 판박이다.

 

 

 

죽바우등 내려가는 구간은 다소 까다롭다.

 

이런 절벽에 겨우 한 사람 지날 정도의 디딜 판이 있어 조심스럽게 이동해야 한다.

 

뒤돌아 본 이동 구간

 

이 바위 이름은 뭘까?

등산로로 이동하면 이 멋진 암봉을 잡을 수 없는데,

숲 사이로 바위가 보여 무조건 조망 좋은 곳으로 이동해 찍은 사진이다.

 

 

 

좀 전의 바위로 가기 전 초병처럼 만나게 되는 바위

 

일군의 산악회 회원이 먼저 도착했다.

 

바위 아래로 살짝 내려가 다른 위치에서 본다.

 

 

 

 

 

 

 

□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천 m 이상의 9개의 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천 m 이상의 9개의 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며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울산은 울주군 상북면ㆍ삼남읍에 밀양은 산내면ㆍ단장면에 양산은 하북면ㆍ원동면에 

청도는 운문면에 경주는 산내면에 걸쳐 있다.

가지산(1,241m), 간월산(1,069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고헌산(1,034m)의 7개 산을 지칭하나, 운문산(1,188m), 문복산(1,015m)을 포함시키기도 한다. 

그중에서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천황산 포함), 운문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100대 명산에 속한다.

 

영남알프스는 전체면적이 약 255㎢이며, 가을이면 곳곳의 황금 억새평원에 나부끼는 순백의 억새가 환상적이라 

전국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한강 이남에서는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불산과 취서산(영축산) 사이의 평원에 1,983,471㎡ (약 60여만 평),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의 간월재에 

330,578㎡ (약 10만여 평), 고헌산 정상 부근에도 661,157㎡ (약 20여만 평)의 억새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다.

특히 재약산과 천황산 동쪽의 사자평은 4,132,231㎡(약 1백25만여 평)이라고 알려져 있다.

 

영남알프스에는 1979년 자연공원법에 의하여 가지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은 양산시 하북면 일대의 통도사 지구(28.31㎢)와 내원사 지구(44.69㎢) 및 울주군 상북면 일원의

석남사 지구(30.07㎢)등으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다.

경관이 수려하고 유서 깊은 이 3개 지구를 하나의 권역으로 하여 국민 휴양 및 정서함양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되었다.

영남알프스에는 통도사, 운문사, 석남사, 표충사 등의 문화 유적지 또한 즐비하고, 절경과 전설들이 도사리고 있다.

영남알프스의 기암절벽들은 옛날에 화산활동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지산에는 현재 7백60여 종의 식물과 우리나라 전체 조류 4백50여 종 가운데 

1백여 종의 새가 살고 있어 자연이 만든 거대한 동ㆍ식물원이라 불리고 있다.   [출처_울주군청]

 

 

죽바우등 뒷모습은 정상보다 더 멋지다.

 

지나온 죽바우등

북한산 상장능선의 왕관바위 같은 느낌이 묻어난다. 

 

이동할 구간의 암봉

 

저 암봉이 챙이든 같은데, 올라가긴 했으나 정상까지 가지 않았다.

오르면서 보니 정상은 숲이 우거져 인적도 뜸하고 조망도 시원치 않아 보여 정상 등산로로 방향을 바꿨다.

 

가까워진 채이봉 

 

남동 방향으로 바위가 많아 날씨가 좋을 때 통도사 방향에서 보면 암릉구간이 멋지겠다.

 

영남알프스는 1,000m가 넘는 고산지대인 데다  광활한 면적을 차지해 볼거리가 풍부하다.

간월산, 공룡만, 영축산의 공룡능선은 늘 구미가 당기고, 이 지역 등산객이 아니면 보지 못할 비경도 많다.

전구간을 샅샅이 누비자면 한두어 달 시간이 필요하겠다.

함박재를 오르며 보는 함박등 

 

함박등에서 영축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

 

 

 

영축산도 신불산~간월산 공룡능선처럼 암릉구간만 타는 등산로가 개발되면 대박 나겠다.

 

 

 

 

 

함박등과 오른쪽 선바위

 

함박등 정상이 점점 가까워진다.

 

 

 

영남알프스에서 영축산 하나만 보는데도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러니 억새꽃 필 때 이틀에 걸쳐 종주한다는 것도 어찌 보면 주마간산으로 실적 보고 훑는 정도인 셈이다.

산 하나에 하루를 온전히 투자해도 전체를 다 보지 못한다.

 

함박등을 지나며 얼마큼 걸으면 드디어 영축산 정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귀퉁이에 아무렇지도 않은 돌탑이 눈길을 잡는다.

 

억새가 피어나신 했으나 그 시작에 불과하니 아직은 한 달 정도 더 기다려야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 산행은 영축산과 고헌산, 문복산에 초점을 맞췄으니 다음 달 추석 전후에 나머지 6개 산을 타야겠다.

 

함박등에서 영축산 가는 길의 암봉

 

갈대밭 사이로 보이는 영축산 정상

 

 

영축산 정상 표지석이 보이니 걸음이 빨라진다.

 

 

□ 영축산

 

영축산은 울주군 삼남읍, 상북면, 양산시 하북면과 원동면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병풍처럼 둘러싸인 기암괴석과 노송, 영축산 정상에서 신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억새능선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영축산은 불교의 발상국인 인도의 영취산에서 연유된 것으로 추측되며 

이 산의 모습이 독수리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언양이나 신불산 쪽에서 거대한 바위봉을 바라보면 마치 큰 독수리가 동해로 날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고 날개를 펴는 모습을 하고 있다.
 

영축산 아래에는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의 하나인 통도사가 있어 대웅전과 금강계단, 사리탑, 국장생 석표, 대광명전, 

구룡신지, 일주문, 사천왕상 등의 유명한 역사유물을 간직하고 있다.
능선에 오르면 60여 만 평의 억새평원을 볼 수 있는데 이 억새평원을 가로지르는 긴 돌담이 단조성(丹鳥城)이다.
현재 이 돌담은 서북쪽으로는 많이 허물어졌으나 동남쪽으로는 옛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암행어사 박문수가 영남을 시찰하는 도중 이 산성에 올라 "산성의 험준함이 한 명의 장부가 만 명의 적을 당해낼 수 있는 곳"

이라고 말해 이곳이 천연의 요새임을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의병이 흘린 피가 얼마나 많았던지 피로 못을 이루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지금도 이 지역 마을 사람들은 백발등으로 쳐들어온 왜병을 원망하며 

"원수로다 원수로다, 백발등이 원수로다"라는 노래를 부른다.               (울산시청)

 

 

오전 8시 40분에 산행을 시작해 시살봉 오르는 계곡을 힘들게 탈출하며 시간과 체력을 무한 소비했다.

영남알프스 9봉 완등을 위한 첫 번째 산인 영축산을 인증하는 데 꼬박 6시간 20분이 걸렸다.

영알 9봉의 시작부터 인증표식을 누군가 없애버렸다.

참 고약한 놈이다.

인증표식이 무슨 피해를 준다고 훼손해버린 것이냐?

한심한 놈 같으니라고...

결국 인증사진과 더불어 날짜와 시간이 나오게 정보를 노출시켜 함께 보냄으로써 인증받았다.

 

영알 9봉의 첫 번째 인증을 끝내고 나니 너무 힘들게 오른 산이라 힘이 빠진다.

통도사까지 내려가기도 만만치 않을 테니 서둘러 걸음을 재촉한다.

 

신불산 방향

 

 

 

 

 

정상 옆 작은 암봉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저 바위 밑으로도 길이 있나 본데, 조망이 좋은 능선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작은 암봉을 내려서며 뒤돌아본 모습

 

골드그린 골프장

 

 

 

 

 

 

 

능선 따라 하산하는 데 이런 암릉이 나타난다.

풍경을 멋있으나 내려가기가 만만찮다.

고생은 오전에 한 것으로 끝내고 옆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길을 따라 하산한다.

 

 

 

암봉을 탈출하며 본 아래쪽 바위도 멋있다.

 

바위가 뾰족뾰족해 벼락 맞기 딱 좋은 형태를 가졌다.

어쩌면 몇 번 맞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갑자기 5~6m 정도의 절벽이 나타난다.

나일론으로 만든 로프가 걸렸는데, 삭은 동아줄인 지 아닌 지 몰라 당겨본다.

개인이 설치한 것이라 써 글 써 글한 로프에 고목을 사다리 대신 갖다 놓았다.

스틱이 거추장스러워 아래쪽으로 던지고, 카메라도 배낭에 놓고 내려간다.

로프가 끝나는 지점부터 나뭇가지를 자른 게 발판이 되고 손잡이가 된다.

누군가 무거운 고목으로 사다리 만든다고 고생 좀 했겠다.

그분께 감사드리며, 관할 지자체의 울주군에서 안전시설을 설치하기를 바란다.

 

절벽을 내려와 스틱을 회수하니 오른쪽 두 번째 봉이 부러졌다.

카본이 가벼운 대신 충격에 약하다.

오전에 시살봉으로 오르던 계곡에서 제법 큰 돌을 밟은 게 갑자기 무너질 때 스틱으로 중심을 잡았다.

발이 깔리는 사고는 면했으나 이때 촉이 부러졌다.

다행히 오른쪽만 촉과 봉이 부러져 하산할 땐 하나로 하중 부담을 줄인다.

백수건달이 목돈 쓰게 생겼다.

절벽을 내려와 암봉을 또 한 번 바라본다.

 

 

 

하산길은 무척이나 가파르다.

지그재그로 난 도로가 싫어 직선 구간으로 하산하는데, 이곳 역시 길이 난해하다.

길은 모두 너덜겅이라 무릎에 부담이 많다.

하천을 따라 통도사 경내로 빠지면 거리가 단축되나 스님들 수행 중이라고 차도를 따라 이동해야 한다.

삼각형 형태의 길 한 변만 걸으면 될 걸 두 변을 걷는 부담을 준다. 

 

 

통도사에서 영축산 오르기는 참 어렵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통도사에 주차하지 않고 산 밑에 주차하는 게 산행거리를 줄이는 방법이다.

산이 참 멋있어 자주 들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