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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영남알프스

문복산 고헌산 산행으로 영남알프스 9봉 완등

by 즐풍 2019. 12. 10.

 

 

 

 

 

 

 

 

 

 

 

 

 

 

 

 

 

2019.12.08. 일 

                   문복산: 산행 시간 11:10~13:20 (전체 시간 02:10, 전체 거리 5.3km, 휴식 없음, 평속 2.4km/h)

                   고헌산: 산행 시간 13:56~16:36 (전체 시간 02:40, 전체 거리 5.8km, 휴식 30분, 평속 2.1km/h)

 

 

겨울이라 설악산 무박 산행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이후 일반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영알 9봉" 인증을 위해 인증 사진이 없는 운문산과 미답 산인 고헌산과 문복산 산행을 시작한다.

어제 운문산을 다녀와 쉬어야 하는데, 소뿔도 단김에 뺀다고 오늘도 같은 지역의 고헌산, 문복산 산행에 나선다.

집에서 산악회 버스를 이용해 산행 들머리까지 왕복하는데, 꼬박 10시간에 950km를 이동하는 긴 여정이다.

 

연이틀을 이런 부담을 안고 산행을 감행한다는 건 여전히 산행 열정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산행하며 쉼 없이 용력을 쓰고 걸으면 노폐물이 땀으로 배출된다.

몸속의 노폐물은 배출하고 산속의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온몸으로 산소를 공급한다.

산행이 힘들어도 대자연에서 받는 다양한 생명 에너지와 기운이 지금까지 산행을 이어온 원동력이다.

 

10년간 등산을 이어오며 느끼는 건 더 이상 속도전이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산악회에서 거리에 따라 시간이 주어지므로 어쩔 수 없이 속도전에 열을 올려야 하는데, 특히 이번 산행이 그렇다..

그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개별적으로 귀가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행이 속도전이 되면 자연이 주는 공기의 신선한 에너지를 느끼거나 사색에 잠길 시간도 없어 아쉽다.

 

이번 산행은 해가 가장 짧은 동지를 불과 2주 앞둔 시점이다.

오늘 산행 들머리인 울산 지역의 일출과 일몰은 각각 07:19, 17:09으로 낮 시간은 밤 보다 짧은 9시간 50분이다.

11시 10분부터 문복산 산행을 마치고 버스로 고헌산으로 이동해 해지기 전에 산행을 끝내야 한다.

두 산 모두 합쳐 약 11km 거리를 치고 오르려면 땀 꽤나 흘리게 생겼다.

 



 

문복산 등산코스

 

 

 

 

문복산은 차도에서 바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해발 1,000m가 넘는 아홉 산 중에서 막내인 셈이다.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경주, 청도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천 m 이상의 9개 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며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감나무 뒤로 드린 바위가 보인다. 하산할 때 오르게 될 드린 바위는 오늘 산행의 백미다.

 

 

 

 

잠깐 마을의 효모제를 보고 볼거리가 더 없나 주변을 살핀 후 다시 정규 등산로 들어간다.

 

 

 

 

문복산 4km 산행에 주어진 시간은 두 시간 40분이다.

시작 고도가 400m이므로 약 2km 거리를 고도 600m 넘게 치고 올라야 한다.

산악회에서 문복산 오르는 코스 중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했는데, 능선으로 오르는 구간은 오름의 연속이다.

어제 운문산도 쉴틈없이 오르기만 해 체력 부담이 컸다.

귀가하여 잠깐 잔 후 새벽같이 나와 네 시간 가까이 버스로 이동해 등산하자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문복산(1,014m)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는 기본정신이 된 것이 화랑오계라고도 하는 세속오계인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문복산 계곡 좌측으로 오르면 옛날 화랑들이 무술을 연마하였다는 문복산록을 만나고 우측계곡으로 오르면 문복산 정상이다.

가지산에 오르는 등산로는 운문령에서 좌측 능선길(가지산으로 가는 우측 능선의 반대쪽)을 이용하는 코스가 있다.

운문령에서 좌측 능선으로 오르는 길 곳곳에서 흰 철쭉의 고목을 만날 수 있고 관목의 터널 길을 즐길 수 있어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문복산의 동으로는 경주 산내의 중마을을 두고 능선을 따라 북으로는 옹강산, 남으로는 운문령, 서로는 삼계리 부락을 두고 있다.

운문댐이 만수가 되면 조망이 가능하여 더욱 뛰어난 풍광을 볼 수 있다. (청도군청 홈페이지 편집)

 

 

 

 

 

딱 한 시간만에 문복산 정상에 도착했다.

마을 구경한다고 500m 늘어 2.5km 거리다.

올라오는 동안 볼 건 아무것도 없다.

이 문복산 인증사진을 찍음으로써 여덟 번째 인증사진을 얻는다.

 

 

 

 

산행대장은 이 드린바위가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다며 가급적 올라왔던 길로 하산할 것을 안내했다.

아무리 어렵기로서니 이렇게 멋진 암봉을 포기할 내가 아니다.

무조건 간다.

 

 

 

 

바로 직전에 본 암봉까지 가려면 작은 바위 몇 개는 잘 넘어야 한다.

그중에 하나 이 작은 바위부터 넘어야 한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저 암봉을 오른 후 하산 코스는 두 군데 있다.

하나는 정상 바로 아래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는 길인데, 급경사에 길이 있어 불편하다.

쉽고 안전하게 가려면 암봉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바로 내려가는 게 좋다.

 

 

 

 

마지막 바위 오르는 길

 

 

 

 

이 바위도 지나야...

 

 

 

 

대장이 코스가 어렵다고 해 이 암봉을 오른 회원은 많지 않다.

북한산 다닌 정도면 누구든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다만, 멋진 풍경에 조망을 즐기며 암봉을 몇 개 넘어야 하니 시간이 지체되는 문제가 있다.

 

 

 

 

드린 바위에 올라온 후 내려온 구간을 잡는다.

 

 

 

 

이 바위도 작은 드린 바위라 할만하다.

 

 

 

 

정상 한 칸 아래는 낭떠러지를 뒤로 두고 어느 산악회인지 식사 중이다.

잠깐 내려가서 보니 안전 펜스 넘어는 깎아지른 절벽이다.

 

 

 

 

드린 바위 정상에 올랐으나 정상은 오히려 평범하다.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내려온 구간을 배경으로 한컷

 

 

 

 

내려가는 길

 

 

 

 

좀 전에 올랐던 드린 바위, 드린바위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드린바위 상반부만 렌즈에 잡히고 아래쪽은 끝을 모를 만큼 높다.

 

 

 

 

드린바위 하단부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굴이 있어 들어가 본다.

드린 바위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던 청주의 어느 산악회 대장이 뒤따라 내려오다 이 굴을 못 보고 가는 걸 알려줬더니 들어가 본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나와서 다시 보면 안쪽엔 제단과 촛대가 보일 만큼 주변 무속인들에게 인기가 있나 보다.

 

 

 

 

바로 내려가면 계곡의 너덜지대를 지나야 하기에 방향을 바꿔 올라오던 등산로를 만나 하산한다.

워낙 경사가 심해 내려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영알 9봉 종주 인증 사진을 얻자면 반드시 거쳐야 할 통과의례다.

문복산은 두 시간 40분 주어진 시간에서 30분 앞당겨 도착했다.

내려온 다음에 마을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고헌산: 산행 시간 13:56~16:36 (전체 시간 02:40, 전체 거리 5.8km, 휴식 30분, 평속 2.1km/h)

 

고헌산 등산코스

 

 

 

 

문복산에 주어진 시간을 다 채운 후 버스로 약 15분을 이동해 고헌산 산행을 시작한다.

어제 운문산이나 오늘 문복산, 고헌산 등산을 시작하는 마을 감나무엔 따지 않은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이젠 전국이 다 감나무가 잘 자라 예전과 달리 전국 어디서든 감을 재배해 먹을 수 있다.

굳이 따지 않는 이유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워낙 감나무가 많아 겨우내 배고픈 조류에게 좋은 먹이 보시가 되겠다.

 

 

 

 

 

 

 

 

 

 

고헌산(1,034m)

 

고헌산은 울주군 상북면과 언양읍, 두서면에 있는 산으로 가뭄이 들면 산 정상의 용샘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산 정상의 옛 성터와 억새군락, 장쾌하게 이어지는 전망이 볼거리이다.

백두대간 낙동정맥이 낙동강 동쪽을 따라 내려오다 영남알프스에 이르러 고헌산을 처음으로 만난다.

예로부터 언양현의 진산(鎭山)으로 신성시하여 고을 이름인 '언양'도 그 옛 이름인 '헌양' 또는 '헌산'에서 나온 것인데,

모두 고헌산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영남알프스와 낙동정맥에서는 울산의 가장 북쪽이며 입구의 산에 해당한다.

이 산의 동북쪽에는 백운산이 솟아있고 서북쪽에는 문복산이 솟아 있으며 서쪽에는 가지산이 솟아 있다.

정상 부근에 옛날 가뭄 때 기우제를 지내던 기우단(祈雨檀)과 산성터가 있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용샘(龍泉)이 있다.

(울주군청 홈페이지 편집)

 

 

 

 

 

고헌산은 오전 문복산과 달리 오를 때 제법 고생했다.

오전에 오른 문복산은 산행 내내 쉬지 않았는데, 이놈의 고헌산을 오르는 게 너무 힘들어 두 번을 쉬어야 했다.

어제 운문산도 힘든 데다, 오전의 문복산이나 고헌산 모두 마을에서 시작해야 하니 고생이 말이 아니다.

영알 9봉 중 그래도 여섯 개는 진작에 끝냈으니 망정이지 새로 시작하려면 고생이 말이 아니겠다.

고헌산 오르내리는 동안 정상석 외 별로 볼만한 풍경이 거의 없으니 고헌산은 영알 9봉을 위한 억지춘향인 셈이다. 

 

고헌산 정상석 인증을 위해 순서를 기다리는 회원들

 

 

 

 

내가 정상을 향해 오르며 막바지 비지땀을 쏟을 때 발 빠른 회원 몇 명이 벌써 올라오던 길 그대로 내려온다.

같은 길로 하산하는 건 오직 인증만을 위한 의미 없는 산행이기에 감시초소 쪽으로 이동해 하산한다.

감시초소에서 조금 더 지나 아래쪽에 용샘이 있는 것으로 카카오맵에서 확인되는데, 위치를 몰라 가지 않았다.

 

 

 

 

 

 

 

 

 

하산할 방향이다.

아래쪽 두 봉우리 중 앞쪽이 고운산인데, 그전에 고헌사 방향으로 하산하게 된다.

등산객이 별로 다니지 않은 외진 길이라 고헌사 방향의 이정표 하나로는 부족하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한 번 더 방향을 틀어 고헌사로 내려오긴 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아르바이트하게 생겼다.

떨어진 낙엽이 길을 덮어 길 찾기도 쉽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고헌사 경내

 

 

 

 

고헌사 대웅전은 해발 553m이다.

 

 

 

 

 

 

 

 

"영남알프스 1000 고지 9 봉우리 완등"을 목표로 이틀간 세 산을 등산하여 예전 산행과 합쳐 완등을 끝냈다.

영남알프스를 이어가며 서너 개 산을 함께 산행하는 건 오르내림이나 접속 구간이 없어 차라리 쉽다.

이번 세 산은 각각 마을에서 시작해 등산을 마치고 다시 하산하는 산행이었다.

그것도 연 이틀에 끝내려다 보니 체력 부담이 심해 마지막 고헌산을 오를 땐 죽을 맛이었다.

지나고 보면 추억은 아름답게 쌓이는 법...

이제 약 2주 정도 지나면 인증서와 완주메달이 도착할 것이다.

2019년을 열심히 산행했다는 증거이자 축하 선물이고 새롭게 여는 2020년의 다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