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123
2021.8.29 (일) 고헌산 07:34~10:50 (6km 산행, 3시간 15분 소요, 평속 1.8km/h) 흐림
문복산 11:53~14:45 (4.5km 산행. 2시간 52분 소요, 평속 1.8km/h) 비
어제 영축산을 길 없는 계곡으로 오르며 진을 빼 산행 전체가 어려웠다.
오늘은 고헌산, 문복산에 올라가야 하는 데, 두 산 모두 1,000m가 넘는 고산이라 고민스럽다.
아침부터 비가 줄기차게 내리면 비 핑계로 산행을 접어도 되는 데, 날씨는 꾸물거리지만 한다.
배낭을 메고 산행 시작할 때 잠깐 압박이 오던 다리가 이내 풀리며 정상으로 돌아온다.
엊그제 시작한 거 같은 산행도 벌써 13년 동안 매주 산행을 이어왔으니 몸이 적응한 것이다.
오늘 오늘 고헌산, 문복산도 2년 전 하루에 각각 올랐던 기억이 있으니 대략 산세가 어떤지 안다.
산을 아는 것과 모르는 건 큰 차이가 있다.
이 산에 대한 경험이 있으니 체력 안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기에 산행을 훨씬 수월하게 끝낼 수 있다.
□ 고헌산
고헌산은 울주군 상북면과 언양읍, 두 읍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높은 산으로
가뭄이 들면 산 정상에 있는 용샘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던 곳이다.
산 정상의 옛 성터와 억새군락, 장쾌하게 이어지는 전망이 볼거리이다.
백두대간 낙동정맥이 낙동강 동쪽을 따라 내려오다 영남알프스에 이르러 고헌산을 처음으로 만난다.
예로부터 언양현의 진산(鎭山)으로 신성시하여 고을 이름인 '언양'도 그 옛 이름인 '헌양' 또는 '헌산'에서 나온 것인데,
모두 고헌산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고헌산의 남쪽으로 구량천이 흘러 태화강의 지류를 이루며 북쪽 기슭에서 밀양강 상류인 동창천이 발원하고 있다.
고헌산 등산객들은 백운산에서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동서방향 능선을 이용하거나,
남쪽 산비탈을 올라 정상에 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한다.
고헌산을 등산해 보면 산의 규모가 워낙 커서 왜 이 산에서 언양이란 지명이 생겨났고,
언양의 진산이라 하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울산시청)
고헌산 등산코스
나무뿌리를 화분 삼아 꽃을 가꾸는 센스가 돋보인다.
고헌사의 나지막한 담장
고헌산을 오르는 등로는 계곡을 벗어났으나 능선도 아닌 것 같은 능선이다.
다소 지루하게 오른 능선이다.
워낙 숲의 나무가 커 조망이 없는 데, 날씨까지 흐려 깜깜이 산행을 했다.
정상에 사람이 없어 인증 사진을 못 찍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른 코스를 이용해 오른 등산객이 제법 있다.
어느 나이 든 여성분에게 촬영을 맡겼더니 가로 방향은 너무 왼쪽으로 치우치게 찍어 세로 방향의 사진을 올린다.
고헌산 표지석보다 돌탑에서 찍는 게 더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는지 기다리기까지 한다.
이번 산행도 전에 내려갔던 코스 그대로 내려가기로 한다.
오리무중이 아니라 이건 숫제 20여 m 밖에도 제대로 안 보이도록 안개가 꼈다.
햇볕이 없어 더위는 덜해도 워낙 습기가 많아 땀이 흐른다.
트랭글 지도엔 고헌산 내려가는 등산로는 안 보인다.
누군가 수피에 매직으로 고헌사 표시를 했다.
어느 산할배란 낙을 가진 분의 현명한 이정표인 가 보다
수피에 안내로 길을 따라 내려가니 고헌사로 가는 다리를 건너기 전 마지막 지점으로 떨어진다.
다리를 건널 때 이정표가 없어 잘 아는 등산객이 아니면 이곳으로 오르긴 힘들겠다.
고헌사 삼성각
대웅보전
배롱나무꽃
칡꽃
[오후 산행]
오전에 고헌산 등산을 끝내고 마을 입구 주차장은 이미 만차로 차를 댈 데가 없다.
노인정 앞 주차장은 못 들어가게 체인을 쳐 놓았다.
마침 어느 부부 등산객이 내려가는 게 보여 따라가니 마침 차를 뺀다.
겨우 그 자리에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오전에 다녀온 고헌산과 이번에 산행할 문복산은 영남알프스 9봉에 끼워넣기로 들어간 느낌이다.
산을 좋다, 나쁘다고 평가할 순 없지만, 고헌산은 고되기만 할 뿐 특별함은 부족하다.
반면 문복산은 드린바위라는 걸출한 바위가 있어 이곳이 산행의 정점에 속한다.
등산 중 안개가 심해 조망이 없고, 비도 내려 습기가 많으므로 드린바위로 내려가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복산 등산코스
□ 문복산
문복산의 높이는 1,013.5m이고, 태백산맥의 여맥인 중앙산맥(中央山脈)의 남부에 해당한다.
이 산의 남쪽 3.2㎞ 지점인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따라 동서방향으로 달리는 성현산맥(省峴山脈)과 교차하고
이 지점을 중심으로 하여 동쪽으로는 고헌산(高獻山, 1,033m), 서쪽으로 가지산(加智山, 1,240m)이 위치하고 있다.
남쪽으로는 천황산(天皇山, 1,189m)ㆍ신불산(神佛山, 1,209m)ㆍ취서산(鷲棲山, 1,059m) 등
1,000m 이상되는 중앙산맥의 고봉에 이어진다. 문복산의 동쪽 사면은 급사면이고, 서쪽 사면은 완사면이다.
동쪽 사면은 동창천(東倉川)의 지류가 개석 하여 좁고 긴 하곡을 형성하고 있으며,
하곡에 가까운 산록에 소수의 촌락이 형성되어 있을 뿐이고 접근하기가 어려운 심산이다.
[출처_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마을에서 보는 드린바위
등산한 지 20여 분 지나자 갑자기 비가 내린다.
산행을 포기하자니 이 작은 산을 위해 다시 온다는 게 마뜩지 않아 나뭇잎 무성한 어느 나무 밑에서 쉰다.
20여 분 쉬고 빗줄기가 잦아들 때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올라갈 때 또 비가 조금 내리긴 했으나 견딜만한 정도다.
바람 불면 바람결에 머리를 빗고, 비가 오면 빗물에 목욕하더라도 산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즐풍목우(櫛風沐雨)가 내 닉인데, 잠깐 갈등했었다.
그 많던 등산객도 비가 오자 다 내려가고 조금 떨어진 곳에 남자 두 명이 식사하는 데, 사진을 부탁할 수 없다.
10여 분 기다리다 보니 어느 부부가 올라오길래 사진을 부탁해 겨우 찍었다.
하산할 때 드린바위로 발을 들여놓다가 비가 내려 미끄럽기도 하고 안개도 심해 조망이 없겠다는 생각에 포기한다.
이렇게 어제오늘 이틀간 영남알프스 9봉 중 세 봉을 올랐다.
나머지 구간은 억새가 활짝 편 9월 말에 오를 생각이다.
주차 장소가 경주시이므로 이번엔 단석산을 갈 생각으로 내비를 켜고 시동을 건다.
문복산 드린바위가 궁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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