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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여수 6개월 살이

돌산도 승월제, 봉덕초교, 금백암지 3층석탑, 서기우물

by 즐풍 2021. 9. 17.

 

 

 

2021.9.17 (금)  오후에 2시간 30분 탐방  7.6km 이동   구름 많음

 

 

어제부터 태풍 '찬투'가 불어닥친다며 뉴스특보를 몇 시간씩 틀어대던 것과 달리 돌산도는 별 피해 없이 지나갔다.

제주시 등 일부 지역은 제법 피해를 본 데도 있다고 하니 지역 편차가 큰 셈이다.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안은 태풍의 길목이라 놈들이 지나갈 때면 제일 먼저 피해를 입는 곳이다.

이런 태풍도 때로 가뭄 해결에 도움이 될 때도 있으니 동전의 양면이다.

 

오전에 잠깐 비가 내리더니 점심때가 지나자 구름 사이로 맑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요 며칠 비가 내리는 둥 마는 둥 하며 날씨가 나빠 외출을 못했는데, 이 기회에 동네 마실 좀 다녀온다.

동네라고 해봐야 마땅히 갈 데도 없어 전에 봐 둔 저수지까지 걸어가기로 한다.

가는 길에 눈에 보이는 데로 여기저기 들리며 며칠 남지 않은 이 지역을 기억 속에 저장한다.

 

 

 

태극기가 있는 건물이 죽포 보건진료소이다.

지난주 초 돌산 지맥을 종주하겠다고 나섰다가 땅벌에 쏘이며 된통 고생했다.

통증이 얼마나 심하던지 쇼크로 사망하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아무도 안 다니는 숲 속에서 혹여 사망하면 찾지도 못해 유골만 남을 건 뻔한 사실이다.

귀가하여 이 보건진료소에서 벌에 쏘인 부위에 약을 바르고 복용 약도 3일 치 탔다.

그 덕분인지 크게 가렵지도 않고, 후유증 없이 잘 지나갔다.

진찰료도 없이 약값만 겨우 900원 냈으니 새로운 발견이다.

앞으로는 병원보다 보건소를 잘 활용해야겠다.

 

죽포 보건소 뒤 조산은 느티나무와 인근에 있는 금백암지 3층 석탑이 유명하다.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는 수령 1,000년(?)의 - 뻥인 거 같은데 - 고목이다.

방죽포 방죽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마을 앞 조산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전해진다.  (안내문)

 

 

조산 앞에 있는 마을 안내지도에 이 백암초등학교 뒤에 금백암터의 3층 석탑이 있다길래 백암초교에 들어간다.

책보를 옆에 깐 남학생 동상을 보니 어린 시절 저건 차림에 검정 고무신 신고 다니던 때가 떠오른다.

 

학년별로 한 학급씩 있는 작은 초등학교다.

1942년에 개교한 봉덕초교는 '21.1.16 제77회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총졸업생은 3,995명이다.

학년별로 3~5명으로 전교생 22명인 미니 초등학교이다.

이렇게 가다간 언젠가 분교로 전락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학교보다는 학교 뒤에 있을 금백암 터에 가야 3층 석탑을 볼 수 있는 데, 길을 모르겠다.

교문을 나서며 봐도 뒤로 돌아가는 길은 없다. 

마칠 밖에 서 들어오는 선생님에게 3층석탑 위치를 물으니 모른다고 한다.

그때 선생님을 마중 나온 학생에게 물으니 학교 뒤 저수지 옆에 있다며, 안내해도 되겠냐고 한다.

설명을 잘 들었으니 쉽게 찾겠다 싶어 사양했는데, 참 친절한 학생이다.

 

 

 

금백암지(金白庵址) 3층 석탑

 

여수 봉덕초등학교 서남쪽 화단에 있는 석탑으로, 여수시 돌산읍 죽포리에 있었던 금백암(金白庵)의 터에서 옮겨 놓은 것이다. 

화강암으로 만든 높이 165㎝, 폭 57㎝의 작은 탑이며, 조성 시기는 조선 후기로 추정된다. 

현재 기단부는 없고, 탑신(塔身; 몸돌) 2개, 옥개석(屋蓋石; 석탑이나 석등 위에 지붕처럼 덮는 돌) 2개, 

노반(露盤; 탑의 꼭대기 층에 있는 네모난 지붕 모양의 장식), 보주(寶珠; 탑이나 석등의 맨 꼭대기에 얹은 구슬 모양의 장식)로

구성되어 있다. 탑신과 옥개석이 각각 2개인 것으로 보아 원래는 삼층석탑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석탑의 석재가 완전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파손되어 있으나 여수시 돌산읍에 있는 유일한 옛 석탑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출처_여수넷]

 

작품성은 별로 없으나 돌산읍에 유일한 석탑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이 석탑은 학교 건물 뒤 조그만 저수지 앞에 놓였다.

좀 전에 어느 선생님에게 물었을 땐 모른다고 했는데, 정신없는 선생인지 아니면 생각 없이 다니는 건지 모르겠다.

선생님과 학생의 태도가 완전히 대비되니, 학생에게 맑은 미래가 보인다.

 

저수지 왼쪽은 학교 건물 사이로 살짝 3층석탑 석탑이 보인다.

 

 

향나무 정원수

 

운동장엔 잔디를 심었는데, 수평이 잘 안 맞아 배수가 안 된다.

질척거리고 습기가 많은 덴 잔디가 안 자라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학교 옆에 사찰이 새로 생겼는데, 한창 단청 작업을 하고 있다.

단청 작업을 대학생 네댓 명이 하는데, 이들 숙소에 갓고을센터 2층에 있다.

같은 공간에 있으나 서로 만날 일이 없다.

 

 

작은 돌산도에도 멧돼지며 고라니, 야생 염소 등 들짐승이 많다.

농가가 많다 보니 이런 들짐승이나 새들이 농작물을 망치기도 해 이렇게 그물망을 친 게 많이 보인다.

심지어는 총소리를 녹음해 간간히 앰프로 터뜨리기도 하는 데, 심지어는 밤에도 쏴댄다.

속 타는 농민의 심정을 알기에 무심히 넘기는 데, 이젠 면역이 돼 아무렇지도 않다.

 

어느 농가 집 뜰에 만든 화분에서 주인의 정성을 본다.

 

 

 

동백나무를 밀식해 담장을 만들고, 오른쪽은 돌담이다.

 

동백나무 담장은 순을 위와 옆으로 쳐 보기 좋다.

 

마을 안쪽 넓은 도로는 농기구 주차장으로 사용된다.

사진에 잡히지 않은 농기구가 서너 대 더 있다.

요즘은 이런 농기구 구입하는 데, 보조가 많이 돼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

 

정자 뒤엔 서기마을 우물이 있다.

 

서기마을 우물은 이제 사용하지 않는다.

우물에서 나오는 물길은 빨래를 할 수 있게 돌산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이마저 세탁기에 밀려 쓰지 않으리라.

 

 

 

승월저수지

2005년 설치한 저수지로 만수 면적은 10.8ha, 수혜 면적은 66ha다.

 

저수지를 왼쪽으로 한 바퀴 돌 생각으로 들어서는 데, 햇볕을 쐬려던 뱀이 기척에 놀라 숲으로 사라진다.

동네 마실 다닌다고 반바지에 스틱도 없이 나왔는데, 둑을 걷는 동안 박수를 치며 지나갔다.

혹여 뱀이 있으면 알아서 얼른 피하라는 기척이나 경고인 셈이다.

둑에서 바라보는 아랫마을 들녘이 누렇게 익어가니 풍성한 수확철이 다가온다.

 

저수지 둑 끝으로는 배수구는 턱이 낮은 데다, 휀스가 쳐져 내려갈 수 없어 되돌아와야 했다.

 

저수지를 돌아 작은 마을로 들어가는 길 양쪽에 벚나무가 제법 실하게 자랐다.

벚꽃이 필 때 제법 멋진 풍경을 보이겠다.

 

 

 

저수지에 통발을 넣고 민물고기를 잡는 사람들...

 

생강 잎이 댓잎보다 조금 작게 생겼다.

경기 이남에서 주로 자란다고 하는 데, 여기서 처음 본다.

생강은 남쪽에서 자라다 보니 따듯한 기운이 있다. 

 

저수지 위 농지에는 물을 댈 수 없어 펌프로 물을 이용하는 게 보인다.

 

남쪽의 벼가 이렇게 익어가니 강원, 경기도 등 북쪽 지역은 이제 거의 수확철에 접어들었겠다.

 

 

어쩌면 돌산도에서의 마지막 마실일 것으로 본다.

내일 하루 쉬고 추석 연휴에 갈 곳이 많아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남은 기간이 얼마 안 돼 일정을 빠듯하게 짜야한다.

이렇게 책갈피에 하나 더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