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며칠 전의 일이다.
비닐하우스에 상추와 배추를 심는다고 경운기로 로터리를 치는 데, 돌이 수없이 튀어 오른다.
이 둘을 그냥 둘 수 없어 보이는 대로 들어내기로 한다.
여덟 명이 달라붙어 한동안 땀 깨나 흘려야 했다.
돌산도의 다른 밭도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돌이 많은 건 사실이다.
자잘한 돌이야 별로 문제가 안 되겠지만, 좀 큰 돌은 밭갈이 할 때부터 수확할 때까지 늘 말썽이다.
보이는 족족 들어내지 않으면 두고두고 골칫덩어리가 된다.
이렇게 많은 돌로 돌담을 만리장성만큼 높고 두툼하게 쌓은 쌓은 옛날 집이 많다.
심지어 여수 추도나 사도의 옛 담장은 도 지정 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다.
아침부터 돌을 추려낸다고 땀에 흠뻑 젖었다.
집 나온 지 5개월이 넘은 홀아비 신세라 먹는 게 말이 아니다.
사다 먹는 반찬이래야 보잘것없으니 먹고 뒤돌아 서면 허기가 밀려온다.
이런 허약 체력이 계속되다 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삐질삐질 흐른다.
보기 딱했는지 사무장님이 오늘은 전복죽을 내신다고 한다.
돌 나른다고 고생했는 데, 겨우 전복죽이냐 하지 마시라.
말이 전복죽이지 실은 생선회가 더 많은 특별 보양식인 셈이다.
이곳 생선회는 서울 등 도심에서 먹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현지에서 막 잡은 싱싱한 활어들이라 맛은 부드럽고 쫀득쫀득 찰진 맛이다.
게다가 저렴하기까지 하니 이 지역주민들이 부러울 지경이다.
음식이 나오기 무섭게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사라진다.
성게알 따로...
성게 따로...
전복죽까지 먹고 나면 거하다는 생각이 든다.
싱싱한 활어회에 전복죽으로 위장을 도포했으니 포만감이 밀려온다.
등 따시고 배 부르면 최고의 행복이라는 데, 오후엔 낮잠이나 자 볼까?
아, 그런데 식당 상호가 뭐냐고요?
식당 선전한다고 할까 봐 안 가르쳐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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