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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여수 6개월 살이

돌산도 돌밭에서 돌 골라내 돌산을 만들었어

by 즐풍 2021. 9. 8.

 

 

밤이 되면 창가로 귀뚜라미 우는 소리 들리니 벌써 가을이 온 게다.

가을의 문턱이라는 입추는 벌써 한 달 전에 지났고, 처서를 건너뛰어 어제가 백로다.

어물쩡거리다 보니 다음 주말부터 추석 연휴에 돌입한다.

올해 유난한 무더위로 채소값은 폭등했고,

고랭지 채소의 대명사인 태백지역의 채소도 유례없는 여름 더위에  다 물러버렸다고 한다.

추석물가를 걱정하는 농정당국의 한숨소리가 남쪽 끝 여수까지 들려온다.

 

 

 

 

여름 밥상의 든든한 응원군이었던 아삭거리던 채소를 갈아엎었다.

아삭 거리며 입맛을 돋우던 채소로 입 짧은 내가 평생 처음 쌈을 먹는 기적을 보였다.

노지가 아닌 비닐하우스만의 채소가 주는 별식이었던 셈이다.

이 채소도 세월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복토를 한 밭이라 경운기로 로터리를 칠 때 돌은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이 돌을 치우지 않으면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모른척하고 넘어가도 그만이지만 꼼꼼한 우리 사무장님 그런 걸 놓칠 리 없다.

모두 호미와 바구니 들고 집합~~

지금부터 돌멩이를 제거한다, 실시~~

넵....

 

그놈의 돌멩이 고른다고 허리가 휘청거린다.

망할 놈의 돌멩이....

 

 

 

 

돌멩이를 고른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

밖으로 갖다 버려야 하는 데, 왜 이렇게 무거운 거야.

50~60대 중장년은 뒤로 자빠지고,

20대 캐나다 청년이 돌인 듯 무겁겠냐며 자청하고 나선다.

역시 젊은 건 좋은 것이여~~

좋기는 개뿔, 남 골병드는 것도 모르고....

 

 

 

 

이렇게 돌로 만든 돌산이 우리가 살고 있는 여수 돌산읍이다.

우공이산의 전설은 이렇게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