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에서 농사짓는 건 생각보다 힘들어.
야채에 물만 잘 주면 어렵지 않게 크는 데, 문제는 과일이야.
뭐, 고추는 벌이 수정을 안 해도 열리므로 문제는 없어.
그런데, 그런데 말이야...
호박이나 참외, 수박은 달라.
비닐하우스에 벌이 들어올 수 없으니 인위적으로 수정을 해야 해.
어떻게 하냐고?
부드러운 솔로 이 꽃 저 꽃 문지르는 게 제일 좋겠지만, 그걸 누가 일일이 하겠어?
이럴 때를 대비해 벌써 인공수정액을 팔고 있더라고...
우린 수정액을 인근 토마토 생산 농가에서 얻었어.
친환경 수정액이라 더 비싸다고 하던데...
이렇게 과일을 비닐하우스에 심으며 느낀 게 벌의 소중함이야.
벌은 꿀만 만드는 게 아니라 꽃을 수정시켜 과일을 열게 하는 조물주란 생각이 들었어.
이젠 시대가 좋아졌으니 벌도 로봇으로 만들면 떼돈 벌 거 같다, 내 아이디어 좋지?
오늘은 무화과 잼에 이어 호박죽도 만들었어.
노란 단호박 알지?
큼지막한 거...
이거 처음 자를 때가 제일 중요해.
단호박은 마디가 옆으로 생긴 걸 마디 따라 칼로 조각 내야 해.
그래야 껍질 까기가 쉽거든.
두 마디를 하나로 자르면 가운데 홈의 껍질을 제거하기 힘들어.
호박씨까지 제거하고 적당히 토막을 내야 해.
이번엔 밀가루는 적당히 물 넣고 버무리면 빵 부스러기처럼 자잘한 덩어리가 생겨.
큰 눈송이보다 조금 더 큰 정도가 좋아.
미리 준비한 팥이나 완두콩을 넣고 끓일 때 눌어붙지 않게 계속 저어야 해.
그러면 모두가 엉겨서 죽이 돼 퍼져.
먹어 봤는데, 호박죽 맛이 끝내줘.
지금도 남은 호박죽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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