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12. (월) 오전에 잠깐 탐방
오늘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신안 여행 계획을 세웠는데, 내일 일정이 잡혀 취소했다.
여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갑자기 기운이 빠져 오늘도 무료하게 지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새벽부터 일어나 하화도로 들어가기 위해 백야도로 떠난다.
06:50발 첫배를 타려고 속도를 높여 백야도 선착장에 도착하니 시간이 안 맞다.
첫배는 하화도를 경유하지 않아 08:00에 출발하는 두 번째 배로 백야도에 도착했다.
지난번 사도에 갈 때 한 번 이용했는 데도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
그때 옆집에 계시던 선생님 차로 가는 바람에 신경 쓰는 않았기 때문이다.
첫 기항지인 제도에서 제법 많은 사람이 내리고 세 번째인 백야도에 내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내리자마자 왼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데, 습기 많은 지열이 올라오자 온몸이 후끈거린다.
작은 섬이라 산은 높지 않아도 워낙 습도가 높아 땀이 비 오듯 흐른다.
하화도가 그런대로 괜찮다고 해 왔는데, 한자 그대로 꽃섬은 아니다.
시기적으로 볼 때 봄에 피는 꽃은 이미 다 지고 없는지도 모를 일이다.
□ 하화도
임진왜란 당시 해 성명미상의 안동 장 씨가 뗏목으로 가족과 피난을 하던 중에 하화도를 지나게 되었다.
섬에 동백꽃과 섬모초, 진달래가 만발하여 너무 아름다운 섬이라 여기고 정착함으로써 마을이 형성되었다.
일설에는 이순신 장군께서 전선을 타고 봇돌 바다를 항해하시다가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섬이라 하여
화도(花島)로 명명하셨다고 전해 오고 있다.
하화도에서 서북쪽으로 1km 지점에 상화도가 있는데 그 섬을 웃꽃섬이라 부르고, 하화도는 아래 꽃섬이라고 불렀다.
1914년 여수군 설립 시 아래 하(下) 꽃 화(花) 자를 써 하화리로 개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안내문)
백야도에서 출항하는 배는 제도, 개도, 하화도, 상화도, 사도를 거쳐 낭도까지 들어간다.
월요일엔 탐방객이 별로 없는지 차량도 한 대 밖에 없다.
작은 평원 한 귀퉁이는 묘지가 차지하고 가운데 피아노 모형이 놓여 있다.
길게 이어진 하화도
동백나무 열매도 빨갛게 익는다.
동백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예전엔 머릿기름으로 사용했다.
오래 두어도 변질되거나 굳지 않고 잘 마르지도 않아 나뭇결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칠하는 데 사용된다고 한다.
동백나무는 이른 봄에 꽃이 피어 나비나 벌로 수정할 수 없어 부리가 긴 동박새가 꿀을 먹으며 수정시킨다고 한다.
많은 꽃에 비해 열매가 적은 건 수정이 제대로 안 돼 그런가 보다.
동백나무 열매를 환갑이 넘은 다음에 처음 본다.
얹힌 바위 높이가 대략 4m가 넘는 큰 바위다.
아침에 나올 때 비가 올 듯 흐려 나올까 말까 고민 좀 했다.
이후 빠르게 날이 풀리더니 바다에서 해무가 밀려오며 잠깐 사이에 오리무중으로 변할 만큼 변덕스러운 날씨다.
건너편 상화도, 바로 웃섬이다.
전망 다리에서 보는 바위 절벽
이건 바다 쪽으로 보이는 해안 단애이다.
해안 단애를 가로지르는 전망 다리
하화도 건너편 장구도인데, 언젠가 조그만 다리가 놓일 것이다.
장구도의 바위 당겨보기
전망 다리 앞 조형물이다.
목책 뒤 해안 바위에 큰굴이 있는데, 서두르다 보니 보지 못 했다.
이틀 뒤 다시 올 일이 생겨 그때 보게 된다.
전망 다리 전경
하화도는 참 작은 섬이다.
트레킹을 끝내고 해변가로 내려왔으나 뱃시간이 많이 남아 해변으로 내려간다.
갯바위가 끝없이 펼쳐졌으나 굳이 멀리 가고 싶지 않아 여기까지만 보고 간단하게 식사하고 마을로 나간다.
오랜 세월 파도에 부서지며 모서리는 둥근 형태로 닳았으나 아직 몽돌 형태를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몽돌해변이라 부를 만하다.
상황도와 하화도를 묶어 이곳에 설치한 보건진료소이다.
교화로 올라가는 계단에 페인트를 칠해 예쁘게 꾸몄다.
건너편 상화도 주택은 지붕을 거의 오렌지 색으로 칠했다.
일부 붉은 색을 칠한 집도 보인다.
마을을 둘러보고도 시간이 남아 느티나무 아래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 순간 아차 싶어 시계를 보니 12:47이다.
50분에 배가 나갈 시간이라 선착장으로 가니 벌써 배가 떠날 준비를 한다.
부리나케 배를 타니 바로 출발한다.
하마터면 다음 배가 나갈 때까지 두어 시간 더 기다릴 뻔했다.
마을 주택을 예쁘게 꾸민 벽화
일정에도 없던 하화도를 탐방했다.
언젠가 다시 가겠다던 낭도를 볼 욕심에 길을 나섰으나 물때가 늦어 먼저 하화도를 들린 것이다.
손바닥만 한 작은 섬으로 꽃 피는 시절엔 제법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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