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85
2021.7.11. (일) 오전에 잠깐 탐방
병원 진료를 위해 7월 2일 세 달 만에 귀가했다.
6개월치 처방받은 약을 제대로 안 먹어 5월 27일에 병원 갈 일을 뒤로 미룬 것이다.
진료에 앞서 받아야 하는 여러 가지 검사도 일정상 생략했다.
나이 들며 건강에 좀 더 신경써야 하는 데, 오히려 등한시하는 느낌이다.
비행기로 귀가하니 자가운전할 때의 기름값, 통행료보다 저렴하고 운전 피로도 없다.
가족과 꿈같은 반짝 해후를 끝내고 4일만에 여수로 복귀했다.
이곳에 있는 세 달 동안 빠질 것도 없는 몸매에 4kg이나 축난 걸 회복도 못하고 왔다.
차려주는 밥만 먹다 혼자 살림을 꾸려가려니 홀아비 신세가 말이 아니다.
이곳에 복귀하며 여수생활을 추가로 3개월을 더 확보한 셈이다.
세 달도 많은 데, 6개월을 이곳에서 보낸다니 즐풍의 인생에 햇빛이 반짝 든 셈이다.
지난 3개월도 제법 많다고 생각했는데, 지나 놓고 보니 사실 별로 본 것도 없다.
남은 3개월은 찜통더위라 산행은 힘들 테니, 그저 주변 관광이나 해야 할 판이다.
이번 장마전선이 주로 남쪽에 머물다 보니 방구석에서 허송세월만 보냈다.
지역별 주요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하는 데, 손 놓고 있었다.
저녁에 미리 책가방 준비하지 않으면 아침에 바쁘다더니 즐풍이 늘 그렇다.
이런 게으름에서 정신 좀 차리고 간단하게 산책할 겸 동네 마실 가듯 문을 나선다.
방죽포해수욕장 입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발열체크를 하고 마스크 착용 없이는 들여보내지 않는다.
즐풍은 폰에 저장된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주니 이런 띠를 묶어준다.
즐풍 거소는 죽포리인데, 이곳은 방죽포이다.
죽포를 방어한다는 방(防)자를 쓰니 죽포의 아들뻘인 셈이다.
방죽포해수욕장은 소나무 숲과 모래가 고와 해수욕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이다.
방죽포해수욕장은 바다도 깊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곳이다.
인동초는 3월부터 피는 게 지금까지 계속 이어진다.
알고 보면 무궁화만큼이나 오래 피는 꽃이다.
고운 모래사장
마을엔 몇 개의 펜션과 식당도 별로 없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멀리서 보는 방죽포해수욕장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꼬마숙녀
물기로 젖은 해변은 진한 황금색 모래사장이다.
샤워장도 보이고....
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갈구지산으로 난 여수갯가길 2구간을 따라 걷는다.
노란 원추리꽃이 군데군데 핀 걸 볼 수 있다.
덕유산, 아니 무룡산에서 삿갓재로 내려가는 구간엔 노란 원추리꽃 군락지로 최고의 비경을 보여준다.
올해는 이달 20일경에 만개한다고 하는 데, 기회가 될까 모르겠다.
2018년의 덕유산 원추리꽃 군락인가 궁금하면....
낚시꾼이 다니는 길을 따라 내려가니 이곳에도 노란 원추리꽃과 털중나리가 서로 자태를 뽐내듯 피었다.
덕유산 원추리꽃보다 먼저 핀 여수 갯가길의 원추리꽃
해변은 높은 돌산을 오르지 않고도 파도에 드러난 바위를 보는 재미가 있다.
모래섬이 아닌 다음에야 대부분 섬은 이렇게 바위를 드러내 해안을 탐방하는 재미가 좋다.
일제강점기에 바다를 향해 만든 동굴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곳곳에 이렇게 이렇게 흠집을 낸 저들의 만행은 자자손손 두고두고 욕먹을 짓이다.
이곳은 털중나리가 군락을 이루고...
방죽포해수욕장에서 갯가길을 거쳐 두문포에 도착했다.
두문포는 해수욕장이 없이 조금만 갯벌이 있어 물색이 조금 탁하다.
두문포 바닷가의 방파제에 철판으로 장식한 도시의 모형
두문포 바닷가의 볼무섬, 1년에 한두 번 바다가 열릴 때 걸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홍도 깃대봉으로 오르는 구간에도 노란 원추리꽃 군락지가 있다.
2019년 한 번 축제를 하고 난 이후 코로나로 열리지 않으니 아쉽다.
주근깨 가득해 부끄럽기라도 한 듯 한결같이 고개를 숙인 털중나리
센터 앞 밭엔 흰도라지 꽃이 가득한 밭이 있다.
흰도라지흰 도라지 약성이 좋아 더 알아준다는데, 이렇게 흰 도라지 꽃만 핀 밭을 처음 본다.
철판을 오려 방파제에 덧댄 작품이다.
담벼락에도 여러 색상의 물고기를 오려 붙였다.
본래 시골에서 자랐어도 칡에 이렇게 예쁜 꽃이 핀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된다.
꽃이 작은 게 참 앙증맞게 예쁘다.
두문포마을은 이탈리아 베니스만큼 예쁘다고 해 베니스 마을이라고도 한다.
요즘 뉴딜사업으로 선정돼 마을 치장이 많아지고 있다.
주택 담장은 벽화보다 이런 사진을 찍은 조형물을 붙여 더 고급져 보인다.
드디어 문을 나섰던 갓고을센터에 복귀하며 오전 산책을 마친다.
한동안 남쪽에서 오락가락 하던 장마로 갇혀 있어야 했다.
장마가 끝나며 습기를 머금는 대지는 찌는 듯 덮다.
안에 있으면 답답하고 이런 날씨에 밖으로 나가자니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멀리 못 가고 가까운 동네 한 바퀴 돌며 오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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