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_39
2021.4.18 (일) 11:50~16:15 (전체 거리 7.8km, 4시간 25분 산행, 20분 휴식, 평속 1.9km/h) 맑음
오늘은 쉬고 싶은데, 이놈의 날씨가 너무 맑아 움직이지 않고서는 배길 수 없다.
아침 내내 뒹굴뒹굴 하다가 결국 끙~ 하고 일어나 주섬주섬 배낭 챙기고 떠난다.
2017년 4월 11일 여수 영취산 진달래 꽃이 절정일 때 다녀가고 그 아름다움에 흠뻑 젖었다.
올해 영취산 진달래꽃은 3월 말에 절정이었으니 여수에 들어온 4월 5일엔 이미 꽃이 다진 뒤였다.
산마다 탐방하기 좋은 시절이 있다.
진달래가 많은 여수 영취산, 창원 천주산, 강화도 고려산은 역시 진달래 꽃 피는 봄이 제격이다.
철쭉이많이 피는 늦봄에는 합천 황매산, 지리산 바래봉, 보성 일림산 등이 유명하다.
여름에는 계곡에 물이 많은 산이 좋고, 겨울엔 눈이 많이 내리는 산을 찾기 마련이다.
비록 영취산 진달래 꽃이 다 졌어도 산세가 우수하다는 건 알고 있으니 이번엔 영취산으로 간다.
돌산도 숙소에선 영취산 돌고개 주차장까지 35km로 46분 걸리니 제법 먼 거리다.
길쭉하게 생긴 돌산도 중간 지역인 숙소는 공기는 좋아도 여수 지역 전체를 커버 하기엔 먼 곳이다.
시간 날 때마다 인근 시군 지역도 탐방해야 할 텐데, 좀 더 북쪽에 숙소가 있으면 좋았을 것이다.
□ 영취산
높이 510m. 『대동여지도』에는 영취산이라는 지명이 전국적으로 8곳이나 된다.
영취산은 불교와 관련된 지명으로 고대 인도의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그리하(王舍城) 주위에 있던 산인데
석가모니의 설법 장소로 유명하다.
산경도(山經圖)에는 덕유산 남쪽에 호남정맥(湖南正脈)과 갈라지는 곳에 영취산이 있다.
여수에 있는 영취산에는 흥국사가 조선시대에 건립되었다.
이 지역은 돌산도(突山島)와 경상남도 남해도(南海島)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조선시대에 좌수영이 있었던 곳이다.
이 시기에는 영취산을 잇는 진사산(進社山)에 봉수(烽燧)가 있어 순천과 이어졌다.
고려시대에는 이곳이 삼일포향(三日浦鄕)이었는데 조선 초기에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출처_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여수 국가산업단지다.
지난 며칠 돌산도 해변가 트레킹 한다고 다닐 때 바다엔 거대한 함선이 줄 지어 서있다.
여수 국가산단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화물선이다.
원유를 가득 싣고 온 배가 하역을 다 끝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니 바다엔 끝 모를 정도로 길게 배가 늘어선 걸 보면 우리의 국력을 보는 셈이다.
영취산의 진달래가 아름다운 산으로 매년 봄이 되면 바라보이는 곳은 온통 진분홍 진달래 꽃밭이다.
약 50ha에 진달래 군락지가 있어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진달래 꽃으로 산이 활활 불타오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오늘은 진달래 꽃이 이미 다 진 뒤라 녹음이 짙어만 갈 뿐이다.
저 완만한 능선도 진달래 꽃밭이다.
진례봉에 올라오니 아무도 없다.
여수 관광안내지도에 이곳은 해발 510m로 진례산이라고 표기했다.
표지석에는 영취산 진례봉이라고 초서로 일필휘지 멋지게 썼다.
이 표지석을 쓴 사람은 검술에 능한듯 이리저리 힘차게 내갈긴 게 검이 지나가는 듯 보인다.
글도 그 사람을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진례봉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배틀봉 방향으로 내려가려는 데 세 사람이 올라온다.
그중 한 사람에게 사진을 부탁하니 젊은 여성이 카메라를 잡는다.
몇 판 잘 찍고 보니 인물 사진이 좀 작다.
그래도 고맙다.
다시 배틀봉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좀 전에 바위에서 살짝 고개를 내민 도솔암을 보려고 내려간다.
내려가다 보니 지나쳤다는 생각에 다시 올라오다 옆으로 빠지는 길을 발견하고 내려가니 도솔암이다.
도솔암은 무슨 이유인지 폐문공가이다.
말이 좀 어려운데, 문은 닫혔고 빈 사찰이라 둘러보지 못하고 정규 등산로로 내려선다.
진달래 꽃이 없으니 이런 바위가 눈에 띈다.
내려가다 보니 위쪽으로 바위가 보여 들어가니 입구가 세 개인 동굴이다.
굴 안쪽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진 곳으로 큰 공간에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진다.
눈 비 올 때 요긴한 피난처로 사용할 수 있겠다.
조금 더 올라가 나무 그늘이 있는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건너편 암릉이 멋진 시루봉으로 이동한다.
굴 안쪽
배틀산으로 내려가는 방향이다.
봉우재
영취산 정상을 올라가기 전 상암 1.7㎞, 정상 0.6㎞, 흥국사, 사근치 2.5㎞의 팻말과 영취산 등산 안내도가 있는 곳이다.
이곳부터는 흥국사까지 내려가는 길로 연결되어 있다.
이곳도 진달래가 만발해 있어 경관이 아주 좋다.
시루봉으로 오르는 구간에도 암봉이 많아 보면서 오르는 재미가 있다.
드디어 시루봉 푯말이 보인다.
산철쭉에도 벌꿀이 날아들었다.
돌고개 주차장부터 진례봉까지 봄철엔 진달래 꽃밭이라면 시루봉은 암봉군락의 요새다.
성채처럼 완고하고 창칼을 꽂은듯 날카로운 기상이 돋보이는 곳이다.
바닷가인 여수에 바람이 많이 분다.
어젯밤에도 귀곡성을 울리며 바람이 지나가더니 한낮인 시루봉에도 바람이 거세게 분다.
영취산 곳곳에 바람이 불긴 했으나 시루봉에 유독 바람이 심한 걸 보면 바람의 길목인 모양이다.
좁은 시루봉 바위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다고 이동하는 데, 거센 바람에 휘청거린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황천길로 떨어질 거 같아 안전한 지역으로만 이동한다.
진례봉 방향
헬기장에서 올려다본 시루봉
시루봉에서 헬기장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시루봉으로 올라와 봉우재로 내려간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봉우재에서 바로 흥국사로 내려갈 생각이다.
1.4km만 걸으면 흥국사와 만난다.
흥국사 경내에 도착했다.
흥국하는 별도로 포스팅할 생각이다.
흥국사 아래쪽 홍예교
연둣빛 나뭇잎과 무지개다리가 제법 볼만하다.
흥국사 주차장에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월내 폐수처리장 정류장에서 내렸다.
다시 걸어서 1.4km를 걸어 차량을 회수하며 산행을 끝낸다.
다행히 날이 맑아 산행하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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