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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등등/생활 속 발견

평택 모산골 과수원 배꽃 터널이 장관이어라

by 즐풍 2021. 4. 4.

 

 

201.4.4. (일) 오후에 잠깐  다소 흐림

 

 

오후에 잠깐 점심 먹고 들어오는 길에 모산골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본다.

저수지엔 원앙 여러 마리가 먹이 활동을 하고, 주변엔 산책하는 주민도 많이 보인다.

어제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오늘 비는 비쳤으나 여전히 흐린 날씨이다.

그래도 날이 풀리며 핀 꽃을 보니 보기 좋다.

 

즐풍이 사는 아파트 단지이다.

저수지 건너 모산골 배밭엔 배꽃이 광목천을 뒤집어쓴 듯 과수원을 덮었다.

지난가을 이곳에 이사 오고 이 과수원을 지나며 봄에 배꽃이 피면 장관이겠단 생각을 했다.

요즘 두문불출하다 오늘에야 겨우 이 길을 지나며 궁금증을 해결한다.

이곳에 올 때 멀리서 농약 치는 하얀 분말이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걸 봤으니 농심을 벌써 바쁘게 돌아간다.

좀 더 지나면 잘 자랄 배꽃만 남겨두고 나머지 꽃은 정리하고, 배가 크면 언젠가 봉지를 씌우겠다.

배을 수확 해 팔 때까지 몇 번이고 농약을 더 칠 테니 농사는 고달프다.

추수를 끝낼 때까지 농민의 피와 땀이 깃드니 쌀 한 톨, 과일 한 개라도 허투루 버리면 안 된다.

입립개신고[粒粒皆辛苦]라니 밥상머리에서 자녀들에게 먹거리의 소중함을 가르쳐야 한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일제... 라는 시조가 떠오른다.

오후 2시 반이니 배꽃이 달빛에 하얗게 부서질리야 있을까?

배꽃은 구름 속에 여전히 흰꽃으로 드러내며 봄을 알린다 해도 즐풍 마음은 춘심에 흔들림이 없이 요지부동이다. 

예쁠 것도 없는 단색인 이 배꽃은 사람 마음보다 벌이 먼저 찾아주길 바란다.

오늘이 아니면 내년에야 볼 수 있어 일부러 과수원을 들린다.

이 과수원도 모산골 공원을 위해 곧 수용된다고 하니 이 사진은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는다.

나무는 늘 하늘로 두 팔을 벌리며 자라지만, 과수원 나무는 과일 채취를 위해 이렇게 옆으로 늘어뜨린다.

가지에 핀 벚꽃은 많이 봤어도 이렇게 줄기에 핀 벚꽃은 흔치 않다.

벌집을 닮았다.

단색인 벚꽃이나 배꽃에 비해 화려한 이 꽃이 더 보기 좋다.

 

 

하루 시간을 내 과수원 배꽃을 보았다.

내일이면 세 달 여수에서 생활하며 인근 지역의 여러 풍경을 보게 된다.

새로운 기대감에 오늘 밤 잠이나 제대로 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