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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북한산 입술바위-가슴바위-만경대-선바위-용암봉-노적봉-서벽밴드

by 즐풍 2020. 4. 19.

2020_24

 

 

2020.4.18. (토) 08:11~17:25(전체 시간 9시간 14분, 휴식 2시간, 전체 거리 11.7km, 평속 1.5km/h) 맑은 후 오후에 흐림

 

 

북한산 국립공원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명산이다.

산세가 수려하고 머잖은 곳에 수량이 많은 한강이 흐른다.

이런 배산임수에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이곳을 수도로 정한 이후 나라의 주인이 바뀌어도 여전히 수도로 사용 중이다.

북한산은 인근 주민은 물론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명산으로 누구나 한두 번 탐방하고 싶은 곳이다.

 

서울을 감싼 경기도까지 2,200만 명의 휴식처로 북한산을 방문하는 내외국인이 끊임없이 찬사를 보낸다.

도심과 가까워 접근하기 쉽고 하루 코스로 알맞은 코스가 즐비하다.

북한산 명소를 다 알려면 적어도 열 번 이상은 탐방해야 한다.

그저 하루 탐방한 것으로 명산이라고 말하기엔 장님 코끼리 만지는 격이다.

 

 

북한산 등산코스

 

산행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택시로 이동해 도선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잠시 도선사 경내에 들어서니 부처님 오신 날이 임박해 연등이 즐비하게 달렸다.

 

 

 

 

 

김상궁바위다.

비석 위에 사리함도 있는데, 지금은 작은돌 몇 개가 사리 대신 채워져 있다.

궁중생활이 얼마나 고단하고 신경 쓰이는 직업인지 상궁의 몸에서 사리가 나왔다.

 

입술바위로 오르며 나뭇가지 틈으로 보는 신랑신부바위와 안장바위 일대

 

드디어 만난 입술바위인데, 나무 그늘이 져 실감이 안 난다.

 

지나온 바위

 

각시붓꽃

산에서 만난 각시라 다소곳한 자태를 보여준다.

 

만경대 일원

만경대 풍경을 제대로 보려면 동쪽인 도봉구 방향에서 오전에 올라오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그래야 아침 햇살을 받은 만경대의 가장 선명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오후엔 노적봉 방향에서 보는 만경대가 더 아름답다.

 

안장바위

 

안장바위에서 잡은 만경대와 백운대, 신랑신부바위

 

만경대의 폭넓은 능선

 

고도가 높아지자 용암봉이 좀 더 자세하게 눈에 든다.

 

잠시 후 신랑신부바위 아래쪽 가슴바위에서 다시 조망하게 될 코끼리바위

 

왼쪽 백운대, 오른쪽 신랑신부바위, 아래쪽 대머리바위

 

영봉 뒤로 오봉과 도봉산 자운봉 일대가 아스라이 잡힌다.

봄 날씨치고는 제법 조망이 좋다.

 

안장바위를 보고 잠시 후 도착할 신랑신부바위 방향을 잡아본다.

키 큰 인수봉도 고개를 내밀었는데, 잠시 후 그 전모를 보게 될 것이다.

 

지난번 산행에서 맨 위쪽 바위를 지나쳐 신랑신부바위로 바로 갔다.

오늘은 그 바위에 오르니 건너편 백운대와 인수봉, 잠수함바위까지 뷰가 좋다.

아래쪽 불쑥 솟은 바위는 곰바위다.

 

밝은 색인 데다 가장 흔한 꽃이라 이젠 무덤덤한 노랑제비꽃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는 다소 이른 10:00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시민들이 산으로 들로 나가며 힐링을 받고자 한다.

 

인수봉 아래에 있는 잠수함 바위 선수 부분이 대머리바위처럼 보인다.

앞쪽 바위엔 슬랩을 즐기는 등산객도 보인다.

즐풍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저 바위에서 슬랩을 즐겨야겠다.

 

인수봉 아래쪽으로 뭉게구름이 핀 걸 보면 인수봉도 제법 높은 티가 난다.

사진에선 작은 점처럼 보이지만, 우측 하단부엔 암벽을 즐기는 사람을 여럿 볼 수 있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 산행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편한 등산로로 산행을 즐기는가 하면, 전신운동이 요구되는 암벽은 산행의 꽃이다.

우린 조용한 산길을 따라 숨겨진 비경을 즐긴다.

 

 

 

갯버들 님과 즐풍은 렌즈가 같은 사이즈인 17-50mm 렌즈를 쓴다.

풀프레임을 쓰는 갯버들 님의 화각이 훨씬 넓은 반면 크롭 바디를 쓰는 즐풍의 화각은 훨씬 좁다.

가격의 차이가 화질과 성능의 차이로 귀결되는 걸 알 수 있다.

비싼 제품이 좋은 건 당연하다.

 

잠시 전 전망바위에서 신랑신부바위로 넘어왔다.

가슴바위 앞에서 건너편 코끼리바위를 잡는다.

긴 코를 가진 코끼리는 산속에 숨고 코만 삐져나왔다.

 

북한산이 자랑하는, 누구나 보고 싶어 하나 그 위치를 몰라 애타게 찾는 가슴바위다.

풍만하고 성숙한 D컵 가슴바위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갖고 싶어 하는 사이즈다.

늘 햇빛을 받아 검게 변한 유두가 인상적이다.

 

코끼리바위와 만경대

 

가로로 다시 보기

 

신부바위 아래쪽 공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떠나기에 앞서 늘 연정을 품은 가슴바위를 한 번 더 본다.

즐풍 외에도 연정을 품는 연적들에게 가슴바위는 늘 자신의 성소를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신랑신부바위를 떠나며 잡은 아기고래바위

 

좀 전에 잡았던 백운대와 조금 다른 모습이다.

 

가슴바위 위에서 내려다 본모습 역시 멋지다.

진짜 간다, 만인의 연인이여~!

 

만경대 선바위 아래쪽 소나무

 

 

뾰족하게 보이는 이 용암봉을 한 시간 후 용암문 성벽을 따라 오르며 다시 보게 된다.

북쪽과 남쪽에서 보는 방향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비교가 된다.

 

드디어 만경대에 올라왔으나 선바위만 찍은 사진이 없다.

결국 1월에 찍은 사진을 들춰 대신 올린다.

 

명품 바위 앞에 선다는 게 하잘 것 없는 인간으로선 분에 넘치는 일이다.

그러나 즐풍이 오늘 이곳에 있었다는 걸 영원히 기록하기 위해 갯버들 님이 찍은 사진을 빌린다.

그간 즐풍이 쓴 카메라엔 이물질이 껴 큰딸 카메라를 가져왔는데, 충전이 부족해 자꾸 안 찍힐 때가 있다.

하여 갯버들 님 카메라를 빌린 것으로 즐풍 카메라도 얼른 A/S를 받아야겠다.

 

오전까지만 해도 청명하던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생기며 그늘이 진다.

잠시 햇살이 드러날 때 백운대와 인수봉을 잡는다.

 

만경대에서 보는 원효봉과 염초봉이다.

멀리 있으니 자세하지 않으나 저 염초봉에도 비경이 많아 직접 들어서면 탄성의 연속이다.

북한산은 어느 곳이라도 비경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명산이다.

 

좀 전 신랑신부바위 앞 전망대에서 보던 인수봉과 또 다른 모습이다.

어느 쪽에서 보든 시원하게 잘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백운대 위로 먹구름인 듯 보이니 여름 장마철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는 느낌이다.

좀 전에 찍었던 백운대를 한 시간 더 지났을 뿐인데, 정상엔 인증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광장까지 줄을 섰다.

코로나 19가 사람들을 산으로 내 모는 느낌이다.

 

오늘 산행하며 여러 들꽃을 봤다.

크기가 너무 작은 건 카메라 기능을 제대로 몰라서, 이미 시든 꽃은 가치가 없어 안 찍었다.

들꽃을 만날 때마다 갯버들 님이 이름을 알려주었으나 기억력이 부족한 즐풍은 그 이름을 다 외우기엔 한계가 있다.

이 꽃은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고깔제비꽃이다.

잎이 좀 말려 고깔 모양이 특징인 제비꽃이다.

 

귀여운 녀석들이다.

 

만경대에서 내려와 코끼리바위 뒤로 난 뒷길을 이용해 용암문으로 가는 길에 조망하는 신랑신부바위

 

이건 드물게 보이는 흰색 꽃을 가진 제비꽃이다.

이렇게 흰 꽃잎을 가진 제비꽃도 만나기 쉽지 않다는 데, 북한산에서 만난다.

흰꽃이 얼마나 정겹고 만나기 어려운지 태백(太白)이란 거창한 이름이 붙어 태백제비꽃이다.

역시 갯버들 님의 도움 말씀이다.

 

조금 더 지나 신랑신부바위를 보니 일군의 등산객이 신부의 가슴을 보러 몰려들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꾸역 구역 몰려드니 초례를 지내는 신부는 얼마나 부끄러울까?

 

만경대 뒷길로 늘어선 지 한 시간의 긴 걸음 끝에 용암문에 도착했다.

약 850여 m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로 어렵지 않은 코스임에도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잎이 난 봄부터 가을 단풍철까지 이 길을 걷는 것도 제법 운치 있다.

마지막 구간에서 이 편액을 볼 때마다 시원하게 쓴 글자를 보며 풀린 다리에 다시 힘이 들어간다.

명필이다.

 

이 높은 산에도 민들레가 폈으니 온천하가 지들 세상인 만큼 생명력이 질기다.

 

앞서 동쪽에서 본 넓은 용암봉은 만경대에서 볼 때 카날처럼 뾰족했다.

용암봉 남쪽 성벽의 초소에서 바라보는 용암봉 역시 뾰족하긴 마찬가지다.

마침 초소에 있던 공단 직원이 장비 없이 용암봉에 오를 수 없다며 하산을 권한다.

이 사진 하나를 찍을 생각에 여기까지 올랐으므로 미련 없이 하산한다.

 

만경대와 용암봉 사잇길을 이용해 용암봉 문턱에 도착했다.

 

건너편 도봉산 풍경

 

의상능선과 국녕사

 

잠시 후 가게 될 건너편 노적봉

 

용암봉에서 바라보는 만경대 역시 멋진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암벽을 탄다면 제집 드나들듯 저 만경대를 누빌 것이다.

잠시 용암봉에서 쉴 때 어렵지 않게 저곳을 지나는 암벽꾼들을 많이 보았다.

비경을 즐기는 그들이 부럽다.

 

용암봉을 내려서는 갯버들 님  

 

이번엔 위치를 바꿔 노적봉에서 만경대를 잡는다.

만경대는 어디서 보든 시원한 느낌이 좋다.

이제 서쪽에서 바라보는 만경대에도 햇빛이 들었으니 산행코스를 잘 잡은 셈이다.

 

만경대 좌측에 있는 백운대와 백운봉암문 위로 고개를 내민 인수봉

 

노적동봉에서 보는 노적서봉

 

깜박 잊고 자일을 안 가져오는 바람에 혼자 노적서봉에 올랐다.

일군의 산악회 회원이 북장대 방향에서 오르다 한 명이 선글라스가 떨어졌다며 회수한다고 난리다.

바위에서 떨어져 등산로를 이탈했기에 자일을 이용해 주울 모양이다.

그들이 분주할 때 찍은 나폴레옹바위다.

 

백운대 방향으로 이동하며 바라보는 노적봉

 

서벽밴드를 타기 위해 등산로에 들어선 다음 전망바위에 섰다.

백운봉암문과 만경대를 잡았다.

오늘 제일 많이 보는 풍경이 만경대로 선바위가 우뚝한 게 잘 섰다.

저 똑바로 선 선바위 덕분에 우리나라가 코로나 19도 잘 극복하며 세계 속에 우뚝 섰다.

 

백운봉암문 방향을 이렇게 잡을 수 있는 곳은 서벽밴드 전망대가 유일하다.

 

백운대 서쪽으로 길게 뻗은 바위에 이런 와이어 로프가 한 가닥 걸렸다.

가느다란 이 로프에 목숨 걸고 건너야 한다.

발을 디딜 곳도 마땅치 않고 로프는 가늘어 손에 쥐기도 어려운데, 고소감이 있어 쉽게 건너기도 어렵다.

말로만 듣던 이곳을 갯버들 님도 어렵지 않게 건넌 다음 마른폭포도 무사히 탈출했다.

우리가 이동하는 모습을 아래쪽에서 지켜보던 등산객이 탈까 말까 망설이는 걸 용기를 줘 올려 보낸다.

서벽밴드가 조망되는 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그가 안전하게 서벽밴드를 지나가는 걸 지켜봤다.

백척간두에 선다고 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맘을 단단하게 먹으면 모든 걸 이겨낼 수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니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간식을 끝내고 약수암터로 내려올 때 엊그제 내려선 곳으로 이동하며 염초봉을 잡는다.

다음 북한산 산행은 염초봉 아래쪽에 비스듬히 보이는 저 바위가 될 것이다.

길은 몰라도 뒤지면 어딘지 잡힐 것이다.

 

줄딸기 꽃이다.

흔히 덩굴딸기로도 불리는 것으로 복분자 열매가 달린다. 

 

산괴불주머니 꽃

 

북한산에서 만난 처녀치마 꽃이다.

갯버들 님은 이 꽃을 본 것만으로도 북한산에서 본 전체 풍경과 맞먹는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문외한인 즐풍으로선 여느 들꽃에 지나지 않으나 자세히 보니 보면 볼수록 예쁘다.

이런 게 들꽃의 매력으로 이곳엔 제법 많은 처녀치마 꽃이 보인다.

다소 습기 찬 지역에 자생하는 이 처녀치마 꽃의 서식처를 알릴 경우 남획이 우려되므로 자생지 위치는 밝히지 않는다.

처녀치마 꽃의 꽃말은 "절제"다.

 

함께 산행한 갯버들 님과 트랭글 거리가 약 1km 차이가 난다.

즐풍의 트랭글 거리가 더 긴 것은 위치 업데이트 주기를 30초로 설정한 결과다.

트랭글에선 5분 주기로 기본 설정되었으나 이를 30초 주기로 설정하면 그만큼 정밀한 기록을 받는다.

 

봄기운이 천지에 가득한 이때 북한산의 숨겨진 비경을 탐닉했다.

입술바위, 가슴바위, 만경대의 선바위, 용암봉, 노적봉, 서벽밴드에 이르기까지 멋지지 않은 곳이 없다.

게다가 북한산, 아니 어느 곳에서도 좀체 만나기 어려운 처녀치마 꽃을 친견한 건 오늘 산행의 백미다.

이런 귀한 꽃을 소개해 줄 뿐 아니라 여러 꽃을 알려주신 갯버들 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