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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강원도

겨울엔 인제 자작나무숲에 가볼까?

by 즐풍 2020. 2. 1.

2020_06

 

 

 

 

 

 

2020.01.19. 일 09:54~14:19(전체 시간 04:25, 전체 거리 10.61km, 평균 속도 2.4km/h)  흐리고 눈

 

 

천지사방에 눈이 가득해 인제 자작나무 숲이 눈인지 자작나무인지 분간이 안 갈 때 다녀오고 싶었다.

작년엔 기회가 없어 못 갔고, 올핸 워낙 눈이 귀해 눈을 기다리다가는 또 못 가게 생겼다.

사실, 자작나무숲은 눈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다.

겨울이 아니라도 봄엔 싱그러운 숲 사이로 하얀 나무줄기가 더 돋보이고

여름엔 진녹색 나뭇잎과 확연히 대비되는 흰색이 멋지다.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의 색깔을 보여줄 것이다.

 

작년 이맘때 어느 젊은 연예인이 자작나무 숲에서 그들의 아름다운 청춘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본 목우가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럼 내년에 함께 가자고 했는데, 눈을 핑계로 미루다 공수표가 되기 딱 좋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니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싣는다.

자작나무 숲은 여느 산행과 달리 트레킹에 가까우니 편하게 보이는 대로 느끼고 가슴에 담으면 그만이다.

 

인제 자작나무 숲 버스 주차장엔 전국에서 몰려든 버스가 이미 30여 대 주차되어 있다.

2013년 55,000명이 다녀간 이후 매년 방문객이 급증해 2019년엔 415,000명으로 탐방객이 늘었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광이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매년 탐방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등 명품 숲의 명성은 날로 뜨거워진다.

 

 

 

제법 많은 방문객이 몰려 줄을 서서 가다시피 하니 이곳의 명성을 알만하다.

 

 

 

 

드디어 자작나무 숲이 모습을 드러내기 사작한다.

 

 

 

 

숲은 온통 자작나무로 도배를 한 듯 보이는 건 자작나무뿐이다. 

 

 

 

 

그래, 이런 건 무조건 찍어야 돼.

 

 

 

 

기름기가 많은 자작나무가 불에 탈 때 ‘자작자작’ 거리는 소리에서 따온 자작나무는 순우리말이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1974~1995년 20여년에 걸쳐 자작나무 70여만 그루를 조림해 만들어졌다.

대부분 30년을 넘어서면서 나무의 키가 20~30미터에 달하는 순백의 숲이 만들어졌다.

하얀 자작나무가 쭉쭉 뻗어 올라간 모습을 보면 또 다른 세상의 공간으로 한없이 빠져든다. 

 

아쉬운 건 너무 빈틈없이 빽빽하게 심어 20~30여 년을 자랐는데도, 나무가 너무 가늘다.

과감하게 솎아내야 더 우람하게 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민심보다 먼 앞날을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숲속교실과 야외무대, 인디언집이 있는 자작나무코스엔 탐방객이 넘쳐난다.

버스에서 내려 약 3.3km를 한 시간 정도 천천히 걸어서 도착했다.

임도를 따라 걸으니 별로 힘들 건 없으나 주차장 고도가 498m인데, 야외무대는 고도 756m이다.

이 숲까지 오는데 약 260여 m 고도를 높여야 한다.  

 

 

 

 

북부지방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서 관리하는 자작나무숲이다.

나무가 이렇게 곧게 자라는 건 연년이 가지치기를 하는 등 관리를 계속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름답게 조성된 6ha의 자작나무 숲을 "자작나무 명품숲"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2012년부터 일반 국민에게 개방하고자 숲속교실, 생태연못, 인디언집, 야외무대, 가로숲길, 탐방로 등

정비를 통해 새로운 볼거리 및 안전·편의시설을 확충하고 고품격 산림복지 서비스를 지공한다.

입구에서 한 시간 남짓 임도를 따라 걸으면 20~30년생 자작나무 41만 그루가 밀집한 순백의 아름다운 숲을 만날 수 있다.  (안내문)

 

 

 

 

자작나무는 한자로 "백화(白樺)", 흰 백(白)에다 자작나무 화(樺)를 쓴다.

나무껍질에는 기름기가 많아 둘둘 말아 불을 붙이면 등(燈)이 돼 밤을 밝혔다.

그래서 촛불을 밝힌다는 뜻이 화촉(樺燭)이다.

한자는 다르지만 결혼할 때 ‘화촉’(華燭)도 이 자작나무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유선경) 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편집

 

 

 

 

 

 

 

 

 

자작나무의 껍질은 하얗고 얇은 종이를 여러 겹 붙여놓은 것처럼 차곡차곡 붙어있다.

옛날에는 한 장 한 장 잘 벗겨져서 여기에 불경을 새기거나 그림을 그렸다.

경주 천마총의 천마도도 자작나무 껍질을 펴서 그린 것이라고 한다.

(유선경) 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인용

 

 

 

 

함께한 목우는 이 숲을 두 바퀴 돌고 더 볼 게 없다는 걸 알고 먼저 하산했다.

이즈음 탐방객도 많이 빠져 줄을 서서 사진 찍던 천사의날개를 가진 의자나 곤충의자도 사람이 빠져 온전히 찍는다.

 

 

 

 

 

 

 

 

 

 

 

 

 

 

 

 

 

 

 

 

 

 

 

 

 

 

 

 

 

즐풍은 잠시 명품숲을 빠져나와 임도를 따라 걷는다.

걷다가 우측으로 난 작은 능선으로 들어갔으나 고도가 뚝뚝 떨어져 돌아가기 힘들게 생겨 한 바퀴 돌아 내려온 임도로 내려간다.  

 

 

 

 

버스에서 내리자 조금씩 내리던 눈은 그쳤다 내리길 반복한다.

이 임도엔 눈 온 뒤 탐방객이 다니지 않아 즐풍이 처음으로 길을 낸다.

 

 

 

 

 

 

 

 

 

멀리 가지도 못하고 다시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왔다.

 

 

 

 

한 나무에 두 흠집이 생겼다.

위쪽은 흠집이 더 커 노출된 껍질이 거북등처럼 갈라졌고, 아래쪽은 강도가 약하다.

여느 나무와 달리 벚나무나 자작나무 껍질은 가로로 생겨 껍질도 가로로 튼다.

 

 

 

 

주차장에서 농산물 행상하는 주민은 자작나무 숲이 제일 멋질 때는 가을 단풍들 때라고 한다.

눈이 많이 내렸다면 땅도 숲도 모든 흰색 일색일 텐데, 눈이 없는 게 좀 이쉽다.

봄이든 가을이든 한두 번 더 다녀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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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를 따라 30~40분 돌고 오니 많던 탐방객도 거의 빠져 인디언집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별로 없다.

잠깐 기다린 후 어렵게 잡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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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을 두고 떠난다.

 

 

 

 

박달나무와 형제라 할 만큼 단단하고 조직이 치밀하여 벌레가 안 생기고 오래도록 변질되지 않는다.

두드리면 금속과 같은 음이 나며, 껍질이 희고 매끄러워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수 있다.

닦으면 광택이 좋아져 많은 공예품의 재료로 사용된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그림의 재료가 자작나무 껍질이며,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로 만들었다.

                                                                                                                         (안내문 일부)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이 좁은 왼쪽 길로 올라가야 명품숲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명품숲을 지나치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신기하게도 자작나무가 자생하는 나라에는 우리네의 ‘화촉을 밝힌다’와 비슷한 믿음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러시아의 슬라브족은 자작나무를 ‘사랑의 나무’라고 부른다.

새하얀 껍질을 잘 벗겨 순수한 사랑의 편지를 보내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또 자작나무를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신이 내린 선물로 여겨 많이 심으면 액운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유선경) 문득, 묻다: 첫 번째 이야기 인용

 

 

 

 

버스에서 내려 오를 때만 해도 없던 눈이 제법 쌓였다.

이때가 벌써 오후 두시가 넘은 때라 안내센터에서는 "입장시간이 마감돼 더 이상 입장이 안 된다."는 안내가 반복된다.

 

 

 

 

□ 계절별 입산시간

   ○ 하절기(5.16~10.31): 09시~15시

   ○ 동절기(12.16~1.31): 09시~14시

   ※ 천천히 자작나무숲을 도는 데 세 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입장 시간을 통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