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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강원도

올겨울 마지막 눈꽃산행을 즐긴 선자령

by 즐풍 2020. 2. 8.

 

2020_09

 

 

 

 

 

 

 

2020.02.01. 토  10:18~15:30(전체 시간 05:12, 전체 거리 13.8km, 휴식 30분, 평속 2.7km/h)  맑음

 

 

주초에 영동지방에 많은 눈이 내려 설악산으로 심설산행 떠나기 딱 좋을 때다.

날씨가 좋다기에 동서울터미널에서 06:30 발 양양행 첫 버스의 중간 기착지인 한계령 버스표를 예매했다.

다들 설악산 눈꽃 산행을 하려는지 이미 만차인 걸 수시로 확인해 취소된 자리 하나를 겨우 잡을 수 있었다.

탐방 통제정보를 확인하니 위험 부담이 적은 백담사에서 수렴동 대피소 구간과 신흥사에서 울산바위 구간만 열렸다.

그 외 구간은 80cm가 쌓인 폭설로 묶인 통제구간이 해제될 기미가 없어 예매를 취소해야만 했다.

 

눈물을 머금고 포기한 설악산 대신 영동지역에 갈만한 산행지를 검색한다.

태백산은 고도가 높은 데다 바람이 심해 눈꽃뿐만 아니라 상고대도 좋을 텐데, 신청자가 적어 산행이 불발이다.

계방산도 제법 눈은 많겠으나 조망이나 주목, 암봉 등 심설산행에 풍취를 더할 특별한 풍경이 없어 제외한다.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선자령은 버스가 네 대나 편성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전국에서 몰려들 등산객으로 번잡할 것을 우려해 고민하다가 꿩 대신 닭이라고 마지막 버스에 오른다.

 

선자령 탐방 블로그를 작성하며 설악산 탐방 통제정보를 다시 살펴보니 일부 구간이 열렸다.

오늘 새벽 4시부터 오색약수-대청-소청-봉정암-백담사 구간이 추가로 열어준다는 공지를 올린 것이다.

오색약수에서 대청봉까지 5km에 세 시간 반, 대청봉에서 백담사까지 12.9km는 여섯 시간 이상 걸린다.

눈이 쌓여 걸음은 더 느려질 테니, 산행을 감행해 백담사에 도착해도 용대리 나가는 버스가 끊길 시간이다.

아쉬운 생각은 들지만, 세상사 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아니니 다음 기회를 잡자.

 

 

 

 

 

 

 

 

함께하는 산악회에서 버스 네 대가 만차로 동원되었고, 이번 겨울의 마지막 눈꽃을 즐기기 위해 전국에서도 탐방객이 몰렸다.

드넓은 선자령 주차장은 진작에 만차로 버스에서 내려 700m를 걸어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은 버스와 승용차 등이 뒤엉켜 그야말로 난장판이 따로 없을 만큼 혼잡하다.

이 혼란은 하산 후에도 계속되어 오후 네시 반에 출발할 버스가 차량이 엉켜 그때까지 주차장에 진입도 못했다.

결국, 15분을 넘겨 출발하는 촌극이 발생했다. 

이런 혼잡을 벗어나 선자령 들머리에 도착하니 임도에 눈꽃을 뒤집어쓴 나무는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늘어졌다.

 

 

 

이곳에 눈이 내릴 때 기온이 올라간 도심엔 비가 내렸다.

습기를 많이 머금은 눈은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밤새 떨어진 기온으로 꼼짝하지 않고 달라붙었다. 

 

 

 

 

 

 

 

저 구조물은 뭐하는 곳인고?

 

 

 

전망대에 오르면 강릉을 지나 동해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고 했는데, 원경은 미세먼지로 막혔다.

 

 

 

 

 

 

 

잠깐, 아주 잠깐 보이는 상고대가 고맙다.

 

 

 

 

 

 

 

기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어도 선자령은 바람이 쎈곳이라 비닐 막을 치고 점심을 먹는다.

가끔 이런 썰매를 준비해 경사진 곳에선 썰매를 타는 경우도 있다.

산악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도 더러 봤고, 두 명이 스키를 타는 걸 보기도 했다.

비박하겠다고 머리 위까지 오는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등산객은 셀 수도 없이 많이 봤다.

선자령이 비박의 성지라지만, 이런 겨울에 비박한다는 걸 정말 용감하거나 무모하기조차 하다.

 

 

 

드디어 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하니 선자령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가운데 풍력발전기가 절단났다.

바람의 세기를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 걸까?

절단된 이유가 궁금하다.

 

 

 

□ 선자령 삼양목장 및 한일목장내 풍력발전기 현황

 

   시설 용량 : 98MW(98,000KW)

   연간 에너지 생산량 : 약 244,400MWh (244,400,000KWh,  약 50,000가구 사용량: 강릉지역 소비량)

   1기당 용량 : 2MW급(2,000KW)

   발전기 대수 : 49기

   본체 중심높이 : 60m

   회전자 직경 : 80m (날개 1개 길이는 40m)

   정격회전 속도 : 16.7rpm (정격풍속 17m/s 일때)

      

 

 

 

 

 

 
 
 
살을 에며 휘몰아치는 선자령의 겨울바람은 여전하지만, 날씨가 풀려 아직은 견딜만 하다.
가끔 몸이 휘청거린다. 
이렇게 바람이 많은 곳이라 풍력발전기가 많이 설치되어 강릉 지역에서 쓸 정도의 전기가 생산된다.
이런 이점이 있어도 소음과 환경파괴 문제로 지역 사회의 갈등을 유발한다고 한다.

 

 

 

여기까지 벌써 4.5km 정도의 거리를 왔는데도 탐방객은 줄을 선듯 끊임없이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어느 때든 선자령은 등산이 아닌 조망과 감상을 위한 트레킹이다.
바람 많은 대관령 선자령은 역시 겨울의 끝에서 엊그제 내린 눈이 남아있는 은빛 설국이다.
겨울이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탐방객으로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선자령은 내륙과 강릉을 잇는 고개가 아닌데도 고개(嶺) 자가 붙었다.
어디를 오르더라도 내륙과 강릉을 잇는 길목(고개) 역할을 하였기에 ‘령’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인증사진을 찍다 보니 카메라로 찍는 것보다 피사체와 더 가까이서 찍는다.

좀 더 멀다면 이동 시간의 틈을 이용해 표지석을 온전히 잡을 수 있겠지만, 앞에 한 사람 뒤에 세 사람이 앵글에 잡혔다.

결국, 그들에 제거하고 온전히 표지석만 담는다.

 

 

 

선자령만 오르면 더 오를 데가 없으니 곧이어 하산이 시작된다.

잠깐의 내리막을 벗어나면 편안한 임도를 따라 걷게 된다.

건너편 능선을 따라서 오르면 왼쪽으로 곤신봉이 있다는데, 시간이 부족해 갈 수 없다.

 

 

 

 

 

 

 

이쪽은 바람이 들어오는 서쪽이라 임도의 나무에 밤새 생긴 상고대가 위쪽 나무에도 아직 남아있다.

 

 

 

 

 

 

 

하산길 중간 쉼터 위쪽으로 잠깐 올라가니 풍력발전기 그늘에 있던 나무의 상고대가 아직 남아있다.

오른쪽은 진작에 그늘을 벗어나 상고대가 졌고, 이제 막 그늘에서 벗어난 왼쪽 가지는 여전히 상고대가 남아있다.

 

 

 

건너편 능선엔 아직도 많은 탐방객이 이동하는 걸 볼 수 있다.

계곡으로 하산하면 특별히 볼 게 없을 거 같아 다시 저곳으로 오른 후 하산할 예정이다.

 

 

 

 

 

 

 

 

 

 

 

풍력발전기가 선자령의 명물로 화려한 그림이 되기도 하지만, 지역에선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을 야기한다니 골칫거리겠다.

 

 

 

 

 

 

 

목장과 가까운 이곳 초지에서 건초로 쓰기 위해 만든 곤포 사일리지가 군데군데 보인다.

국유림을 장기 임대해 계속 목장 용지로 쓰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 올라왔던 코스로 다시 올라가는 길이다.

계곡으로 하산하면 쉽게 갈 수 있는데 다시 오르려니 제법 힘들게 느껴진다.

 

 

 

초록색 나뭇잎에 흰눈이 내려 봄에 만난 눈꽃같은 분위기다.

 

 

 

다시 선자령으로 오가는 능선으로 올라왔다.

탐방객이 남긴 발자국을 바람이 지나가며 눈까지 쓸고 가 서서히 덮어간다.

이곳으로 다시 오르는데 선뜻 나서준 도솔님께 감사드린다.

 

 

 

 

 

 

 

 

 

 

 

 

 

 

 

대관령 휴게소가 832m로 정상(1157m)과의 표고 차는 325m에 불과한 데다 완만한 경사라 산행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그런데도 감기와 몸살 기운으로 하산을 끝낼 때 즈음엔 걷는 것조차 힘들다.
산행 중 가장 어려운 구간인 오색약수에서 대청봉까지도 거뜬히 오르던 다리도 근육이 다 풀어진 느낌이다.
애초 일정대로 설악산이라도 갔으면 산행도 포기하고 중간에 뒤돌아 내려갈뻔 했다.
연중 이맘때 한 번은 꼭 겪는 연례행사니 또 무난히 견뎌야 한다. 

 

 

 

선자령은 3월까지 춘설이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어쩌면 한두 번 정도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겠다.

 

 

 

왼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 성황사 방향으로 하산한다.

성황사 한켠에서 북이나 꽹과리 소리가 나는 걸 보면 굿당같다는 생각도 든다. 

 

 

올겨울은 유난히 따듯하고 눈도 별로 내리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 1월 12일 소백산에서 눈꽃과 상고대를 원 없이 보는 행운을 누렸다.

오늘 선자령에선 아주 조금의 상고대와 많은 눈꽃을 보는 기쁨을 맛봤다.

춥지 않아 다행이라 여겨지면서도 이상기온으로 겨울엔 눈을 만나기 점점 어려워진다.

이런 날씨가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