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1 토 11:17~16:02 (전체 거리 10.43km, 전체 시간 04:45, 평균 속도 2.3km/h, 휴식 시간 30분) 흐리고 미세먼지 최악
신사역에서 출발하는 산악회는 당일 산행일 땐 대부분 산악회는 07:10 출발이다.
낮이 가장 짧은 동지를 하루 앞둔 데다 장흥까지 장거리 이동하는 이유로 이 산악회는 06:40에 출발한다.
카카오맵으로 검색하면 신사역에서 출발해 산행 들머리까지 375km를 네 시간 반 동안 이동해야 한다.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니 20~30분 시간 단축은 하겠으나 중간에 한 번 쉬어야 하니 결과는 마찬가지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서 신사역까지 45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이래저래 왕복 800km 넘는 거리를 꼼짝없이 열 시간을 앉아 있자면 좀이 쑤시고 몸은 천근만근 내려앉는다.
잠을 잔대도 중간에 휴게소 한 번 들리고 나면 그때부터는 영 잠이 안 온다.
내일도 경북 상주에 있는 갑장산을 가야 하니 이번 주말 산행 부담이 어깨를 짓누른다.
이렇게 주말 양일간 산행하는 이유는 이번 두 산의 산세가 걸출하기 때문이다.
서풍이 부는 봄에 미세먼지나 황사로 시계가 불량한데, 한겨울인 오늘도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옇다.
공기 좋다는 산은 오히려 고도가 높아 미세먼지에 노출이 더 심해 목이 늘 칼칼하고 답답하다.
겨울엔 얼어 죽을 만큼 추워도 몽골지역의 강한 북풍이 불어야 서쪽인 중국발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다.
2018년 대중국 수출액은 1,621억 $로 대미 수출액 727억 $의 2.2배가 넘는 교역량을 보인다.
같은 해 대세계 무역액 11,401억 $ 중 대중 무역 비중은 23.5%로 대미 비중 11.5%에 비해 2.04배 높다.
이렇게 중국과 교역량은 활발히 증가하나 미국의 사드 배치로 중국의 사드 보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중국의 이런 보복에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까지 더해져 요즘 중국에 대한 국민감정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에 이어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감정 악화로 일본에 대한 감정은 회복 불가능 상태다.
이렇게 중국이나 일본이란 거대 악당이 날리는 잽에 얻어터져 죽을 맛인데, 이 두 국가 말종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맹방이라 여겼던 미국도 갑자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500% 증가한 6조 원을 요구하며 숨통을 조여 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 김정은의 도발까지 이어져 실타래처럼 얽히고설킨 난제를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해결할까?
수인산 등산코스
산행 들머리는 장흥군 부산면 구룡리의 지미마을이다.
지미마을에서 수미사를 지나며 수인산에서 가장 화려한 계관암을 만나게 된다.
아래쪽 병풍바위와 위쪽 계관암이 멀리서도 보인다.
수미사와 병풍바위
수미사를 지나자 수인산 관문인 듯 돌문이 활짝 열린 채 반겨준다.
병풍바위 아래 작은 굴의 아기불상
닭벼슬바위인 계관암 하나에 현혹돼 다섯 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 산행을 신청했다.
오전엔 맑고 오후에 흐리다는 날씨 믿고 찾아왔으나 미세먼지로 시야가 별로 좋지 않다.
총천연색 화려한 수인산을 기대하고 왔으나 60년대 흑백사진을 보는 느낌이다.
닭벼슬은 위아래로 길게 연결되나 나무에 가려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없다.
돌아가며 올려다본 닭벼슬
잠깐 높은 곳에 올라가 잡은 닭벼슬
옆으로 빙 돌아 암봉 위로 가 잡아보면 옆에서 본모습과 전혀 다르겠다.
오르기도 안 오르기도 애매해 뒤돌아보지 않고 진행한다.
한참을 지나가 원경으로 잡은 계관암
가는 길에 수리봉이란 높은 암봉을 만났다.
먼저 간 회원 두 명이 정상에 있는 걸 보고 좌측으로 우회하지 않고 혼자 우측으로 돌았다.
가다 보니 길은 끊어지고 한두 명 암봉 쪽으로 간 흔적을 따라 바위를 오르려니 정규 등산로가 아니라서 오르기 어렵다.
그 두 사람은 어떻게 올라갔을까 생각하며 어렵게 나무 밑동과 바위 홀더를 이용해 어렵게 올랐다.
거의 다 올랐을 때 그 두 명은 정규 등산로로 이어지는 쉬운 길로 내려간다.
그 길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이렇게 힘들게 오르지 않았을 텐데, 내가 너무 앞서 나가 고생만 한 셈이다.
수리봉에서 조망한 탐진호
진행할 방향, 우측으로 오른 후 좌측 봉우리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앞쪽 능선 끝에 불쑥 솟은 게 수리봉이다.
좀 더 당겨본 수리봉
수인산은 군데군데 암봉이 많다.
게다가 업다운이 심해 산행하기가 결코 쉬운 산은 아니다.
날씨만 맑다면 적절하게 배치된 암봉을 보는 재미도 있겠으나 워낙 후미진 산이라 등산객이 별로 없다.
봉우리마다 올라가면 좋겠으나 등로가 아닌 곳은 등산객이 별로 다니지 않아 나무를 헤집고 올라가기도 어렵다.
이 소나무는 바로 자라지 않고 앞으로 길게 뻗어 몸체가 바위에 닿지 않게 자라는 영특함을 보인다.
눈이 없어도 온몸으로 몸체가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을 알고 있다.
바위는 콘크리트를 부어 삶은 듯 역암으로 이루어진 바위가 많다.
지나온 능선을 보면 우측에 상하로 이어진 흰선은 수인산성이다.
잠시 후 수인산 정상에 있는 안내문을 다시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인쪽 봉우리가 수인산 정상이다.
수인산 정상 찍고 서문으로 하산 후 병풍바위를 거쳐 하산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즐풍은 수인산 정상에서 암릉구간인 도둑골능선으로 내려갔기에 병풍바위와 나란히 선 남근바위를 보지 못했다.
정규 등산로로 가면 보지 못할 이 바위를 용케 찾아 암봉으로 오른 후 보니 잘생긴 남근상이다.
귀두를 뺀 몸체도 제법 길지만, 경사진 비탈과 나무숲에 가렸을 뿐 잘생긴 남근임에 틀림없다.
이번 산행에서 즐풍만 본 멋진 풍경이다.
앞뒤 산으로 꽉 막혀 논밭 뙈기 몇 평 안 되는 작은 산골 마을
이건 무슨 바위라고 이름 지으면 좋을까?
수인산성
이 바위 앞으로 좀 전에 본 암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긴 하나 시간이 촉박하다고 생각해 건너뛴다.
이곳 산죽거리만 경운기가 다닐 정도의 너비로 예초 작업을 했다.
노적봉 아래 북문에서 정상인 노적봉까지 오르는 길은 된비알로 수인산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즐풍은 지난 10년간 다져진 산행 경력으로도 올라가는데, 헉헉거릴 정도였으니 알만하다.
북문에서 정상까지 고도 차이 100여 m를 거의 200m 정도 거칠게 올라야 한다.
정상을 10여 m 앞둔 시점에 만나는 돌탑 군
수인산
장흥군과 강진군 경계를 이루는 수인산은 표고가 561.2m로 높이보다 웅장하고 오묘한 산세를 지닌다.
고려 말부터 조선말까지 전라 병영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왜구가 침범할 때마다 장흥, 강진 등 인근 주민들이 피난한 곳이다.
왜구 방어 목적으로 축성한 수인산성은 산마루를 이은 자연석을 이용해 높이 5m, 너비 4m 규모로 쌓은 석성이다.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내성과 외성으로 이루어진 산성의 길이는 6km에 이른다.
동문 터가 위치한 계곡을 제외하면 사방이 험준한 지형이다.
수인산 정상 노적봉에는 봉화대가 설치돼 남해로부터 왜적의 침입을 알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
정상의 노적봉 주위가 온통 암벽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요새지로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철옹성 같은 산세를 보여준다.
정상에는 평원을 연상케 하는 넓은 억새밭이 있고 노적봉은 마치 거대한 왕릉처럼 위압감을 느끼게 한다. (장흥군청 안내문 편집)
정상에 오르면 탐진호 방향으로 전망이 트인다.
지금까지 걸어온 구간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어 멀리 수리봉까지 한눈에 잡힌다.
날씨만 좋으면 주변 산군이 멋지게 조망될 텐데, 미세먼지로 한계가 있다.
앞쪽 능선을 따라 가장 먼 곳에 불쑥 솟은 봉우리가 수리봉이다.
별로 높지 않은 능선이나 굴곡이 심해 은근히 체력 부담이 큰 산이므로 산행하려면 얕보지 말고 덤벼야 한다.
대부분의 회원이 북문으로 내려가 서문과 남문을 거쳐 긴 능선을 따라 내려갔다.
나중에 듣기로는 능선길이 참 좋았다고 하는데, 즐풍은 암릉이 있다는 말에 속아 시간이 더 걸린다는 도둑골 능선을 따라 하산했다.
말이 암릉이지 별로 볼 게 없어 아쉬운 구간으로 남는다.
대부분 회원이 내려간 코스에 병풍바위 속에 숨은 남근석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남들 보지 못한 숨은 남근을 봤으니 그것으로 위안 삼는다.
이 암봉을 수인산을 한 바퀴 돌아 동문으로 가는 문턱인데, 이곳에서 왼쪽으로 빠져 하산하게 된다.
저 어디쯤 병풍바위와 남근바위가 숨어 있으리라...
홈골제
홈골재까지 내려왔으니 산행은 거의 끝난 셈이다.
제방에서 보니 마을에 주차된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시간이 많이 남아 동네 한 바퀴 돌기로 한다.
마을에 있는 노거수 한 쌍
네덜란드에서 온 하멜과 그의 동료들은 조선 사람과 다른 외모로 구경거리로 전락하며 힘든 생활을 했다.
먼 타향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강진 병영에서도 따듯하게 맞아주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수인사 스님들이다.
스님들은 낯선 외모의 하멜 일동을 차별하지 않고 반겨주었다.
배고픈 하멜 일행을 위해 먹거리를 나눠 주는 등 기쁜 일과 슬픈 일을 모두 함께 나누었다.
하멜은 네덜란드로 돌아가 "하멜 표류기"를 쓰면서 수인사 스님들의 친절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안내문)
하멜 표류기는 소설적 흥미로 많은 독자를 거느렸다고 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표류하는 동안 밀린 임금 청구서라고 한다.
이 표류기 덕분에 당시 조선 사회를 들여다보는 가치도 있다.
홈골재에서 내려올 때 앞서 본 노거수를 지나 적벽청류를 봤다.
뭐, 특별한 풍경이 아니어서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그게 적벽청류라니 이제야 아쉽다.
병영마을 돌담길
이 오래된 마을의 돌담길은 향촌마을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다.
이를 잘 가꾸어 후손에게 넘겨주고자 등록문화재로 등재하여 보존·관리하고 있다. (2006.6.19. 문화재청장)
마을을 한 바퀴 돌 때 이런 돌담길이 꽤 높고 잘 지어져 있어 한편 놀라기도 했는데, 문화재청이 등록한 문화재였다.
오래된 돌담이라 돌 틈 사이로 바른 흙이 비바람에 씻겨 다소 훼손되기도 했는데, 정비를 잘해 후손에게 물려줘야겠다.
수인산이라는 다소 생소한 산이 올라와 계관암의 색다른 풍경에 매료돼 신청한 산행이다.
다소 산행하기 부담스러운 산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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