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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무등산

안양산 철쭉 보고, 무등산 정상 밟고

by 즐풍 2019. 6. 27.


 

 

 

 

2019.05.11. 토   12:06~17:11(전체 시간 05:05, 전체 거리 12,5km, 휴식 시간 21분,  평균 속도 2.6km/h) 맑음

 

 

먼 데 산이 있다.

무등산이다.

그리 크지 않은 산인데도 2013년 3월, 우리나라의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무등산엔 여느 산에선 보기 힘든 주상절리가 여러 개 있다.

개방된 곳에 광석대, 입석대, 서석대 외에도 사실 누워있는 주상절리인 승천암도 있다.

내가 무등산 근교에 살면 더 많은 주상절리를 찾아낼지 모르겠다.

 

지난번까지 세 번을 다녀오며 세 군데 주상절리는 물론 새인봉 능선도 다녀왔으니 궁금증은 많이 풀렸다.

그러나 넓고 넓은 무등산을 산악회가 제시한 시간 내 다녀오자면 활동 범위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엔 상반기에 하루 열리는 정상과 중봉에서 동화사 터로 떨어지는 사양 능선이 큰 자극을 줄 것이다.

 

2016년 5월에 본 만개한 안양산 철쭉의 화려함을 잊지 못해 3년 만에 다시 찾는다.

이번 무등산 정상 개방은 안양산 철쭉 축제와 맞물려 있다.

무등산 정상을 들어가기 위해 엊그제 예약 신청하여 또 다른 설렘으로 다가온다.  

 

 

 

안양산 무등산 등산코스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둔병재 어느 이름 모를 곳에 세워준다.

초반엔 거의 길이 없다가 나중에야 길이 생긴다.

바로 옆 무등산편백나무휴양림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정상적인 이용자가 아니라서 옆길로 샜나 보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안양산이 자랑하는 철쭉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무등산국립공원의 일부인 안양산 정상이다.

이곳은 다소 평원이다 싶을만큼 널찍한 공간에 철쭉군락지가 있어 꽃이 만개할 이즈음에 등산객이 몰린다.




안양산  


안양산(安養山)[853m]은 동쪽으로 화순군 이서면 안심리와 서쪽으로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에 걸쳐 있다.

무등산 서쪽 장불재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낙타봉의 백마 능선 끝머리에 편평하고 두툼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이다.

화순읍의 북동쪽이며 무등산의 남쪽에 위치한다.


안양산 자락 아래 안양산 휴양림이 있고 이곳을 통과하는 둔병재가 있으며 무등산 둘레길이 통과한다.
매년 5월 초순이 되면 어른 키보다 훨씬 큰 철쭉으로 산이 덮인다.

1997년 개장한 안양산 자연 휴양림은 40년생의 울창한 편백과 삼나무 숲 사이 산책로가 유명하다. (화순군청 안내문)




절정에서 하루 이틀 막 지나는 순간인데 아직 몽우리가 피어나지 않는 게 약 10% 정도 된다.

아직 일주일 정도는 여유 있게 만개한 상태를 볼 수 있겠다.



철쭉꽃은 그래도 진달래꽃보다 붉은 빛이 더 오래 간다.

진달래꽃은 피고 나면 이틀 정도 후부턴 색깔이 제법 빠지는 데 철쭉꽃은 아직 볼만하다.



정상에서 북쪽 면 무등산 쪽이 철쭉꽃 군락지가 모여 있다.

안양산 철쭉은 아직 일반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도 몇 년은 복잡하지 않게 즐길 수 있겠다.






지난주 고구마 심는다고 예약했던 초암산 철쭉꽃을 보지 못했다.

올해 들어 처음 보는 안양산 철쭉꽃으로 올봄 제대로 된 철쭉꽃 산행이다.



무등산 가는 길목을 수놓은 철쭉군락












철쭉군락지를 지나 점심을 다 먹을 무렵 도솔님이 도착했다.

나만 무등산 정상에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을 예약하여 먼저 출발했는데, 벌써 따라온 것이다.

배낭을 다시 둘러매고 서둘러 갈 길을 잡는다.



드디어 이 구간의 명물인 낙타봉이다.

무등산 입구에 수문장처럼 버티는 낙타봉도 완전체는 아니지만 주상절리다.

앞쪽에 철쭉꽃이 펴 제법 잘생긴 청년처럼 보인다.






낙타봉 바로 전에 만났던 바위도 제법 특이한 풍경이라 등산객들이 사진 찍기에 정신이 팔렸다.

여느 산에선 보기 힘든 주상절리형 바위다.



이 낙타봉 정상은 너무 가까워 스마트폰으로 상단부 전체를 담은 것인데 빛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한 걸음 더 옮기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인다.



낙타봉 하단부와 아래쪽 바위



시간이 충분하면 이런 멋진 곳에서 풍경을 만끽하면 좋겠으나 그저 사진만 찍고 이동하기 바쁘다.



여기서 더 이상 철쭉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해 처음에 뺐던 검은색 UV 필터를 끼운다.

실수다.

여전히 많은 철쪽꽃이 하산할 때까지 계속되는데, 화면이 어두워져 제 색상이 안 나온다. 



마지막으로 눈길 한 번 더 주고 떠나는 낙타봉



백마능선 역시 철쭉꽃이 아름답게 펼쳐져 천상의 화원을 걷는 느낌이다.



주변 풍경의 아름다움에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사람들






아귀를 잘 맞춰 걷기 좋은 돌바닥









안양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마능선의 한 구간이다.

고원에 펼쳐진 평원엔 억새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에서 푸른 빛이 더하며 붉은 철쭉꽃이 강한 포인트를 넣는다.






3년 전엔 이 바위를 지나지 않았다.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나 등산은 "다니면 다닐수록 더 잘 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잠깐 등로에서 벗어나니 제법 근사한 바위가 새로운 비경을 열어줄 준비를 한다.



칼날같던 바위도 막상 오르기 시작하자 제법 넓은 공간을 열어주며 철쭉꽃이 반갑게 맞는다.






아직도 몽우리 상태로 남은 철쭉이 다 피자면 적어도 일주일은 붉은 산이다.



가을에 억새꽃이 햇살을 받아 은빛 출렁이는 파도를 만들 때 이곳은 또 억새꽃으로 빛나리라.



가야할 방향



방금 내려온 갈날같던 바위는 하경봉이다.



더 멀리서 보는 하경봉



하경봉은 층층이 이런 바위로 쌓으며 올라갔다.



이번엔 또 이런 바위를 지나야 하니 백마능선의 마지막 비경이다.



맨 뒤로 멀리 안양산의 철쭉 군락이 어설피 잡히고

낙타봉과 하경봉으로 이어지는 백마 능선엔 푸른 숲과 철 지난 억새 사이로 붉은 철쭉이 피어난다.

봄은 이렇게 아름답게 등산객의 탄성을 불러낸다.



방금 지나온 바위








 

 



무등산은 광주 지역에서 제일 높고 가깝다는 지역적 특징으로 통신탑이 즐비하다.

무등산 정상엔 군부대가 위치하고 이곳 장불재 부근이나 중봉 부근에도 통신탑이 들어섰다.



장불재에서 신분증으로 예약한 무등산 정상 출입 인식표를 달아준다.

15:30까지 입장해야 한다기에 발길을 서두른다.

가는 길에 보는 입석대에도 예외 없이 철쭉꽃이 정상에 홀로 피어 멋스러움을 더한다.

어떻게 저 자리에 앉을 생각을 했을까?



멀리서 전체를 담아본다.



입석대는 크게 두 군락으로 나뉘는데 양쪽 일부를 조금씩 담아본다.



폰카로 우측만 담아내기



승천암

옛날 이 부근의 암자에 무엇엔가 쫓기던 산양을 스님이 숨겨준 일이 있었다. 

어느날 스님의 꿈에 이무기가 나타나 산양을 잡아 먹고 승천해야 하는데 네가 훼방을 놓았다

만약 종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너라도 잡아먹었야겠다고 했다.

얼마 후 난데없이 우렁찬 종소리가 들리자 이무기는 곧장 스님을 풀어주고 승천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얽힌 바위다. (안내문) 



서석대로 가며 입석대 머리 부분만 잡아본다.



자연석으로 만들어진 이 돌계단만 지나면 서석대다.

서석대는 평소 오를 수 있는 무등산 정상이지만, 오늘은 예약한 대로 인왕봉과 지왕봉, 천왕봉을 보며 실질적인 정상까지 들어가는 날이다.




무등산국립공원


광주·전남의 진산(鎭山)이자 호남정맥의 중심 산줄기로 2013년 3월, 우리나라의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전체 면적은 75.425㎢이다.
해발 1,187m의 무등산은 ‘비할 데 없이 높고 큰 산’ 또는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고귀한 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고봉인 천왕봉을 중심으로 서석대·입석대·광석대 등 수직 절리 상의 암석이 석책을 두른 듯 치솟아 장관을 이룬다.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참나리, 가을에는 단풍과 억새, 겨울에는 설경 등 사계절 생태 경관이 뚜렷하며,
멸종위기 야생생물 수달·하늘다람쥐·으름난초 등이 서식하는 우수한 생태계를 자랑한다. (국립공원 안내문)

 


이 서석대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아 천왕봉 보고 내려올 때 인증하려 했으나 근방에 있던 공단 직원이 반대로 내려간다고 한다.

할 수 없이 인증사진 찍을 때 잠시 양해를 구해 서석대 표지석을 잡는다.



서석대는 1,100m라 앞서 850m 지점에 활짝 핀 철쭉과 달리 이곳엔 몽우리만 맺혔다.

공단 직원은 2주쯤 후에 만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고도 250m 차이가 크다.


서석대를 지나 금단 구역에서 처음 만나는 이 바위는 인왕봉이다.



인왕봉의 다른 모습



철책선을 두세 번 넘어 부대안에서 보는 지왕봉이다.

너무 넓어 한 화면에 넣기도 힘들다.



폰카로 다시 한 번



이번엔 왼쪽 지왕봉만 잡는다.

군부대 내에 있다 보니 시설물인 있는 곳으로 사진을 담을 수 없어 천왕봉은 아예 찍지도 못한다.



지왕봉 앞 공터엔 지하 180m에서 뽑아 올린 지하수를 맛볼 수 있다.

지하 18m는 해발 1,000m 지점의 암반수라 맛이 상쾌하고 시원하기 일품이다.

앞에 있던 군인에게 "이렇게 물 좋고 산 좋은 곳에서 생활하니 평생을 근무해도 싫지 않겠다."고 하니

싫다는 말은 차마 못 하고 쑥스럽게 웃기만 한다.


천왕봉은 군 시설이 있어 사진에 담지 못하고 하산길에 다시 잡아보는 지왕봉을 세로로 잡은 다른 모습이다.



군사 도로를 따라 내려오며 마지막 바위다.

군인에게 물어보니 신선대라고 하는데, 제법 넓게 바위가 포진해 있으나 그중 맨 아래쪽 바위다.



한참을 돌고 돌아 목교를 지난 후 중봉으로 가는 평원이다.

이제 무등산 정상을 끝나고 하산길에 접어들었다.

이곳 역시 작년에 자란 억새가 남아 있는 가운데 봄기운이 사방으로 퍼지고 있다.



중봉에 올라섰으니 이제부턴 처음 가는 사양 능선을 따라 오직 하산할 일만 남았다.

서석대에서 인왕봉, 지왕봉, 천왕봉을 돌아 중봉까지 오는 데 꼭 한 시간 걸렸다.

그리고 이 중봉에서 사양 능선을 따라 원효사 주차장까지 꼬박 한 시간 10분 걸린다.



중봉 헬기장엔 광주소방서에서 운영하는 소방 구조헬기가 막 이륙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길 역시 통신탑 뒤로 보이는 바위 봉우리까지 곳곳에서 철쭉꽃이 반긴다.



마지막 바위를 돋보이게 하는 철쭉꽃



늦재다.

여기서부터 임도를 만나 지그재그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임도를 관통하는 샛길은 늘 있기 마련이라 서너개 샛길 따라 통과하며 시간과 거리를 줄였다.

당초 빠듯하게 주어진 산행 시간을 마감 50분 남겨두며 산행을 끝냈다.






무등산은 언제 와도 늘 멋진 산을 만끽한다.

3년 전에는 안양산 철쭉꽃을 시작으로 입석대 서석대를 거쳐 오늘과 달리 중머리재에서 증심사로 하산했다.

그때 보던 안양산과 백마 능선은 많은 차이가 있다.

백마 능선에선 전에 느끼지 못하던 철쭉꽃의 반김이 있었고, 새롭게 안 하경봉은 철쭉으로 더 아름답게 느꼈다

상반기에 한 번 열리는 무등산 천왕봉을 보는 행운도 함께 잡았다.

중봉에서 동화사 터로 내려가는 사양 능선을 걸으며 궁금증도 해결한 멋진 산행이었다.


지난번 다녀온 안양산 철쭉 ☞  http://blog.daum.net/honbul-/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