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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무등산

무등산국립공원의 3대 주상절리대와 상고대 비경

by 즐풍 2019. 6. 12.









2017.12.16.토 11:08~16:12(이동 시간 05:04,  이동 거리 14.37km,  휴식 시간 16분,  평균 속도 2.9km/h)  흐리고 가끔 눈 내림



국립공원인 무등산은 서석대 일대의 주상절리가 유명한 데, 겨울엔 습기가 많아 상고대나 눈꽃 산행지로 주목 받는다.

오늘은 웬만해서는 잘 나오지 않는 규봉암 코스가 있길래 신청했는데 막판에 신청자가 몰려 산행에 나설 수 있었다.


무등산엔 서석대와 입석대, 광석대 등 3대 주상절리대가 있다.

잘 아는 실질적인 정상인 서석대는 약 50여 m의 주상절리대가 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고,

장불재 쪽의 입석대는 전망대가 너무 가까워 유독 크게 보인다.


그러나 오늘 본 광석대야말로 규봉암과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며 가히 절경을 보여준다.

특히, 너비는 큰 게 약 7m에 이르는 세계적인 크기라니 무등산이 자랑할 만 한 주상절리대다.

이 광석대를 포함한 무등산 3대 주상절리대를 세 번째 방문 만에 보게 되는 행운을 갖는다.




무등산 3대 주상절리대 등산코스




의상봉

바라보이는 의상봉은 해발 약 550m로 두루뭉실하지만 서쪽은 절벽으로 준수한 경관을 이룬다고 하니 궁금하다.



꼬막재

무등산장에서 의상봉의 뒤를 돌아 규봉암을 향해 오르노라면 꼬막처럼 엎드린 고개에 이른다.

옛 선조들이 나들이 할 때 이 고개를 지름길로 이용했던 중요한 길목으로서 그리 높지 않고 나지막한 재이어서 꼬막재라 불려 왔다고 한다.

한편 길 부근에는 꼬막처럼 생긴 작고 앙증맞은 자갈들이 무수히 깔려 있어서 또한 꼬막재라고 부르기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박성홍의 "무등산" 글 중에서 



산행 들머리는 무등산국립공원 원효사지구 공원관리사무소 앞이다.

해발 373m에서 산행을 시작해 꼬막재(699m)까지 2.6km를 47분 동안 계속 올라야 한다.

이후 규봉암(843m)까지 약 3km는 산허리를 돌고 돌아 지루한 걷기를 계속해야 한다.


중간에 앉아서 쉬어가면 좋겠지만, 어제 중간 이모님이 돌아가셔서 산행을 끝낸 후 모셔져 있는 부산 영락공원에서 밤을 지새워야 한다.

갈아입을 옷과 방한복을 챙기다 보니 배낭이 무거워 폴딩의자와 보온물통은 아예 빼버렸다.

어젯밤 눈이 조금 내려 맨바닥에 앉아 쉴 수도 없어 나중에 점심도 서서 먹었으니 산행 중 앉지 않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한 시간 40분만에 5.6km 지점에 있는 규봉암에 도착한다.

규봉암에 가까워지자 벌써 주변에 암반이 점점 많아지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직감적으로 규봉암이 가까워졌음을 느낄 때 이미 광석대가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광석대

광석대는 서석대, 입석대와 함께 무등산을 대표하는 3대 주상절리대이다.

해발 약 950m로 무등산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약 8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사찰인 규봉암을 중심으로 늘어선 수십 개의 주상절리대는 화산폭발로 분출된 화성쇄설물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주상절리대의 높이는 약 30~40m, 최대 너비 약 7m로 세계적으로 유래를 볼 수 없는 규모이다.

이곳을 이루는 암석은 무등산 안산암질 응회암이다.                                        (안내문 옮김)



화순군 이서면에 있는 영신을 들머리로 삼는다면 규봉암으로 오르는 최단코스로 대략 한 시간 정도 단축코스다.

그러자면 버스는 돌고 돌아야 하니 귀찮은 건지 모르는 건지 알 수 없다.

오늘처럼 원효사지구에서 규봉암을 거쳐 정상인 서석대까지 오르자면 위 등산코스와 같이 반 "ㄷ"자 형태로 돌고 돌아야 하니 지루한 느낌이다.



송광대

송광대는 소나무가 자리 잡은 넓은 광석대라는 뜻일 게다.


삼존석

미륵석존, 관음석존, 여래석존 등 세 개가 모여 있어 삼존석이라 불린다.

그 석존 바위 두 개가 떨어져 있는 걸 맨 위에 바위가 끼어 서로 연결시키고 있다.

규봉암을 들어서자면 바로 왼쪽에 있으나 너무 가까워 다 잡히지 않기에 규봉암 대웅전 처마 밑에서 잡아본다.






광석대와 규봉암의 건물이 서로 적절하게 배치되어 광석대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다.

대개 산사는 너무 웅장하지 않으면 자연과의 조화가 매우 훌륭한 편이다.



규봉암과 광석대를 둘러보고 지공너덜로 걸음을 옮긴다.

이곳은 낙석 위험이 있어 출입금지란 팻말이 있으나 형식일 뿐 잘 알아서 가라는 듯 막아놓지 않았기에 들어가 본다.



지공너덜로 오르며 뚫린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다시한번 규봉암과 광석대를 조망한다.



드디어 만난 지공너덜

무등산엔 두 개의 너덜이 있는데, 덕산너덜과 지공너덜이다.

지공너덜은 장불재에서 규봉까지 사이에 약 3km 남짓한 넓은 돌 바다를 형성하고 있는 너덜바위들이다.

지공너덜에는 크고 작은 바위 사이에 석실이 있는데, 보조국사가 송광사를 창건하기 전에 좌선한 곳으로 보조석굴이라고 부른다.  (안내문 편집)



날씨가 춥다보니 보조석굴엔 꽤 많은 사람들이 들어거 식사를 하고 있고, 미쳐 다 들어가지 못한 일부는 밖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밖에도 담장이 둘러져 있어 제법 한기를 머금은 바람을 막아준다.




오늘 규봉암으로 오름으로써 광석대를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이후 장불재로 오르며 입석대와 정상을 거쳐 서석대를 봄으로써 무등산의 3대 주상절리대를 모두 보게 된다.

게다가 서석대를 중심으로 펼쳐진 상고대를 만나는 행운도 함께 누리게 된다.


사실,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만 해도 무등산 상고대를 볼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으나 내리자마자 정상 쪽 상고대가 보였다. 

그러나 이미 11시가 넘어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날씨가 풀려 어쩌면 상고대를 못 볼 수 있겠단 우려가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요 며칠 이상 한파로 추위가 이어져 산을 오르면서도 추위로 덧옷을 벗지 못한다.


장불재 뒤로 보이는 서석대 일대엔 아직 상고대가 남아 있으니 서둘러 올라가면 아직 볼 시간은 충분해 보인다.






안양산에서 백마능선을 거쳐 장불재로 이르는 길의 통신시설




무등산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제465호)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약 8,700만 년 전~8,500만년 전)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표에 쌓인

화산재가 굳은 암석인 석영안산응회암이 냉각되면서 수축하여 발달한 지질구조이다.

700m 이상의 고도부터 정상까지 무등산 전역에 걸쳐 분포하는 주상절리대는 총 3회의 화산 분출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다.

두 번째 화산 분출때문에 형성된 주상절리대가 가장 두껍게 무등산에 분포하고 있다.

무등산 주상절리대는 2005년 12월 16일 천연기념물 제465호로 지정되었으며, 2014년 12월 10일 국가 지질공원으로 인증되어 보호받고 있다. (안내문 옮김)




입석대의 주상절리

주상절리를 가까이서 보기 위한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어쩔 수 없는 위치라지만, 너무 가까워 한 화면에 잡아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러나 장엄한 주상절리를 눈앞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기가 막힌다.












승천암

옛날 이 부근의 암자에 무엇엔가 쫒기던 산양을 스님이 숨겨준 일이 있었다.

어느 날 스님의 꿈에 이무기가 나타나 산양을 잡아먹고 승천을 해야 하는 데,

네가 훼방을 놓았다며 만약 종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너라도 잡아먹어야겠다고 했다.

얼마 후 난데없이 우렁찬 종소리가 들리자 이무기는 바로 스님을 풀어주고 승천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얽힌 바위이다. (안내문 옮김)


승천암은 누운 주상절리대이다.



드디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이자 무등산의 실질적인 정상인 서석대 일원의 풍경이 눈에 잡힌다.



군부대가 들어선 무등산 정상 부근의 상고대







87~85백만 년 전 화산분출때문에 만들어진 석영안산암질응회암이 11만년 전 마지막 빙하기를 거쳐 지표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무등산의 최고봉인 천왕봉(1,187m)의 남서쪽에 병풍처럼 서있는 서석대는 해발 1,050~1,100m이다.

오랜 시간 비바람을 맞으며 현재의 수려한 주상절리와 주변의 너덜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무등산이 예로부터 서석산이라 이곳 전망대에서는 무등산이 광주를 품은 듯 시가지의 전경과 멀리 월출산을 조망할 수 있다.

해 질 녘 서석대에서 비치는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 응회암: 화산재가 쌓이고 눌려 굳어진 암석               (안내문 옮김)




혹여 못볼까 노심초사했던 정상 부근의 상고대

날씨가 맑으면 눈부실 상고대가 입석대를 지나며 눈발이 휘날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날씨 탓에 흐린게 안타깝다.



천왕봉

무등산 정상은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등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천왕봉(1,187m)에 올라서면 광주 뿐 아니라 담양, 화순, 영암, 나주, 순창 등 호남 일원이 한눈에 들어오며 맑은 날엔 지리산도 조망할 수 있다.

지왕봉 꼭대기에 의병장 김덕령 장군이 무술을 연마하고 담력을 길렀다는 뜀바위가 있다.

인왕봉은 세 봉우리 중 가장 낮으며 서석대 쪽에서 가장 잘 보인다.   (안내문 옮김)




서석대로 내려가며 보게 되는 상고대









드디어 보게 된 서석대






이 돌병풍 같은 서석대에 저녁 노을이 비치면 수정처럼 반짝인다 하여 "수정병풍"으로도 불린다.

서석대는 무등산 주상절리대의 일부로 입석대보다 풍화작용을 적게 받아 한 면이 1m 미만인 돌기둥들이

약 500m에 걸쳐 성~서로 빼곡하게 늘어서 있다.

서석(瑞石)은 선돌의 한자식 표현으로 고대 선돌숭배신앙의 중요한 표상이었다.   (안내문 옮김)










중봉 가는 길



하산길에 다시 보는 서석대 일대의 주상절리대



무등산 정상의 인왕봉과 천왕봉 일대










중봉, 옆에 앉으 분은 대포가 달린 카메라도 무등산 일대를 찍고 계시다 잠시 쉬는 중이다.



중봉에서 장불재로 하산하는 길의 암봉이 멋지다.

지금까지 맨 왼쪽 바위에 한 사람씩 올라가 멋지게 사진을 찍던 사람들이 막상 내가 도착하자 모두 하산하기 시작한다.

내가 사람들이 다 내려와 사진찍기가 아쉽다고 하니 그들과 일행인 여성분이 오른쪽 사람을 불러 왼쪽 바위에 세운다.



참 착하기도 하지...

그가 올라가자 단조롭던 바위가 갑자기 분위기가 확 살아난다.

때마침 눈이 내리고 하늘은 더 어두워져 몽한적 분위기가 연출되니 이 얼마나 멋진가?



그들의 환대를 받으며 하산길에 접어든다.



당산나무

당산나무란 마을지킴이로서 신이 깃들어 있다고 여겨 모셔지는 신격화된 나무를 말한다.

이 느티나무는 신림마을의 당산나무로 수령이 약 500여 년 된 고목으로

예전엔 나무 주변에 보리밥집이 있어 이곳을 지나는 이들이 요기하고 쉬어 가는 곳이었다.

이 장소는 2007년 5월 19일 고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최초로 무등산의 대표적인 탐방로인

증심사 입구에서 장불재까지 3.5km를 오르면서 산행 중인 시민들과 따듯한 인사를 나누며 쉰 곳이다.

이 길은 시민의 제안으로 도립공원 당시 "무등산 노무현길"(광주광역시 고시 제2011-154호(2011.11.15.)로 명명되었다.  (안내문)





모처럼 무등산 산행을 신청했는데, 어제 부산에 계신 이모님 부고를 받았다.

예정된 무등산행을 취소할 수 없어 산행을 마치고 다행히 광주 버스터미널행 버스를 바로 탈 수 있었다.

광주시내를 의외로 혼잡해 지·정체를 반복한 끝에 터미널에 도착했을 땐 그래도 30여 분 시간이 남았다.

광주에서 세 시간 20분 거리인 부산 영락공원에 도착하니 밤 8시 30분이다.

문상을 끝내고 오랜만에 일가친척을 만나 새벽 두 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따로 마련된 유족대기실에서 자는 데, 늘 그렇듯 간간이 문을 여닫을 때 들어오는 한기와 코 고는 소리에 잠을 깨기 일쑤다.


어머니 형제 중 생존해 계신 외삼촌과 막내 이모님이 만수무강하시길 간절히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