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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설악산

설악산 한계고성능선으로 오른 안산

by 즐풍 2019. 6. 27.






2019.01.12. 토  08:51~15:29(전체 거리 10.04km, 전체 시간 06:38,  휴식(점심포함) 37분, 평균 속도 1.6km/h)  흐리고 미세먼지 가득



올해 들어 처음 가는 설악산은 ㄷㅅㅇㅂ이 진행하는 설악산 한계산성으로 안산을 오른 후 하산하는 코스다.

안산이야 대승령에서 12선녀탕으로 내려갈 때 한 번 들리긴 했으나 제법 오래전 일이다.

한계고성릿지는 처음 들어 생소하나 설악은 어디라도 비경이 보장되는 곳이니 망설임 없이 따라간다.


동대문역사역에 05:35, 양재역에서 05:50에 출발이라 그 시각에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가기 쉽지 않다.

택시를 이용하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고, 승용차를 이용해도 도심이라 주차비 또한 만만치 않게 지급된다.

결국 동생이 사는 강남터미널 옆 아파트에 주차하고 출발지에 도착한다.


올겨울은 아직 이렇다 할 눈이 내리지 않아 눈 산행을 기대하기 힘들다.

오늘 가는 코스는 릿지를 해야 하는 구간이 많아 차라리 눈이 없는 게 더 안전하니 오히려 잘됐다 싶다.

아침에만 좀 썰렁하지 오후가 되며 날이 풀리니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다.


어제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근무지로 발령받아 내년 6월까지 근무하고 공로연수를 들어갈 예정이다.

다행히 근거리 발령으로 출퇴근 부담은 덜었으나 워낙 교통체증이 심한 곳이라 러시아워를 피해 조기 출근해야겠다.

게다가 원하는 부서에 배치되었기에 홀가분한 마음으로 룰루랄라 산행을 시작한다. 


 

설악산 안산 등산코스



설악산에 북한산성이나 남한산성 또는 금정산성 보다 더 높은 산성이 이렇게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한계산성에서 계곡을 건너 안산으로 올라가는 한계산성 성벽을 따라 계속 올라가야 한다.

이곳은 워낙 참나무 숲이라 낙엽이 무릎을 덮을 만큼 쌓여있다.

워낙 낙엽이 많아 미끄럽고, 건조해 낙엽을 헤치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온 숲을 울린다.  







한계산성(寒溪山城)

이 산성은 언제 쌓았는지 알 수 없으나 신라와 고구려의 국경지였다고 한다.

성안에는 망경대라는 곳에서 신라 경순왕이 이곳에서 망해 가는 신라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이 있다.

1259년(고려 고종 46) 2월 함경도 지방의 일부 세력이 고려를 배반하고 몽고병을 끌어들여 이곳을 공격하였으나

이곳 신성병호별감 안홍민이 야별초 군사를 거느리고 나아가 싸워서 물리친 일이 있다.

옥류탕 상류의 남문지 주변의 성벽만 보더라도 높이 10m. 성벽 두께 5m의 견고한 성벽이 남아 이곳에 큰 성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처음 축조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기와 조각 등의 유물로 볼 때 고구려말에 개보수된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는 전국적으로 왜구의 침입이 매우 심각했던 때로 이 산성도 왜구가 설악산을 넘어 북상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보수된 것으로 보인다.

성터 흔적의 총규모는 약 7km에 달하며 남쪽에는 거의 완전한 성문이 남아있다.

산성 동쪽의 천제단이라 불리는 곳에는 글씨가 새겨진 돌 3개가 남아있다.

이 산성은 한국 특유의 산성을 그대로 보여주며, 특히 고려 시대의 산성 축조 형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안내문)




바닥에 설치된 "한계산성 사적 심의"라고 쓰인 편수막 내용을 보면

하성 남 4구간

(총연장 44.3m/잔존구간 22.3m)라고 기록돼 있다.



가운데 큰 봉우리가 오늘 산행의 최종 목표인 안산이다.






건너편 능선의 주걱봉과 가리봉



이런 통천문을 지나 계속 올라가야 한다.






오른쪽에 걸린 로프를 잡고 저 바위를 올라가야 한다.



좀 전에 내려온 구간






앞서 산성 안내문에 기록된 천제단이다.

천제단은 말 그대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란 뜻이니 연중 한두 번 이곳에서 제사를 지냈겠다.






몽유도원도를 지나며


몽유도원도릿지






























지금 막 내려오는 봉우리가 대한민국봉이다.

직육면체의 긴 돌로 된 팻말에 대한민국이란 글자가 음각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없어져 찾기가 어렵다.



이제 오늘의 목표 지점인 안산으로 가는 길이다.

저 봉우리만 올라서면 드디어 하산 코스로 접어든다.






서쪽에서 본 고양이바위 상단부












좀 전 능선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던 고양이바위 전경



이 구간이 자랑하는 고양이바위  



하늘은 더없이 푸르고 이 계곡에 단풍이 노랗게 물든 어느 가을에 혼자라도 오고싶다.



치마바위



드디어 안산 정상에 도착했다.

아침 8:51에 산행을 시작해 13:30에 도착했으니 꼭 세 시간 40분 만이다.

신흥사에서 마등령까지 올라가는 거리가 가장 멀고, 두 번째가 오늘 올라온 이 코스라고 한다.

이 구간은 워낙 경사가 높아 보통 네 시간 반에서 다섯 시간을 잡아야 하는 데 대장이 슅틈을 주지 않아 극한의 고통이 따를 만큼 힘들었다.

늘 이 산악회를 신청할 때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만, 설악은 이런 기회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오늘은 두 명의 회원이 결국 완주를 포기하고 중간에 하산했을 정도로 어렵고 힘든 구간이다.

사실, 이렇게 힘든 것에 비해 풍광이 그렇게 뛰어난 것은 아니다.

설악산에도 한계산성처럼 멋진 산성이 있다는 것과 몽유도원도를 지난다는 거

고양이바위의 멋진 자태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더해 남들이 함부로 들기 어려운 구간을 지난다는 게 전부다.

설악산을 다 알고자 한다면 가끔 이런 구간도 서너 번은 지나야 설악을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있으나 그러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올라올 땐 다행히 남쪽 면이라 눈이 거의 없었으나 안산을 지나면서부터 이런 눈길을 걸어야 하기에 미끄러지고 넘어지기 일쑤다.

난 릿지를 할 때조차 양손에서 스틱을 접은 일이 없으니 균형 잡기 쉬었으나 스틱 없이 걷는 회원은 넘어지기 일쑤였다.

아이젠을 차기엔 눈이 너무 적고 안 차고 걷자기 다소 미끄럽다.

이런 눈 쌓인 구간을 지나며 등산화가 젖고 다시 낙엽 쌓인 구간을 지나 다시 남쪽 사면으로 하산할 땐 먼지가 뽀얗게 일었다.

그 결과, 등산화에 먼지가 몇 mm 두께로 쌓여 완전히 패잔 군을 방불케 한다.

하산 후 냇물에서 이럴 때를 대비해 갖고 다니던 못 쓰는 칫솔로 깨끗이 씻어내야 했다.




하산길은 설악산 태극 종주의 마지막 구간에 해당하는 데 고도가 얼마나 급하게 떨어지는지 내려가는 길 역시 쉽지 않다.

함께한 어느 회원은 반대로 오늘 코스를 올라오다 너무 힘들어 설악산 태극 종주를 포기했다고 하니 난이도가 짐작된다.












올라올 때 너무 고생했기에 진작에 체력이 고갈됐다.

대장은 57년생이라는 데 키가 커 다소 구부정하나 워낙 체력이 좋아 그를 따라다닐 때마다 개고생이다.

회원들이 몇 번을 쉬어가자고 해도 조금 더 가서 쉬자며 타이트하게 진행한다.

이 산악회만 오면 다음 날 꼼짝없이 낮잠을 자야 어느 정도 피로가 풀릴 지경이니 내 체력으로도 감당하기 힘들다.



인제군 북면 한계리 산 418-1 번지에 있는 수령 360년의 소나무 보호수다.

높이 18m, 나무 둘레 2.7m로 마을 주민들이 매년 3월과 9월에 마을의 평안을 위해 제를 올리는 당산목이다.



내려선 마을에도 제법 풍채가 좋은 당산목이 있고 그 아랜 제를 지낸 흔적인지 술병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석황사 대웅전



석황사 뒤뜰에 있는 소나무(반송) 보호수

나무 높이 15m, 나무 둘레 3, 수령 400년

이렇게 큰 반송은 갈라짐의 피해가 많이 발생하여 원형 유지가 어렵운 상태가 많으나

이 반송은 상단부에 큰 피해 없이 원형을 잘 유지해 보존가치가 커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금년들어 처음으로 찾은 설악산인데 미세먼지가 많아 비경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

한계산성과 멋진 고양이바위를 봤으니 원은 없다.

언젠가 가을에 대승령에서 안산으로 갈 기회를 만들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