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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북한산

북한산 비봉지능선의 로보트바위 언저리

by 즐풍 2019. 5. 22.




산행일자 2017.07.22. 토 10:10~15:08(이동시간  4:58, 이동거리 7.47km  이동속도 2km/h)   날씨: 비 올듯 흐리고 무더움


지난 3주 동안 비를 핑계로 지방 산행을 가지 않았다.

매주 지방 산행을 떠날 땐 힘든 줄도 몰랐는데, 막상 지방으로 내려갈려니 이젠 제법 일거리로 느껴진다.

이번 주엔 어느 산으로 갈까 고민 좀 하다가 부담없이 가까운 북한산으로 맘을 정한다.


산행지를 정했으니 다음은 산행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지방 사람들이 들으면 욕 먹을 일이지만 북한산 등 서울 근교 산은 너무 많이 다녀 식상한 면도 많다. 

모처럼 서울 이북5도청을 지나 비봉탐방지원세터를 들머리로 잡는다.


지금까지는 어떻게든 더위를 견뎠지만, 장마가 끝나면 적어도 9월 말까지는 더위와 싸워야 한다.

워낙 습도가 높아 한여름의 산행은 늘 고역이다.

햇볕과 땀뿐만 아니라 긴 옷을 입었다고 해도 숲속을 지날 땐 옷깃을 잡아당기는 수풀과도 싸워야 한다.



등산코스 

 



새벽에 비가 내린 끝이라 습도는 높고 날씨는 푹푹찐다. 

하늘은 여전히 비를 버금은 시커먼 구름이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 가까이 내려앉았다.

금선사 가는 길을 지나면서 바로 우측으로 길을 내보는데, 이내 암봉과 만난다.

비봉지능선으로 비봉에서 내려오자면 로보트바위를 지나 마지막에 있는 맨 아래쪽 암봉이다.

어찌하면 그 암봉으로 바로 오를 수 있을 거 같지만 실패하고 다소 떨어진 옆으로 이동했으나 비 온 뒤라 습기가 있어 역시 어렵다.

이번엔 바로 옆으로 옮겨 어렵게 오르긴 했으나 날씨 탓인지 산행이 매우 힘들게 느껴진다.

평소보다 많이 쉬어가며 산행을 한다.


이번 장마비에 패인듯 골이 진 바위,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이제 어려운 고비는 넘겼다.  


건너편 금선사 


멀리 보이는 향로봉 


이 바위는 4년 전에 봤으니 벌써 두 번째 만나는 바위다. 


로버트바위 뒷모습이다. 그 뒤로 비봉이 흐릿하게 보인다. 


언젠가 찍었던 로보트바위 앞 모습이다. 



이쪽 정상 주변에 있는 일군의 바위들을 잡아본다. 




한결 가까워진 로보트바위, 지난 번엔 오른쪽으로 돌았으니 오늘은 왼쪽으로 돌아볼 생각이다. 

바로 위로 올라가면 좋겠지만, 육안으로 봐선 올라가기가 어렵게 보여 일단 돌 수 있으면 돌아가기로 한다. 


좀 전에 지나온 암봉으로 저 봉우리 바로 뒤로 올라왔다. 


로보트바위는 이렇게 뒤에서 앞쪽으로 허리에 다닐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나온다. 


그러나 막상 이 바위에서 잠시 막힌다.

이 바위에 막혀 왼쪽으로 내려가자니 너무 높아 포기하고, 이 바위를 자세히 보니 누군가 갈라진 바위틈에 두께 1m 정도의 큰돌로 쐐기를 박았다.

그 틈으로 겨우 한 사람 지나갈 정도의 공간이 생겨 이곳으로 통과하며 새로운 길 하나를 개척한다. 


돌틈으로 겨우 빠져나와 로보트바위로 오니 어느 한 팀이 자일을 걸고 로보트바위를 내려오는 중이다. 

갑자기 내가 나타나자 국공 직원인 줄 알고 말의 흐름이 일순간 끊긴다. 

결국 일반인이라는 걸 알고 한 사람씩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로보트바위를 떠나며 시간을 보니 11:57이다.

요깃거리야 싸왔지만 부족하다싶어 간식거리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위쪽에 슈퍼가 더 있겠지 하며 마지막 슈퍼를 지나쳐 준비하지 못했다.

결국 승가사에서 점심공양을 받기로 하고 가로지르는 길로 내려간다.

서둘러 내려가는 길에 만난 큰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상 


이 마애불상 앞으로 잘 정리된 석축과 돌계단이 있는 걸로 보아 예전에 작은 사찰이 있었던 거로 추정된다.

바위에 새긴 부처님은 그대로인데, 세월따라 사찰은 없어졌으니 이런게 시세인가보다.


여기서 다시 오솔길로 내려가는 데 워낙 통행이 적어 길은 온통 잡풀로 가득하다.

길을 헤치자니 아직 빗물이 빠지지 않은 수풀에 바지가 금새 다 젖는다. 여름철 비 온 뒤 숲속은 늘 이런 고초가 따른다. 


석축과 돌계단 


로보트바위에서 약 35분만에 겨우 승가사에 도착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오를 승가사의 계단이 오늘은 너무 힘들어 한 번 쉬고 난 끝에 겨우 대웅전에 도착한다.

식당에 들어가 공양을 부탁하니 안에서 반찬거리를 준비해 나온다.

날씨가 너무 더워 산행 인구가 적어선인지 밥솥엔 아직 밥이 제법 많다. 

주발대접에 밥과 반찬, 나물을 넣고 버무려 산채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고추를 잘게 썰어 넣은 콩나물국이 좀 칼칼한 게 맛있어 공양을 잘 받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승가사 9층석탑 


내려오는 계단길에 설치된 12지신상 중에 우리 가족에 해당하는 것만 뽑아본다. 


사모바위 


사모바위에서 잡아보는 비봉은 날씨가 흐려 멀게 느껴진다.  


사모바위와 비봉 


승가봉 하나 전에 만나는 암봉을 피해 바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그 암봉 동쪽의 바위를 잡아본다. 

이쪽 코스는 처음인라 뭔가 잔뜩 기재했지만 볼 거라곤 아무 것도 없는 숲길이다. 


한참을 내려선 끝에 문수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 구기동탐방센터로 하산하며 산행을 마친다. 





금년들어 지금까지 산행 중 가장 힘들었던 날이다.

뭐 따지고 든다면 희양산이나 계룡산, 황정산과 도락산 연계산행 등 많이 힘들었던 산행이 떠오른다.

이런 장거리 산행이야 이동시간이 많아 힘들다고 하지만, 오늘은 겨우 7.5km의 단거리 산행임에도 주체하지 못할만큼 힘들었다.

혹여 지방에 내려가 긴거리였다면 낭패볼 만한 날씨였는데, 그나마 근교 산행인게 천만다행이다.

당분간 지방 산행 보다 근교 산행을 하며 무리하지 않는 산행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