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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강원도

영월 장산과 솔표 우황청심환 모델인 솔고개 소나무

by 즐풍 2019. 5. 29.

 

 

 

 

산행일자 : 2017.6.3.토 10:58~15:03(이동시간 4시간 5분, 이동거리 8.5km,  휴식시간 22분)   날씨: 다소 구름 많음

 

어젯밤부터 6월 5일까지 1무 2박 4일 일정의 울릉도를 예약 했으나 산악회에서는 인원 부족으로 일정을 단축했다.

같은 돈 내고 다섯 시간이나 손해 보며 갈 필요가 없어 울릉도는 취소하고 대타로 나선 곳이 영월 장산(壯山)이다. 

부산에만 있는 줄 알았던 장산은 강원도 영월에도 있다.

장산은 말 그대로 웅장하고 큰 산이라 장해 보인다는 뜻이다.

인근에 태백산과 함백산 등 명산에 가려 순위가 밀리다 보니 산행이 뜸한 오지 산이다.

그러다 보니 인적이 드물어 등산로는 호젓하고 숲은 울창하여 산행 내내 좋은 산 기운을 오롯이 받을 수 있다.

 

산행 들머리인 어평정류소는 해발 880m로 장산(1,408.8m) 정상까지는 불과 고도 차이 530여 m만 오르면 된다.

인근에 있는 태백산 장군봉이 해발 1,566.7m인 고산인데 반해 들머리인 유일사 매표소는 해발 890m,

함백산 정상은 1,573m이나 들머리인 만항재는 해발 1,330m로 불과 고도 243m만 더 오르면 되니 어렵지 않다.

이처럼 주변 산이 제법 높다고 하나 들머리도 덩달아 높으므로 산행은 큰 어려움이 없다.

장산의 날머리인 구래초등학교는 해발 590m이므로 고도 차이 820여 m를 내려가는 하산길이 더 어렵다.

그러니 하산길에 더 주의가 요구된다.

 

모든 것을 떠나 장산을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하산 후 15km 지점의 영월 중동면 솔고개에 있는 명품 소나무 때문이다.

이 소나무는 솔표 우황청심환과 지금은 단종 된 솔담배 곽에 그려진 소나무의 모델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3대 소나무는 잘 알려진 속리산의 정2품 소나무, 청도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 이 솔고개의 소나무라고 한다.

정이품 소나무는 가지가 잘려나가 예전의 기품은 많이 사라졌고,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는 너무 가지가 길게 늘어졌다.

그러나 솔고개 소나무는 크기와 가지가 적당한 조화를 이루어 가장 완벽한 자태를 보이는 최고의 명품 소나무다.

오늘 힘든 산행을 끝내고 귀로에 이 솔고개 소나무를 감상하며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다. 

 

 

장산 등산코스 

 

 

 

이 마을에도 열녀가 났다고 소나무 아래 열녀각을 세웠다.

 

 

화방재 어평정류소에서 내려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더사세 대장은 임도를 따라 한 20여분 올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리본을 따라 산행하면 된다고 한다.

맨 앞장 서서 오르며 주의깊게 봐도 도체 리본이 보이지 않는다.

몇 집 안 되는 마을이 끝나갈 때 두 갈래 길을 만나기에 주민에게 장산으로 가는 길을 물으니 왼쪽 길이라며 알려준다.

뒤따라 오던 사람이 길이 틀렸다며 되돌아 가지만 마을 주민에게 길 안내를 받았기에 혼자 가던 길 간다.

결국 내려가던 사람들이 그 길이 아닌지 다시 올라온다.

 

들머리에서 갈림길까지 900m, 임도가 끝나고 본격적인 산행지로 접어들기까지 총 거리 2.3km를 이동했다.

포장도로인 임도는 끝났지만, 산으로 난 비포장 임도는 여전히 계속된다.

얼마만큼 오르자 임도는 왼쪽으로 좀 더 간 뒤 멈추고 오른쪽으로 샛길이 있는데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잠시 헷갈린다.

눈썰미 좋게 오른쪽 샛길로 접어든 후 좀 더 오르자 정상으로 안내하는 이정표를 만나게 되니 길은 제대로 잡은 셈이다.

뒤따라 오는 사람들에게 알바를 시키지 않고 제대로 길을 잡아줬으니 다행이다.

 

그런데 열심히 뒤따라 오던 여성분이 남편은 중간에 몇몇 사람들과 다른 곳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우리야 임도를 따라 제법 좋은 길로 올라왔지만, 그들은 아무래도 험한 길을 만나리란 예상은 하산후 엄청 고생했다는 말로 확인했다.

산길도 가파른데다 워낙 오랫동안 등산객이 없어 자란 나뭇가지에 옷이 여기저기 긁혀 고생 좀 한 모양이다.

 

장산 들머리는 태백시 혈동 산 87-55 번지로 태백산 입구인 유일사매표소까지 불과 900m 거리 밖에 안 된다.

산행 들머리는 900m 차이지만 장산 정상에서 태백산 정상까지 직선거리는 5.8km로 제법 거리를 벌린다.

이곳은 해발 약 900m 고지로 벌써 고랭지 채소를 모종해 조금 자란 곳도 있고 인부를 동원해 모종하는 곳도 있다.

돌투성이의 척박한 밭이라 옥수수를 심었거나 이슬을 먹고 자라는 고랭지채소 재배가 적당한 모양이다.

그런데 우짤꼬? 금년엔 워낙 가물어 농심이 타들어가고 점차 오를 농산물 가격에 주부들 속마음도 타들어간다. 

 

 

 

그래도 제법 다닐만 한 산길 

 

 

들머리에서 장산 정상까지 4.1km 거리로 72분이 소요된 12:30이라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다 먹고 떠날 때까지 다른 코스로 등산을 시작한 팀은 아직 도착하지 않는다.

정상 오르기 전 전망대가 한 군데 있었고 서봉까지 가는 동안 제법 전망이 트인 곳이 몇 군데 있다.

능선엔 제법 암봉이 펼쳐져 있고 인적이 드물어 온 산을 전세낸듯 조용한 산행이 이어진다. 

 

 

가야 할 서봉 

 

 

 

 

 

오랜 세월동안 쌓인 낙엽을 밟으며 걷는 산길이 좋다.

어디선가 울리는 새소리는 여러 악기로도 흉내낼 수 없는 자연의 청량한 울림이다.

어느 회원은 이 장산을 오기 위해 몇 년을 잘 기다렸다고 하는데,

난 단순히 솔고개에 있는 명품 소나무에 더 방점을 뒀으니 장산에게 미안한 느낌이다. 

발길 닿는덴 단풍취며 여러 산나물이 즐비하다는데 난 그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걸으며 좋은 산기운을 느낀다. 

 

 

촛대바위 왼쪽의 하늘문 

 

 

장산의 명물인 촛대바위 

 

 

 

 

 

 

 

 

장산의 능선을 걷는 동안 제법 많은 바위를 만난다. 

바위는 둥근둥글한 모습이 아니라 모가 진 형태라 다소 거칠고 투박한 지역 정서를 닮았다. 

 

 

나중에 길을 잘못들어 함께 고생한 회원이 날머리인 구래리 방향을 조망하고 있다. 

 

 

 

 

 

 

 

 

멀리 장산 정상이 완만하게 보인다. 

 

 

 

 

 

바위문이다. 

멀리서 보니 작아보이지만 바위문을 통과하는데 거의 7~8m 정도의 바위를 헤치고 지나가야 한다.

좀 전에 본 촛대바위와 함께 장산의 명물로 손색이 없다. 

 

 

 

 

 

서봉인줄도 모르고 내려온 서봉을 잡아본다.

트랭글 이용자들이 서봉을 등록하지 않았는데 이제 올라가 내가 등록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누군가 트랭글에 서봉을 등록하는 행운을 갖기를...  

 

 

 

 

 

길을 가는 데 왼쪽으로 리본이 달렸다.  

저만치 앞서가던 사람에게 이쪽에 길이 있다고 하니 뒤돌아와 같이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가니 오른 쪽에 임도가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내려오니 이런 돌비탈이다.

 

 

길은 더 이상 없어 돌무더기를 지나 숲을 한참이나 헤친 끝에 민가로 들어선다.

길을 잘못 들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니 대간을 뛰는 사람들 중에

가끔 길을 잃고 이쪽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아주머니는 인심좋게 청정 샘물을 권하기에 마시니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가마솥에선 시어머니와 함께 고사리를 막 삶아내던 중이고 어린 학생은 별다른 놀이가 없어 그늘에 쉬던 참에 우리가 고요를 깬 셈이다.

차량이 대기 중인 소방서 위치를 물어 고맙단 인사를 드리고 꼴두바위로 발걸음을 옮긴다.

괜히 잘 가던 앞사람을 둘러세워 내 대신 앞세워 고생만 시켰다. 

질러오긴 했으나 오는 길에 있는 망경사는 포기해야 했고, 맨 마지막으로 하산한 사람들보단 한 시간 30분이나 일찍 하산했다. 

 

 

 

꼴두바위의 전설

옛날 구래리에 젊은 부부가 노모를 모시며 주막을 운영하고 있었다.

다행히 손님이 많아 돈은 벌었으나 자식이 없어 시어머니의 구박이 심했다.

어느날 며느리는 도승을 찾아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10년동안 자식을 얻지 못했으니 아들 하나만 점지해 달라"고 말했다.

도승은 "꼴두바위에 올라가 백일동안 치성을 드리면 자식을 얻을 수 있으나 주막에 손님이 끊겨 집안은 가난을 면치 못할 것이오."라며 말했다.

며느리는 자식 욕심에 하루도 쉬지 않고 꼴두바위에 올라 치성을 드렸다.

 

시어머니는 손자를 얻을 수 있으나 가난해진다는 얘기를 듣고 며느리에게 밥도 주지 않고 온갖 구박과 학대를 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학대로 백일 기도를 채우지 못하고 자식에 대한 한을 간직한 채 결국 죽고 말았다.

그 후 하늘에서는 이 여인을 대신해 꼴두바위가 배불뚝이 마냥 잉태하게 하여 며느리 한을 풀어주었다고 한다.

그 후 마을에선 그 며느리를 불쌍히 여겨 돌로 여자 모양의 꼴두각시를 깍아 놓고 제사를 지내 주었다.

꼴두각시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사람들에 의해 파손된 걸 지금은 태백산신각 옆에 금빛 조형물로 대신 세워놓았다. 

                                                                                                                          (안내문 편집)  

 

 

 

옆으로 돌아와 꼴두바위를 보니 그 한 많은 여인의 간절한 기도로 앞쪽에 불뚝 솟은 바위가 임신한 배처럼 볼룩 튀어나왔다.

옛날 사람들이 임신 못하는 여인의 한을 이렇게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것이리라. 

 

 

 

산행을 너무 일찍 끝냈기에 마을버스를 타고 먼저 솔고개로 이동해 소나무를 보려고 산악회 버스기사에 말하고 대장에게 문자를 넣었다.

하지만 구래리가 워낙 오지라 버스가 없어 16:30에야 겨우 산악회 버스를 타고 20분 거리에 있는 솔고개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본 소나무 중에서 가장 기품이 있는 명품 소나무다.

이 소나무 하나로 포스팅 하나를 만들 수 있겠지만, 많은 회원들과 일반인이 뒤섞여 몇 장 못 건졌다.

 

 

 

 

 

 

워낙 소나무가 커 가지가 부러졌는지 톱으로 잘라낸 가지가 몇 군데 보인다. 

나중에 영월을 자날 기회가 있다면 일부러라도 찾아와야 하겠다. 

 

1982.11.13.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언제 기준인지 몰라도 수령 270년으로 기재되어 있다.

나무 높이 10m, 나물 둘레 390cm.  

위치 : 강원도 영월군 중동면 녹전리 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