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2015.3.7.토 13:10-15:40(두 시간 반 산행) 날씨: 맑음
오전에 입사동기 세 명이 홍천 팔봉산 산행을 끝내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팔봉산을 끼고도는 홍천강 물줄기를 따라 인근에
금학산이 있다. 팔봉산이 기껏해야 327m인데 반해 금학산은 652m이니 거의 두 배 높은 셈인데 오후엔 이 산을 오르기로 한다.
금학산은 홍천이 자랑하는 홍천9경 중 제4경에 해당하는 명소로 정상에 있는 나무데크에 올라서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태극모양의
물길을 볼 수 있다. 이런 수태극이 전국에 여러 군데가 있겠지만 산 정상에서 이런 모양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산이라니 일부러 찾
기는 어렵고 홍천에 온김에 오랜 숙제를 풀고 간다.
산골이라 찾기가 쉽겠다고 생각했지만 산을 돌아가고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네비게이션이 없으니 길을 찾기가 어렵다. 몇번을 물어
등로를 찾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일분교에서 산행을 시작해 다소 완만한 산행을 한다지만 난 등대마트에서 시작함으로써 거리
를 단축하기로 하지만 좀 어려운 코스라고 한다. 오전의 팔봉산이 암릉길로 험한 산행이었다면 이곳 금학산은 부드러운 육산으로
아무리 어렵다한들 어디 팔봉산만 하랴.
홍천이 오지라지만 강변을 따라 전원마을과 펜션이 들어서 시골다운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에도 좌우로
10여개의 크고 작은 폐션을 지나쳤는 데 이 많은 펜션이 돈이나 제대로 벌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여름 한 철 피서객들
로 붐빌테니 적당히 바가지도 씌우며 1년농사를 짓지 않을까?
팬션이 끝나며 갑자기 길이 끊기지만 수북히 싸인 낙엽위로 발길의 흔적을 따라 걷는다. 얼만큼 올라가니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받는
게 자주 보인다. 맘 같아선 채취하는 수액을 먹어보고 싶지만 그들의 노고를 훔치질 못하고 입만만 다시고 만다.
산행은 쉬운듯 어렵다. 금학산이 아직 일반에 많이 알려진 명산이 아니라서 등로가 정비되지 않은데다 낙엽이 싸여 길을 찾기가 어려
운 데다 낙엽이 미끄러워 발 딛기도 조심스럽다. 능선으로 올라타 정상을 밟을 때까지 나무가 우거져 조망은 거의 없다. 오직 수태극
을 보기 위한 목적산행일 수밖에 없다. 드디어 정상의 나무테크 전망대에서 조망하니 시원하게 시야가 들어온다. 하지만 옅은 박무로
선명하지 못한 조망이 아쉽다. 수태극을 보지만 일부는 산에 가려 온전히 볼 수 없는데다 극심했던 겨울가뭄으로 수량이 많지 않은
게 다소 아쉽다.
산길을 오르는 동안 좌우로 펜션의 연속이다
군데군데 보이는 고로쇠 수액을 받는 모습, 봄이 오니 나무에 물이 오르나 보다
오늘 처음 보는 이정표, 마을입구에서 정상까지 2.2km밖에 안 되니 짧은 산행이라 일부러 이 산만 찾기는 애매하다
길인듯 아니듯 낙엽깔린 등로가 이어지니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드디어 한 시간 20분만에 정상에 도착 한 금학산, 강원도에는 홍천뿐만 아니라 철원에도 있어 두 개나 된다.
철원의 금학산은 정상에 부대가 위치하고 있어 정상은 밟지 못하지만 사방으로 트인 조망이 좋다.
특히 철원평야가 시원하게 펼쳐져 가을의 황금들녁을 본다면 이곳이 왜 태봉봉의 수도가 됐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홍천 금학산은 첩첩산중이라 보이는 건 오는 빽빽한 산을 뚫고 흐르는 수태극의 모습이다.
정상에선 공작산이나 홍천시내, 남산, 봉화산이 보인다고 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태극, 농악놀이에서 상고돌리기나 손연재 선수의 리본리듬체조인양 흐르는 선이 유연하고 매끄럽다
저렇게 흐르는 물은 유속이 느려져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농경지를 다치는 일이 없으니 폭우에도 걱정이 없겠다
하산은 굴지리쪽으로 가다가 중간에서 길을 끊어 어림직작으로 올라왔던 등대마트쪽으로 길을 낸다. 아무도 다닌 흔적이 없지만 동물들이 길을 낸
흔적을 따라 가다보니 아침에 올라온 길을 만난다. 내려가는 내내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을 밟으며 발끝으로 부숴지는 소리를 친구삼아 듣는다.
길은 없지만 험로가 아니니 그런대로 다닐만 하다
오가는 길은 온통 낙엽이 가득하니 낙엽 밟는 소리가 온 산을 메아리 친다
드디어 올라 갈 때 본 이정표를 다시 만나니 더 이상 길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반갑게 느껴진다
다 내려선 마을의 건너편엔 펜션과 전원주택이 즐비하다
다시 회수하는 차량
귀로에 다시 보는 팔봉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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