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3. 토 12:10~15:55(이동 거리 9.35km, 이동 시간 03:46, 휴식 시간 12분, 평균속도 2.5km) -7℃ 바람 심함
태백시에서 오를 덕항산 구부시령부터 삼척시 신기면의 지각산 장암재까지는 백두대간의 한 구간이다.
덕항산은 전형적인 경동지괴(傾動地塊) 지형으로 기암절벽과 초원이 어우러져 있다.
하산 코스인 지각산에 갈매굴, 제암풍혈, 양터목세굴,덕발세굴, 큰재세굴 등 석회동굴이 소재하고,
대이동굴군립공원(1996년 지정) 구역 내인 점 등을 고려하여 산림청의 100대명산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블랙야크가 선정한 100대명산이기도 하여 조망이 좋은 겨울철 산행지로 많이 찾는다.
어제 친구의 부친상으로 춘천에 간 김에 하루 자고 주변 산을 오를 생각이었으나 며칠 전 덕항산을 신청했다.
시간상 산행을 취소하면 환불처리가 안 돼 밤늦게 올라와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에 산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산이 좋아 산을 찾지만, 때로 이렇게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산행을 벌써 만 팔 년을 넘기고 보니 이젠 주말 생활의 일상이 되었다.
꼭 산만 고집할 게 아니라 걷고 산책하며 여유롭게 느낄 수 있는 둘레길이나 유원지도 생각해봐야겠다.
덕항산 등산코스
덕항산 갈 때 중부내륙고속도로 치악산휴게소에서 20분을 쉰 후 또 어디쯤 가다가 휴게소로 들어간다.
대장이 쉰다는 얘기 없이 휴게소로 가니 한두 명씩 화장실 간다고 따라 나가기 시작하더니 그들이 다 탈 때까지 10분을 넘게 기다렸다.
무슨 놈의 버스에 맹물 워셔액을 넣어 워셔액이 언다고 대장이 워셔액을 사러 간 사이 10분이 그렇게 흐른 것이다.
또 얼마쯤 가다 보니 웬 부부가 제천을 갈 일이 있다며 또 세워달라기에 세워준 김에 기름 넣고 카드를 안 가져왔다며 10분을 잡아먹는다.
그리고 얼마쯤 가다 보니 교통사고로 한 시간 정도가 지체되었다.
좀 전의 두 번을 안 쉬었으며 교통사고가 나기 전에 통과했을 걸 버스 기사가 대책 없이 길거리에 쏟아부은 시간이 한 시간이 넘는다.
신사역에서 출발할 때 내비를 켜니 지금은 폐교된 하사미교분교에 도착할 예상 시각은 10:40이었는데, 12:10에 산행을 시작한다.
빌어먹을 젠장.....
한 10여 분 도로를 따라 올라온 곳에 예수원이라고 있는데, 뭘 하는 곳일까?
미국 선공회 사제인 대덕천신부가 1965년에 설립한 대한성공회 대전교구의 특수선교 교회라고 한다.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다."라는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세운 수도공동체이다.
예수원을 지난 후에도 제법 걸어 2.1km 지점을 지나며 보니 왼쪽에 리본이 붙었다.
산행 전 지도를 봤을 때 구부시령까지 간 다음 좌로 틀어 이동하고 얼마간 간 후 또 좌로 이동하여 덕항산을 가는 걸 봤다.
그런데 방금 본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제법 많은 길을 줄일 수 있겠다 싶어 왼쪽으로 발을 딛는다.
20여 m 정도 뒤에 따라서 오던 사람은 내가 발을 디딘 덴 사람 발자국이 거의 없는 데다 나보다 앞서 두 명이 직진한 걸 보더니 그쪽으로 직진한다.
결국, 내 예감이 적중해 나중에 확인하니 대략 800m 정도의 거리를 단축했다.
산길에서 800m는 제법 거리감이 있으니 약 15분 정도 시간을 당긴 셈이다.
덕항산 정상석이 없어 표지목에 붙은 덕항산 팻말과 옆에 또 다른 이정표가 덕항산 정상임을 알린다.
태백시에서 제법 근사한 정상석을 세울 만 하지만, 국립공원인 태백산과 함백산에 맘을 뺏겨 이곳엔 신경 쓰지 않나 보다.
하긴 국립공원도 되기 훨씬 전에 세운 태백산 정상석은 정말 요란할 정도로 크고 멋지다.
옛날 덕항산 동쪽의 삼척지역 사람들이 이 산을 넘어가면 화전이라도 일굴 수 있는 고원이 많아 덕을 봤다는 의미의 "덕메기산"으로 불렀다.
이를 일제강점기에 한자어로 표기하면서 별 어의도 맞지 않게 지금의 德項山이 되었다고 한다.
이 계곡으로 환선굴과 대금굴이 있으며 미개방 동굴도 많아 대이동굴지대는 천연기념물 178호로 지정되었으며 대이리군립공원이기도 하다..
말이 나온 김에 지난달 25일에 다녀온 태백산의 정상석
이 정상석 기단에 올라서면 키 큰 사람도 太자와 白자 사이에 키가 들어가니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정상석 중 하나이다.
좀 전에 지나온 덕항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연결된 능선
지각산 정상인데, 환선굴의 유명세 때문인지 환선봉이란 표지석을 세웠다.
왼쪽 이정표에서 지각산임을 알 수 있고, 환선굴까지 하산 거리가 3.3km임을 알린다.
저 환선굴 표지석 뒤로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한번 가본다.
덕암산부터 환선봉을 지날 때까지 동쪽은 이렇게 "낭떠러지"로 되어 있다.
강원도 사람인 난 여태껏 "낭떠러지기"인 줄 알았는데, 낭떠러지가 표준말이고 낭떠러지기는 강원도와 충청도의 사투리라고 한다.
여기가 강원도 땅이니 그냥 현지 말인 낭떠러지기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걸....
귀네미마을과 1,000m 고원에 형성된 고랭지 배추밭,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이 산 아래 환선굴이 해발 500m, 그 아래 매표소 앞 주차장이 해발 300m이니 저 마을이 얼마나 높은지 알겠다.
사진으로 다 안 보이지만, 저 고랭지 밭을 에워싼 봉우리는 거대한 암봉으로 환선굴부터 쭉 올라갔으니 대략 800m 이상의 높이다.
고랭지 배추밭이 꼭 댐을 막아놓은 물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아래쪽 계곡엔 환선굴로 오르는 모노레일이 보이고, 조금 더 계곡을 따라가면 주차장도 보인다.
대부분의 안내 지도엔 장암재라 표기했으나 "자암재"다.
앞서 덕암산은 전형적인 경동지괴(傾動地塊) 지형이라고 했는데, 이곳 자암재부터 시작되는 하산길은 다시 밟고 싶지 않다.
자암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산길은 워낙 경사가 심해 올라오는 코스로 잡는다면 무진장 고생을 하겠다.
그렇다고 하산길로 잡기도 쉽지는 않다.
까딱 잘못 넘어지기라도 하면 20~30m는 그냥 굴러떨어질 급경사다 보니 무릎에 많은 부담을 안긴다.
사진이야 찍었으나 입체감이 없어 생략한다.
워낙 나무가 높게 자라 다행스럽게도 아무것도 안 보일 하산길에 전망대가 두 군데 있다.
두 군데 모두 바위 위에 설치된 전망대로 제법 조망이 좋다.
전망대에서 본 건너편 봉우리 쪽에 소나무는 아니고 구상나무 같긴 한데, 글쎄....
2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천연동굴이 있는 봉우리는 환선봉 산 그림자에 가려 잘 안 보이고 그 위와 연결된 바위능선이 돋보인다.
저 천연동굴의 고도가 대략 620m 지점인 데, 양옆으로 거의 협곡이다시피 산은 좁게 붙어있다.
이번엔 1 전망대에서 보는 천연동굴이 있는 봉우리다.
좀 전엔 산 그림자에 가려 잘 안 보였는데, 타원형 안쪽에 설치된 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동굴을 통과하게 된다.
천연동굴 입구에서 지나온 곳을 보니 특이한 바위가 보인다.
환선굴 쪽으로 내려가는 출구는 낙석 위험이 있어 위엔 안전망을 설치했다.
망이 없는 곳으로 빠져나가는데, 망이 없는 곳도 3m가 넘으니 출구가 굉장히 큰 편이다.
굴 안에서 찍은 입구는 이렇게 큰 반원 형태로 되어 있다.
왼쪽 전망대로 올라가는 계단인데, 전망대엔 낙석이 치고 나가 훼손 상태가 심해 다소 위험하다.
굴은 입구부터 출구까지 약 10여 m에 입구 높이는 약 4m, 너비는 6~7m, 출구는 높이 약 6~7m 정도이다.
출구를 빠져나와 왼쪽에 겨우 디딜 수 있는 전망대에서 조망한 암봉
빛이 너무 많이 들어가 다소 아쉬운...
이곳 지형은 아주 험악하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바위능선은 송곳을 거꾸로 세운듯 날카롭기 그지없다.
환선굴이나 대금굴은 겨울철 입장 마감 시간이 오후 4시, 갈 시간이 안 돼 그냥 하산한다.
하산길에 본 선녀폭포에 결빙된 빙폭이 이 겨울에 선사할 마지막 선물이다.
선녀폭포 아래쪽에 있는 하경폭포에도 빙폭이 근사하게 생겼다.
바닷속에 쌓였다 융기된 석회암층
이 지역에는 선캠브리아이언의 기반암 위에 부정합으로 하부 고생대 캠브리아기(약 5억 4천만 년 전)에 퇴적된
장산층, 묘봉층, 대기층, 화절층의 퇴적암이 나타난다.
이 중에서 환선굴과 관음굴을 비롯한 모든 석회동굴은 대기층 석회암 내에 발달하고 있다.
석회암 속에는 우이드 같은 입자와 삼엽충, 극피류, 등의 화석이 나타난다.
이러한 성분은 대기층이 열대지역에서 수심이 매우 얕은 바다에서 퇴적되었음을 보여준다.
퇴적물은 암석으로 변한 후 한반도를 비롯한 부근의 대륙이 현재의 위치로 이동하다가 아시아대륙과 부딪히게 되었다.
그 결과, 지각변동으로 암석이 융기되어 현재와 같은 산악지대를 이루며 석회암 동굴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안내문 편집)
건너편 산 봉우리
산은 높고 가까운 데다 산 그림자로 산의 모습을 온전히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흑백의 대비가 제법 멋지다.
환선굴 승강장과 대금굴 승강장은 따로 있다.
환선굴까지는 걸어올라가도 되지만, 대금굴은 모노레일 탑승은 필수다.
그러다 보니 대금굴 입장료엔 모노레일 이용료까지 포함되었다.
날씨도 추운 데다 바람이 심해 입은 고어텍스 재킷은 하산할 때까지 벗지 못했다.
2005년에 산 이 자캣은 기능이 떨어진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안에 입은 옷이 땀이 차 눅눅하다.
준비해 온 옷으로 갈아입었으니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감기 걸릴 뻔했다.
여전히 한겨울이나 바람이 세차도 봄이 오는 느낌이 묻어난다. 아니, 봄을 시샘하는 바람으로 느꼈다.
이 지역은 석회암지대로 환선굴, 관음굴, 대금굴, 사다리바위굴, 양터못세굴, 큰재세굴, 등 여러 석회암 동굴이 분포하여 대이리 동굴지대라고 한다.
대표적인 동굴은 환선굴과 대금굴과 미개방 굴인 관음굴이 있다.
환선굴 입장료는개인 4,00원에 모노레일은 별도 7,000원을 아끼려면 걸어야 한다.
대금굴 입장료는 개인 12,000원에 모노레일 운행료가 포함되어 있다.
2004년 가족과 함께 환선굴만 봤던 기억이 있디.
삼척시 홈페이지에 게제된 대이동굴 지대
사실 하사미교에서 시작해 자암재까지 걷는 동안 포스팅할 사진은 불과 네댓 장 정도에 불과할 만큼 별로 볼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하산길에 접어들며 능선에서 볼 수 없는 석회암지대의 독특한 풍경에 빠졌다.
한여름에 왔다면 밝은 햇살 아래 더 풍부한 풍경을 봤겠으나 오늘 너무 늦게 시작한 산행으로 산 그림자가 져 풍경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여름이라면 하산길을 걷는 고역이 보통은 아닐 테니 겨울 산행지로 더 적합하다.
산행 들머리인 하사미교는 해발 650m이므로 불과 400여 m만 오르면 되는 데다, 부드러운 육산이니 별로 어려울 것도 없다.
대략 능선만 잡아타면 환선봉인 지각산 정상에서 본격적인 하산지점인 자암재까지는 무난하다.
그러나 자암재부터 해발 300m인 환선굴 주차장까지는 급경사이므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볼거리가 크게 없어도 그런대로 재미있는 산행으로 기억에 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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