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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전라도·광주

최악산(초악산) 비경에 공룡능선은 덤

by 즐풍 2019. 6. 27.





산행일자 2017.5.27.토 10:42~16:36(이동시간 05:54,  이동거리  9.37km, 휴식시간 58분, 평균속도 2km/h)   날씨: 맑음 



금년 1월 7일 전남 곡성에 있는 동악산을 오를 때 도림사 쪽으로 진입해 공룡능선부터 산행했던 경험이 있다.

모든 회원이 괴소재-남봉-최악산-대장봉을 거쳐 동악산을 갈 때 혼자만 공룡능선을 탄 것이다.

이렇게 정해진 시간에 혼자 다녀도 되는 게 안내산악회의 장점이지만 사고로 인한 책임은 오로지 당사자 몫이다. 

그때 반대로 공룡능선을 다 타고 올라와 대장봉에서 밟지 못한 최악산을 바라보며 어떤 산인지 궁금했다.

최악산이 산행 공지로 올라오자 무슨 산일까 궁금함도 잠시 공룡능선을 보자 전에 힘들게 올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동안 혼자 다니던 산행을 모처럼 일산그리메산악회와 함께 한다.

k2에서 살레와 라이선스를 인수한 후 살레와 매장을 운영하던 전임 회장님이 산악회를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이후 디스커버리로 메이커를 갈아탄 후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올 초부터 산행은 잠정 중단됐다.


근 3개월 무주공산으로 방치되던 산악회를 산행 대장님과 총무님, 그 외 뜻있는 회원들이 뜻을 합쳐 새롭게 재건했다.

덕이동살레와악회에서 덕이동로데오거리산악회로 명칭이 변경된 이후 일산그리메산악회로 거듭난 것이다.

2012년 5월 가평 운악산을 첫 산행 공지한 이후 벌써 만 5년이 흘렀으니 이젠 제법 중견 산악회가 되었다.

작년 9월 둘째 주 포천에 있는 백운산을 다녀온 이후 8개월 만에 일산그리메산악회 회원들을 다시 본다.

반가운 회원도 있고 새롭게 만나는 회원도 있다.

이러한 인연과 산행이 세세연년 이어지길 기대한다. 



최악산 공룡능선 등산코스 



들머리에서 보는 최악산이다. 

산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데, 저 산 넘어 또 산이 있을 테니 보이는 게 다는 아니겠지... 


조금 더 올라가면 과소저수지란 아주 작은 저수지가 있다. 

내 생각엔 지나치게 작아 과소(過小)란 이름을 지은 게 아닌가 싶다. 


어느 정도 오르자 굵은 알통을 내보이며 다소 험악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논두렁은 경지 정리로 반듯반듯하게 정리가 됐는데, 밭두렁은 여전히 생긴 그대로다. 

최소저수지 말고도 더 큰 저수지가 있어 함께 경지 정리를 했겠다. 


중간쯤 올라왔을 때 오르는 방향과 반대편에 조그만 봉우리가 있길래 올라가 봤으나 별거 없다는... 


오른쪽 암봉 아래쪽 작은 봉우리에서 아까 본 게 굵은 알통이 보인다던 그 바위가 암봉 뒤에 있다. 


산행이 깊어질수록 기암괴석이 하나둘 고개를 드러내며 기다리고 있다. 


이 일군의 암봉군락이 최악산에 보는 가장 멋진 바위 군에 속한다.

하산은 공룡능선을 지나며 많은 암봉구간을 지나게 되지만, 이미 금년 초에 다녀왔기에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초악산은 그때 밟지 못했던 코스라 모든 게 신선하고 새롭다. 


가까이 다가오니 너무 가파르고 위험스러워 보이지만, 조심스럽게 오를 수 있는 데까지 올라가 본다. 


이 바위 넘어가고.... 


좀 전의 크고 위험해 보이던 바위를 넘어와서 뒤돌아본다. 


어찌하여 앞칸에 있는 바위까지는 건너갔으나 뒤쪽에 있는 바위로 갈 방법이 없어 후퇴한다.

물론 나중에 저 바위를 지나서 뒤쪽에서 다시 올라오는 방법으로 오르긴 했어도 한 번에 통과하기는 쉽지 않다. 


좀 전의 그 어려웠던 바위를 뒤로돌아 올라와서 바라보니 칼날바위라해도 될만큼 날카롭고 위험스럽다. 




일군의 바위를 멀리서 다시 본다. 




최악산으로 알고 왔는데, 정상 안내판은 초악산이다.

전에는 초(焦+鳥)악산(岳山)으로 썼다는데, 지자체에서 최근에 세운 이정표에도 여전히 초악산으로 기재되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이하 "정보원"으로 표기)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악산으로 발표하면서 높이를 716.6m에서 금년 716.56m로 더 정밀하게 변경했다.

그런데 "정보원"은 지자체에서 자료를 받아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발표한다고 하니 최악산은 결국 지자체에서 넘겨받은 자료다.

곡성군에서 "정보원"으로 최악산으로 자료를 제공했다면 정상의 안내문도 마땅히 최악산으로 고쳐야 한다.

"정보원" 자료에 한자 표기는 따로 없었지만, 최악산은(最岳山) 곡성에서 최고(最高) 악산(岳山)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올라오며 본 바위를 타고 오른다면 최악산이란 이름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하나 더

"정보원"에서는 작년 7,396개의 산을 발표했으나 금년 3월엔 7,414개로 작년보다 18개가 더 늘었다.

산이 갑자기 생긴 건 아니고 그동안 빠졌던 걸 보충한 것이다. 

나도 작년에 강원도 영월에 있는 구봉대산이 빠진 걸 확인하고 금년에 꼭 추가하라고 전화까지 했는데, 올해도 여전히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니 매년 몇 개씩 더 늘어나게 마련이다. 

놀라운 것은 50m 이하의 아주 낮은 산이 132개나 되며 제일 낮은 건 굴미봉으로 2.9m에 불과하다.

1,000m가 넘는 봉우리와 산으로 등록된 건 338개로 이중엔 제주의 오름도 여러 개 포함되어 있다. 



저 봉우리가 가지 말았어야 할 대장봉이다.

앞서 한두 명이 가길래 따라가다보니 공룡능선으로 가는 길을 벗어났다. 

결국 되돌아와야 하는데 그러자니 봉우리는 또 올라가야 하기에 나만 혼자 길 없는 사면으로 질러간다.

때로 잡풀이 많아 다소 힘들긴 했으나 시간과 거리 모두를 잡았다. 


공룡능선으로 가는 길에 처음으로 만나는 부채바위다. 


부채살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보자. 


알바를 하느냐고 좀 늦었나 싶어 먼저 온 백산님에게 후미냐고 물으니 앞에 아무도 없는 선두라고 한다. 

제법 긴 거리를 알바 했음에도 선두와 만났으니 다행이다. 

나중에 함께 알바했던 세 분을 만나고 새로 또 두 분을 만난다. 

그 두 분이 16:30에 주차장까지 하산해야 되며 나머지 회원은 시간이 촉박해 바로 도림사로 내려간다고 한다.

알바했던 회원들을 만난다고 천천히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걸음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뒤쪽에 있는 먼 산이 동악산이고, 아래쪽에 있는 작은 능선이 최악산에서 내려가는 공룡능선의 나머지 구간이다. 

아직은 대여섯 번 더 오르내려야하니 그 길이 쉽지 않을 것이다.  


다시 공룡능선을 더 땡겨보면... 


동악산으로 내려가다가 오른쪽에 지능선이 있어 잠깐 내려가 봤으나 저 암봉 위에서는 제 모습을 담을 수 없었다.

되돌아와 공룡능선으로 내려가며 숲속에서 겨우 트인 지점을 발견해 전체를 잡아보니 제법 규모가 있어 멋지게 보인다. 





이제 남은 구간이 그리 길어 보이지 않지만, 나머지 봉우리가 이 봉우리 뒤에 숨어 있어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오르내릴 때마다 이런 봉우리를 넘어야 하니 힘들기 마련이다. 




지나온 저 바위는 너무 갑자기 나타나 찍어보지만, 그 전체를 담을 수 없어 이제야 원경으로 담아본다. 


이 봉우리가 마지막으로 넘어야 하는 봉우리다. 

도림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구간은 크고 작은 바위를 밟아야 하는 지루하고 가파른 너덜구간이다.

사실 별로 위험하지도 않은데 워낙 험한 바위가 많아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기에 입산 금지 구간이다.

하여 내려갈 때 짐작으로 너덜길을 찾아갈 수 있으나 반대로 올라올 땐 다 똑같은 바윗길이라 길의 흔적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러니 반대로 올라오기는 쉽지 않은데, 지난 1월 초 용케 이 길을 반대로 올라왔다.   


지나온 길은 역광이라 제모습이 제대로 안 나온다. 


지난번엔 시간이 없어 저 동악산을 반만 오르고 아쉽게도 배너머재에서 하산했다.

오늘은 알바로 겨우 대장봉까지만 발을 들여놨으니 동악산을 다 타자면 언제 한 번 더 와야 한다. 


내려가던 하산길의 너덜을 잡지 못해 연초에 올라가던 너덜길의 모습을 올린다. 

길이 이러니 올라갈 땐 이게 길인지도 잘 몰라 길잡기가 쉽지않다. 



지루한 너덜길을 끝내고 제법 멀리 내려서면 암반계곡이 시작된다. 이 계곡의 명칭은 이제부터 청류동계곡이다.  


주차장까지 내내 이런 암반계곡에 그늘이 좋아 여름철엔 피서객으로 넘쳐난다고 한다.

이렇게 반듯반듯한 암반이 많아 내려가는 내내 이런 풍류나 이름 등 수많은 글자로 빼곡하다. 




도림사 


여름철 물이 많다면 어린아이들이 물미끄럼틀을 타고 웅덩이로 풍덩 빠지며 신나게 놀 공간이다. 


이쪽은 조금 더 큰 물웅덩이라 좀 더 많은 피서객으로 북적이겠다. 






곡성의 기정떡이 맛있다고 한다.

그린 총무님 시댁이 곡성인데 시누가 잘 아는 떡집에서 기정떡을 배달해 맛있게 먹었다.

기정떡은 어렸을 때 추석이면 해먹던 떡인데, 언제부턴가 추억으로 남았다.

그 추억을 오늘 우연치않게 먹으며 어린 시절을 곱씹어 본다. 


주차장 인근에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엔 제법 오랫동안 이 고장을 지켜왔을 소나무가 멋지게 자리 잡고 있다. 

때마침 나무 아래 있는 붉은색 티를 입은 사람이 뒷짐을 지는 바람에 우연찮게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금년 초 청류동계곡으로 올라가 공룡능선을 타고 시간이 없어 동악산은 배너머재에서 하산했다.

오늘은 초악산으로 올라가 지난번과 달리 공룡능선을 타고 청류동계곡으로 하산했다.

동악산을 온전히 다 타자면 한 번 더 와야 하는데, 그땐 최악산과 공룡능선은 제쳐놓고 온전히 동악산만 타야겠다.

사실 곡성 최악산보다 광주 무등산이 훨씬 가까울 만큼 최악산은 멀다.

그 먼 길에 있는 공룡능선을 두 번이나 탔으니 내 산행 기록에 남을 일이다. 


전에 못 본 최악산의 황홀한 바위도 타 봤으니 꽤 괜찮은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