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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별 탐방/전라도·광주

진도 동석산 공룡능선의 비경

by 즐풍 2019. 6. 27.




산행일자 2017.3.4. 09:30~14:36(이동시간 5:7, 이동거리 )   날씨: 맑음


직장 동료이자 함께 산행하는 도솔님이 먼저 다녀온 동석산을 보고 큰 감동을 하였다.

섬 산행이라곤 제주도의 한라산, 경남 통영에 있는 사량도의 지리망산, 경남 남해군의 금산

강화도의 마니산, 고려산, 혈구산, 정족산 그리고 석모도의 해명산이 전부다.

제주는 한라산 외에도 몇 개의 오름을 오르긴 했으나 산행이라 하기도 모호하고 아니라 할 수도 없다.

섬 산행이 별로 없다는 말을 하려고 한 건데 적어놓고 보니 전혀 없지는 않다.

섬 산행은 접근하기 어려운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웬만하면 연륙교나 연도교가 많아져 한결 접근이 수월해졌다.

금산이나 마니산, 사량도 지리망산, 한라산은 '한국의산하'나 '산림청'의 100대 명산이나 국립공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산림청 100대 명산 중엔 울릉도 성인봉과 전남 신안군 흑산도의 깃대봉을 넣어 100 명산을 다 뛰기 어렵게 만들었다.

동석산은 블야 100 명산을 포함해 어느 곳에도 들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여러 산행기나 실제 탐방해 본 동석산은 100대 명산에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100 명산이 명산 순위를 객관적으로 선정했다기보다는 탐방 인원, 유명도, 정치적인 고려에 의한 선정으로 보인다.

어느 면에선 지리망산보다 더 절경인 동석산이 널리 알려져 더 많은 등산객이 찾는다면 조만간 100 명산에 선정될 것이다.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무박 산행을 감행하며 3월 주말의 첫 등산지로 동석산을 찾는다.  



동석산 등산코스

하산지점은 큰 애기봉에서 파란선을 따라가는 게 훨씬 가깝다.



산행 들머리인 종성교회 뒤로 올라가며 산행을 시작한다.

교회 뒷길에 매화나무에 벌써 하얀 꽃이 하늘하늘 피어났다.

다음 주말엔 광양 백운산 쫒비산 종주 후 매화꽃축제를 예년보다 일주일 일찍 보게 된다.

종성교회에서 올라가며 보게 되는 동석산 일부, 산은 온통 돌산으로 시원스럽게 보인다.


첫 번째 봉우리이자 조망터다.


어제 카메라 배터리 충전 후 깜빡 잊고 카메라에 삽입하지 않았다.

여분으로 갖고 다니던 보조배터리를 끼우려고 보니 캐논 700D 배터리다.

지난겨울 너무 추워 내가 갖고 다니던 캐논 100D에 탐론렌즈를 끼운 게 작동이 잘 안 돼 한동안 딸 카메라인 700D를 이용했었다.

날이 풀려 내 카메라로 교체 후 여전히 700D 보조배터리를 갖고 다녔으니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후회도 소용없어 결국 아이폰6+로 사진을 찍는다.

카메라 사용에 밧데리 소모가 많을 테니 위치를 잡는 트랭글은 물론 카카오내비나 버스, 택시, 지하철, 다음지도 등을 모두 중지시킨다.

오늘 유난히 날씨가 좋고 미세먼지도 없어 파란 하늘이 돋보이는 데, 한순간의 건망증으로 좋은 사진 다 놓친다.

 


위험구간엔 다리나 사다리를 설치해 많이 안전해졌다.

하지만 워낙 먼 거리에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보니 방문객이 뜸한 모양이지만, 산행 후 버스 주차장에 오니 산악회 버스가 여덟대나 된다.

날이 풀리면서 본격적인 등산 철이 시작되자 명산이란 소식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등산객이 많아진다.  


오른쪽 작은 봉우리에 생기다만 작은 굴이 있어 내려가 보니 뭐 특별히 볼 건 없으니 굳이 힘들게 갈 필요는 없다.


진도가 작은 섬인 줄 알았는데 제법 면적이 큰 섬이다.

이참에 우리나라 섬 크기 순위를 조사해보니

당연히 제주도가 제일 크고, 두 번째가 거제도, 세 번째가 진도, 네 번째 강화도, 다섯 번째 남해도이다.

진도는 256개의 부속 섬으로 이루어진 다도해에 자리 잡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진돗개가 유명하다.

최근엔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유명한 팽목항이 있는 곳이기도 하니 앞으로도 몇 년간은 산행할 때도 경건한 마음가짐이 있어야겠다.



가야 할 곳은 순광이라 선명하고 지나온 곳은 역광이라 흐린 편이다.


지나온 구간




조금 전 작은 굴이 있는 봉우리에서 방금 내려온 암봉을 본다.


잠시 후 만난게 될 기막힌 능선을 미리 본다.


날은 맑고 암봉으로 흰색 일색인데도 지아 온 구간은 역광이라 검게 보인다.


동석산에서 가장 멋진 구간 중 하나로 꼽는다.

칼날을 세워놓은 듯한 암릉구간이라 갈 수는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서늘한 느낌이다.

동석산은 신록이 푸르른 봄이나 단풍 색깔이 고운 가을에 다시 와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 만큼 뛰어난 비경을 보여준다.


세로 크기 사진을 크기 조정 하지 않고 그대로 올려본다.

칼날 위로 걸을 수 없으니 우회로를 안전하게 멀찍이 설치했다.


멀리 다도해가 정겹게 보이고 마을엔 경지정리가 잘 된 농경지가 보인다.

인구 3만 2천 명인 진도는 농어가와 수산 가공업체가 공존하는 섬마을이다.


좀 전의 칼날같던 암릉구간


드디어 동석산 정상이다.

높이야 해발 219M에 불과하지만, 불과 해발 10여 m에서 시작하니 꼬박 200여 m를 순 바위만 밟고 올라야 한다.

태백산 유일사 코스는 900여 m, 함백산 들머리인 만행재는 1,275m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과는 한참 다르다.

그러니 섬 산행은 낮은 고도부터 시작하므로 내륙의 높은 산과는 많이 다르다.


동석산 정상에서 가야 할 방향을 보니 얼추 암봉구간은 끝나 보인다.

불과 1km 남짓한 짧은 구간의 암릉구간은 빼어난 비경을 보여주므로 비록 짧은 산행이라 하더라도 강한 인상이 남는 곳이다.

사량도의 지리망산과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는 명산인데 100명산에 못 들었다는 게 아쉽다.

사실 100명산에서 끄집어내고 이런 명산을 집어넣어야 할 곳이 많다.


좀 전의 산봉우리지만 위치를 살짝 변경해 보니 다소 느낌이 다르다.


이곳 소나무 아래로 내려간 후 봉우리로 올라가는 구간이 너무 가팔라 왼쪽으로 우회로를 냈다.

사람들이 갑자기 우회로가 산 아래로 길이 나다 보니 마을로 내려가는 줄 알고 기겁을 한다.


이 봉우리 뒤로 우회로로 있으나 간이 크고 릿지에 자신이 있다면 사진처럼 어렵게 올라갈 수도 있다.

난 이 사람이 바라보는 앞쪽 암봉에 올라섰다가 내려올 때 다리가 닿지 않아 한동안 애를 먹었다.

결국, 오버행을 포기하고 나보다 먼저 그곳을 탈출한 등반객의 지시를 받아 뒤쪽으로 돌아 나올 수 있었다.


산 넘어 산이라고 했던가?

오르는 동안 눈앞에 하나의 봉우리로 보이겠지만, 봉우리에 올라서면 줄줄이 암봉이 기다리고 있다.


좀 전에 애를 먹었던 곳이다.

흰색 실선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올 땐 흰색구간이 위험해 보여 파란색 구간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그런데 발 디딜 곳이 없어 진퇴양난일 때 먼저 탈출해 앞봉우리가 가던 사람이 뒤쪽 노란 구간으로 돌아오라고 알려준다.

결국, 그의 목소리 도움으로 무사히 탈출에 성공하여 고맙게 느낀다.


지나온 구간


또 저곳으로 올라야 하니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방금 내려온 오른쪽 봉우리가 어려워 대부분은 봉우리를 우회하여 올라온다.

이곳에 오면 너른 마당바위가 있어 한 산악회가 차지하고 산상 오찬장을 열었다.



역광이다보니 실루엣으로 사진이 나오는데도 풍경이 좋다.


요즘은 셀카봉 기능이 좋아 산에선 저런 셀카족을 많이 볼 수 있다.

남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되지만, 위치 선정이나 거리감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산너머 바다엔 점점이 섬으로 진도면에 부속된 섬이 256개나 된다니 다도해란 말이 실감난다.




이즈음에서 암봉구간은 끝난다.

불과 1km 정도의 짧은 암봉구간이지만 여느 산에선 느끼기 어려운 비경을 눈에 담아 가슴에 재었다.

아직 가야 할 산이 많으니 언제 다시 차례가 올지 모르지만, 내 언제가 다시 돌아오리라.


진도의 특징은 계곡이 깊지 않으니 강이나 내가 없으므로 논농사를 위한 저수지를 많이 개발했다.


큰애기봉이다.

애기봉을 지나 큰산이 나타나고 조금 더 가면 사진에 보이는 큰애기봉이다.

산악회 회원들이 대부분 애기봉 전 사거리에서 마을로 내려갔기에 큰산까지 왔으나 큰애기봉으로 가면 들머리가 너무 멀다고 생각해 되돌아 하산했다.

마을로 내려와 세방낙조 주차장까지 너무 먼 거리라 큰애기봉에서 하산했다면 그게 절반 정도 더 짧은 거리란 걸 알았다.

사전에 미쳐 지도를 보지 않고 혼자 판단과 앞서간 사람들의 뒤를 다르다 보니 생긴 결과다.

다음부터는 사전에 좀 더 지역 산행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겠다.



오른쪽으로 좁쌀만 한 게 섬인지 고기잡이배인지 모르겠다.






이번 산행에서 제일 아쉬웠던 건 역시 카메라를 쓰지 못하고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 화면이 부족한 부문이다.

내 실수니 어쩔 수 없다지만, 그래도 아이폰 사진 결과물에 만족한다.

다음은 사전 준비가 소홀해 지도를 보지 않고 다른 회원들에 휩쓸려 하산 코스를 잡음으로써 더 멀리 걸으며 고생한 것이다.

못난 탓이다.

다음부터는 집 떠나기 전에 꼭 사진을 한 번 찍어보며 배터리 단속을 하고, 독도에도 신경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