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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원 탐방/계룡산

계룡산 종주와 자연성릉

by 즐풍 2019. 6. 27.

 

 

 

 

 

탐방일자 2017.4.29.토 10.47~16:26(이동거리 11km, 이동시간 5:40)   날씨: 맑음

 

 

봄꽃은 매화, 진달래와 벚꽃, 개나리꽃이 큰 시차없이 줄줄이 핀다.

높은 산의 진달래꽃이 끝나갈 때 철쭉꽃이 시즌2를 시작한다.

오늘은 대둔산의 철쭉꽃을 보기 위해 산행을 신청했으나 성원 부족으로 취소되었다.

지지난 주말에 대둔산도립공원에 문의하니 딱 오늘쯤 절정일거라 했는데, 취소되어 아쉽다.

대둔산 철쭉제는 일반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검색해 보니 제법 규모가 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 철쭉꽃 명산지로 발돋음 할 것이다.

 

대둔산 대타로 계룡산을 다녀왔다.

주말을 포함해 5월엔 징검다리 연휴와 9일 대통령선거인 임시공휴일까지 드물게 보는 황금연휴기간이다.

그래서일까, 내려가는 고속도로는 버스전용차로가 끝나면서부터 도로가 막혀 지정체가 계속된다.

보통 두 시간 반 정도의 거리를 세 시간 10분만에 도착했다.

계룡산은 장군봉, 임금봉, 신선봉을 거쳐 삼불봉, 자연성릉, 관음봉에서 갑사로 내려가는 A팀과

동학사에서 자매탑 자연성릉, 삼불봉, 자연성릉, 관음봉에서 갑사로 하산하는 B팀으로 운영된다.

 

벌써 세 번째 산행이라 처음가는 A코스를 신청했는데, 11km 거리를 여섯 시간 30분 준다.

그런데 장군봉에서 삼불봉까지 길이 워낙 험해 시간 당 2km를 넘기기 힘들다며 서두르라고 한다.

대전에서 서울로 가는 KTX는 수시로 있으니 늦으면 KTX를 이용하라며 잔뜩 겁을 준다.

뭐, 아무리 험한들 11km는 여섯 시간 정도면 충분히 들어올 수 있는 거리다.

다섯 명이 버스에서 내려 A코스로 가며 산을 바라보니 듣던대로 암릉구간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시간 내에 들어와야 한다는 압박감과 새로움에 대한 투지로 긴장감이 넘친다.

 

 

계룡산 등산코스

 

 

 

알람이 울리자 아내가 늦지 않았냐고 한다. 

어제 오후에 5:20에 맞춰놓은 걸 잠결에 알람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6:10으로 변경했다.

아침은 커녕 샤워도 못하고 부리나케 짐을 꾸려 신사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건널목을 건너는데 버스가 지나간다.

이 버스를 놓치면 산악회버스를 못 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택시를 잡아타고 일산동구청에서 겨우 버스로 올라탄다.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스마트폰도 지참하지 못해 트랭글을 이용할 수 없으니  산행의 정확한 거리를 알 수 없게 됐다.

아침부터 엉망이 돼버린 느낌이다. 

 

계룡산 장군봉에서 관음봉 찍고 갑사로 가는 코스는 종주코스다. 

장군봉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첫 번째 암봉이자 전망대다. 

 

 

 

 

암봉은 제법 길어 저 아래부터 바위를 타고 쭉 올라오는 느낌이 좋다.

 

 

 

지금까지 올라오는 길은 장군봉지능선인데. 저기 보이는 능선이 장군봉으로 연결되는 직선코스다. 

지금 올라가는 길만 뚫려있고, 저 코스는 비탐방지역으로 묶여있는 구간인데 멋져보인다. 

 

 

 

맨 왼쪽 철탑이 천황봉으로 계룡산 정상인데 군 통신대가 주둔하고 있어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대구 팔공산이나 양평 용문산, 구미 금오산 정상에도 저런 군사시설이 들어서있지만, 최근에 개방하여 출입이 가능하다.

계룡산국립공원도 군부대와 잘 협의하여 하루 빨리 개방되길 기원한다.

좀 더 우측에 쌀개봉과 관음봉이 보이고 앞쪽 산맥과 만나는 곳에 자연성릉도 보인다.

맨 우측 최고봉이 남매탑 위에 있는 삼불봉으로 이곳에선 계룡산 주요봉우리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저 바위로 올라가는 로프가 있어 어렵게 올라왔는데, 앞쪽으로 사진에서 보듯이 낭떠러지기라 다시 내려갔다. 

전망은 좋은데 다시 내려가지니 웬지 섭섭한 느낌과 시간이 허비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암릉구간을 오르내리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속도를 내기가 힘들고 힘은 배나 든다. 

 

 

 

지나온 구간 다시 보기 

 

 

 

계룡산은 지금 진달래와 철쭉이 혼재되어 피고 있다.

때로는 수수한 연분홍이 부끄러운듯 핀 곳도 있고 붉은색 철쭉이 화려하게 핀 곳도 있다. 

바위에 핀 이 진달래꽃이 이 봄에 보게 될 마지막 진달래일지도 모르겠다.  

 

 

 

좀 전에 만났던 봉우리는 로프가 있어 올라갔지만, 저 봉우리로 오르는 곳에 출입금지가 있어 오르지 않았다.

뒤돌아봐서 보니 아래쪽에 나무가 가려 있어 잘 보이지 않지만, 내려가기 어렵겠단 생각이 든다. 

 

 

 

다시 지나온 구간을 본다.

날씨는 맑으나 워낙 많은 미세먼지로 버프도 소용없이 목이 칼칼해 목소리도 제대로 안 나온다.

요즘은 사드 배치문제로 연일 중국에 얻어맞고 끽 소리도 못하는데,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겹쳐 이웃 중국으로 인한 피해가 보통이 아니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대통령은 사드를 배치해 놓고 운영비 10억불을 내라니 만만한게 홍어좆인가?

세상에 이런 깡패놈도 없다. 

 

 

 

한결 가까워진 삼불봉

여기까지 오는 동안 장군봉능 지났으나 정상은 특별할 것도 없다. 

어느 지도엔 임금봉 또 어느 지도엔 갓바위라고 되어 있는데, 성급하게 지나다 보니 제대로 보지 못했다.

나중에 신선봉도 지나지만 마찬가지다. 트랭글이 있었다면 대충 위치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장군봉을 지나면 임금봉이 있고 임금봉을 지나면 신선봉이 있다. 

장군이 나라를 세우면 임금이 될 수 있고 죽으면 신선으로 환생을 꿈꿀 수 있겠다. 

더 지나면 천황봉도 있으니 계룡산은 장군에 임금, 천황까지 모두 갖춘 아주 특별한 산이다. 

 

 

 

드디어 남매탑이다.

동학사에서 오르면 쉽게 만나는 남매탑인데 이제야 여기서 다시 만나니 막 산행을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낼모래가 부처님 오신날이라고 어느 절이나 곳곳에 연등을 달아 보기만 해도 들뜨는 기분이다. 

 

 

 

남매탑이 있는 상원사 

 

 

 

삼불봉 정상표지석에서 일군의 젊은이들이 인증사진을 찍고 있기에 표지석만 온전히 찍기 어렵다.

내게도 저렇게 생기발랄한 젊은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장년을 넘어서고 있으니 세월은 무심히 흐른다. 

 

 

 

가야할 방향인데 저 능선 끝으로 보이는 사람들 자리에서 삼불봉을 다시 잡아본다. 

 

 

 

좀 전에 말한 그 자리에서 내려온 삼불봉을 잡아보니 거대한 바위 산이다. 

 

 

 

 

 

 

 

 

 

 

 

요즘은 등산로가 많이 정비되어 등산이 안전해 진 반면 산 타는 재미는 점점 반감되는 아쉽움이 있다. 

 

 

 

삐죽 솟은 이 암봉도 전엔 오르내렸는데, 오늘은 시간이 촉박하다보니 그냥 지나친다. 

 

 

 

앞쪽 바위를 칼로 자른듯 쑥 빼 아래쪽으로 옮긴 듯한 모습이다. 

 

 

 

자연성릉에 가까웠음을 안 순간 이 소나무가 있는 암봉으로 다시 되돌아 와야만 했다.

이 암봉에서만 온전히 자연성릉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위 정상의 이 멋진 소나무를 잡는 것도 또 하나의 작은 즐거움이다. 

사진을 찍고 내려오다가 바람결에 모자가 날려 암봉 아래로 떨어져 찾아오는 데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나갔다.

모자 턱끈이 불편해 떼어놓고 다녔더니 바람 불 때마다 바람에 날릴까 신경이 곤두선다. 

 

 

 

같은 나무를 반대편에서 잡아 본 건데 역광도 제법 멋지게 보인다. 

 

 

 

이곳 암봉에 올라서야 비로소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자연성릉의 모습이다.

자연이 만들어 낸 성벽의 모습으로 된 능선이란 뜻일진데 가장 자연스럽게 잘 지은 이름이다. 

 

 

 

화왕산과 연접한 구룡산에도 이와 비슷한 모습의 칼바위가 있다.

 

구룡산 찍고 화왕산 진달래꽃 비경에 빠져들기(2017년)

산행일자 2017.4.22.토 11:12~16:25(산행시간 5:13, 휴식시간 00:30, 이동거리 11.5km)  날씨: 다소 흐림 어느 해 가을 억새가 다 지고 난 뒤 화왕산 억새군락지를 찾았다. 드넓은 고원에 펼쳐진 갈색의 억새

blog.daum.net

 

 

 

 

 

좀 전에 소나무가 멋지고 바람에 모자까지 날려 고생했던 암봉  

 

 

 

 

 

 

 

또 하나의 작은 자연성릉 

 

 

 

사진과 같이 산 봉우리 전체가 닭벼슬을 쓴 용같아 보인다고 계룡산이라 했다는 데 주능선을 걸을 때마다 실감을 한다. 

 

 

 

보는 위치에 따라 같은 구간이라도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칼날처럼 날카롭게 솟아 있어 보기도 아찔하지만, 등산객은 저 능선을 따라 길을 내고 그 길을 즐겨 걸으며 자연에 순화된다. 

노란 타원형부터 맨 아래 계단으로 이어지는 곳까지 자연성릉으로 계룡산에서 가장 화려한 구간이다. 

 

그런데 오늘 산행이 일생에서 가장 힘든 날로 기억된다.

지끔까지 한 번도 쥐가 난 적이 없는데, 관음봉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을 걷는 동안 장딴지근육에 쥐가 날려고 한다.

몇 번이나 간신히 잘 넘겼으니 앞으로 쥐가 나지 않도록 좀 더 조심하는 산행이 되어야 하겠다. 

 

 

 

 

관음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문필봉 방향 

 

 

 

기존의 정상표지석은 국립공원을 지자체에서 관리할 시점인 1970년에 설치된 시설물로

정상 높이가 816m로 잘못 표기되었다.

2015년 5월 정상부 경관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표지석 교체시

국립지리정보원에서 측량한 높이인 766m로 수정하여 설치하였다. (안내문 옮김)

 

 

 

 

 

 

 

건너편 천황봉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바라보기만 해야 한다는 사실 

 

 

 

그 어렵던 계룡산도 관음봉을 절정으로 급경사를 가진 하산길에 접어든다.

하산길에 온 산을 뒤덮고 있는 풀색이 예쁘거니와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낸 논을 보는 듯한 모습이다.

이 풀이 더 자라면 더 이상 예쁠 것도 없는 잡초에 지나지 않겠지만, 모든 생물은 어릴 때 앙증맞게 예쁘다. 

 

 

 

계룡산 갑사 

 

 

 

계룡산 갑사에서 주차장까지 이런 고목과 연초록 새순이 솟아오른 가로수길을 걷는 느낌이 좋다.

가을이면 붉은 단풍으로 수 놓일 이 길을 그때 다시 걷고 싶다. 

 

 

 

 

 

 

 

 

 

 

 

주차장에서 다시 한 번 올려다보는 계룡산 전경 

 

 

 

 

대둔산 철쭉꽃 대신 계룡산으로 방향을 틀어 어렵게 끝낸 산행이었다.

마감시간 40여분 먼저 하산하긴 했지만, 쉬지 않고 걸은 덕분에 장딴지근육에 쥐가 날 뻔 했다.

게다가 1.5리터 준비한 식수도 관음봉으로 내려오며 동이 났다. 

하산길이니 식수가 급할 건 없지만, 다 내려와 갑사에서 물을 보충할 수 있었다.

이제 계절은 여름의 문턱에 들어섰으니 앞으로 식수도 넉넉하게 준비해야 겠다.

계룡산은 내게도 근육에 쥐가 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게 했으니 더 이상 산행을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이래저래 계룡산은 또 다른 의미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